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더 배트맨'이 특유의 독특하고 음울한 세계관 속 트라우마와 수수께끼에 휩싸인 새로운 배트맨 시리즈를 완성했다. 뉴 캐스트 로버트 패틴슨, 조이 크라바츠, 폴 다노가 구축한 신선한 캐릭터와 앙상블이 빛난다.
'더 배트맨'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지난 2월 28일 한국에서 전 세계 최초로 전야 개봉한 이 영화는 정식 개봉 하루만에 19만 관객을 동원하며 올해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다. 약 80년간 사랑받아온 시리즈의 명성에 걸맞게 음산하면서도 염세적인 분위기, 회색도시인 고담시의 비극과 배트맨의 고뇌 등 배트맨 마니아들이 사랑하는 모든 요소들이 영화 속에 가득하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더 배트맨' 스틸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2022.03.02 jyyang@newspim.com |
◆ 조금 더 어둡고, 묵직한 세계관…실망시키지 않는 '올 뉴' 배트맨
고담시의 어둠 속에서 범법자들을 응징하며 배트맨으로 살아온 브루스 웨인(로버트 패틴슨)은 암묵적으로 경찰과 손 잡고 복수의 화신으로 활약한다. 고담의 시장 선거를 앞두고 엘리트 집단을 목표로 잔악한 연쇄살인을 저지르는 수수께끼 킬러 리들러가 나타나자, 최고의 탐정 브루스 웨인은 남겨진 단서를 풀어간다. 잔혹한 사이코 범인의 비밀에 다가갈수록 스스로와 연관성을 찾게 되는 웨인은 부모의 과거사와 마주하게 되고, 과연 배트맨의 복수가 선인지 악인지 고뇌에 빠진다.
캐스팅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던 로버트 패틴슨의 배트맨은 눈빛만으로 음울하면서도 사연이 가득한 특유의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위압적인 덩치와 코스튬의 배트맨으로서도, 권력과 유명세의 정점에 있는 브루스 웨인으로서도 그의 존재감은 썩 잘 어울린다. 셀리나 카일-캣우먼 역의 조이 크라바츠와 독특한 관계성도 돋보인다. 이성적인 호감과 선의, 동료애를 오가는 둘의 사이는 다음 시리즈에서 재회를 기대하게 한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더 배트맨' 스틸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2022.03.02 jyyang@newspim.com |
조이 크라바츠는 이번 캣우먼을 연기하며 비밀스럽고 강력한 힘을 지닌 동시에 조금은 여린 내면을 지닌 인간적인 캐릭터를 빚어냈다. 브루스 웨인을 노리는 리들러(폴 다노)가 그와 거울 이미지를 이루는 가운데, 셀리나 역시도 배트맨과 꽤나 닮은 구석이 엿보인다. 숨겨진 과거와 트라우마로 인한 그의 선택과 행동은 극중 배트맨은 물론, 관객들도 충분히 설득해낸다.
◆ 현실적이고 복잡한 가치들이 뒤엉킨 서사…새 시리즈 기대감 최고조
'더 배트맨'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구체적으로 다인종, 이민자, 빈부격차 등 미국과 전 세계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들이 영화 속에 등장한다. 자경단의 등장과 배트맨의 응징, 고위 권력층의 부패 등 꽤나 사실적인 세계관을 보고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현실을 떠올린다. 무거운 영화의 분위기에 걸맞는 묵직한 타격감의 액션도 볼 거리다. 육중한 금속성의 카체이싱 장면과 초거대 스케일의 재난에 맞닥뜨리는 고담 시민들의 상황도 생생한 시청각적 자극으로 와닿는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더 배트맨' 스틸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2022.03.02 jyyang@newspim.com |
특히 영화 속 배트맨이 단지 선을 위한 영웅이기보다, 자신의 트라우마와 마주하고 다층적인 스펙트럼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인간적인 공감을 이끌어낸다. 배트맨의 복수가 과연 선을 위한 것인지, 악을 위한 것인지 또 리들러와 배트맨이 과연 얼마나 다른지 자연스럽게 모두가 고민하게 된다. 무엇보다 부패한 회색도시 고담시에서 배트맨이 하는 최후의 선택은 힘든 시기, 빛을 향해 나아가는 모두에게 한 줄기 희망을 얘기하는 듯하다. 15세 관람가, 전국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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