홍콩H지수 이달에만 24% 폭락
지수 사흘 연속 급락하다 전날 만회
증권사 "아직 원금 손실 구간 아냐"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홍콩증시가 이달에만 24%가량 폭락하면서 홍콩H지수(HSCEI)가 편입된 주가연계증권(ELS)의 손실 우려 공포가 되살아나고 있다. 매년 반복되는 손실 우려로 ELS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홍콩H지수는 지난 15일까지 23.7% 하락하다 전날 가까스로 반등하며 6889.45를 기록했다. 일단 진정된 모습이지만 중국 빅테크 압박 등 외적 변수로 다시 변동폭이 커질 수 있어 손실을 입지 않을까 투자자와 증권업계는 노심초사하고 있다.
홍콩H지수는 코로나 재확산과 미국의 중국 빅테크 압박 등의 악재로 사흘 연속 급락하다 전날 상승했다. 지수는 이달 들어 24% 가량 빠졌고 최근 한달동안엔 약 30% 추락했다. H지수는 알리바바, 텐센트 등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50개를 추려 산출한 지수로 대부분 ELS에 편입돼 있다.
[사진=셔터스톡] |
최근 중국 정부는 작은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광둥성 선전시에 봉쇄 조치를 내렸다. 여기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최근 중국 빅테크 5개 기업에 기업이 자국 회계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예비 상장폐지 명단에 올리면서 악재로 작용했다.
일반적으로 ELS는 기초자산 가격이 발행 시점 대비 40∼50% 이상 떨어지면 원금 손실(녹인·Knock-In) 구간에 진입한다. 또 6개월마다 조기 상환 가능하며 통상 3년 만기가 대부분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판매된 홍콩 H지수 연계 ELS는 지수가 6000선 이상일 경우 원금 손실 위험이 거의 없지만 만기 시점에 6000 밑으로 떨어지면 2조원 규모가 넘는 ELS에서 손실이 발생한다.
증권사들은 일단 홍콩H지수가 포함된 ELS의 손실을 크게 걱정할 구간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대형증권사 한 관계자는 "손실 발생 가능 구간이 낮게 설정돼 있어 아직 여유가 있다"며 "홍콩H지수가 편입된 ELS의 경우 만기가 아직 많이 남았고 손실 여부를 얘기할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몇몇 상품은 녹인 구간에 들어간 게 있지만 만기까지 지켜봐야 한다"며 "증권사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오히려 지수 하락은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문의가 오는 투자자들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매년 반복되는 홍콩H지수 연계 ELS에 대한 투자에 유의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8월에도 중국정부 정책 변경으로 H지수가 휘청거린 바 있다. 그만큼 중국 상황에 따라 홍콩H지수 변동폭이 커질수 있다는 의미다.
아울러 홍콩 증시가 추가 하락해 홍콩H지수 관련 ELS의 원금손실이 발생할 경우 국내 증권사의 실적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증권사의 ELS 운용손익 악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ELS 운용 손실 부담은 올해 1분기 증권사 실적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지만 과거에 비해 충격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