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상승에 환율불안 겹쳐 수입물가 급등
에너지·원자재 가격·밥상물가까지 '3중고'
[세종=뉴스핌] 오승주 기자 = 고공행진 중인 소비자물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설상가상 신세다.
국제유가 상승은 불보듯 뻔해졌고, 주요 원자재 가격도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소비자물가도 압박을 피할수 없게 됐다.
24일 한국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소식에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북해 브렌트유 4월 인도분 선물은 이날 배럴당 101.30달러를 나타냈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4월물도 배럴당 96.29달러를 기록했다. 천연가스는 하루만에 4.7% 올랐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초대형 원유운반선의 시운전 모습 [제공=한국조선해양] |
문제는 국제유가 급등세가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러시아는 세계 주요 천연가스·원유 수출국이다. 세계 원유와 천연가스 생산량의 12%와 16%를 차지하는 등 세계 3위 산유국이다.
유럽은 가스관을 통해 러시아산 천연가스와 원유를 공급받는다. 그러나 올들어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영향 등으로 원유가격이 오름세를 타는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기름을 부었다. 당장 러시아의 원유 공급이 막히지는 않겠지만, '전쟁 여파'로 러시아의 원유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가능성은 크다.
가뜩이나 글로벌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상승 압력을 받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겨 오름세를 탄 자체가 한국경제에는 상당한 부담이다. 일각에서는 배럴당 150달러를 웃돌 것으로도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원유가격 상승과 더불어 주요 원자재 가격도 동반 상승을 피할수 없는 상태다.
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은 물가에 직격탄을 날린다. 원유 및 주요 원자재와 밀, 옥수수 등 주요 농산물을 수입에 의존하는 경제구조상 밥상물가에 미치는 여파도 만만치 않다.
우크라이나군 소속 전차.[사진=로이터 뉴스핌] |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수입물가지수는 국제 유가상승 등으로 전년 동월대비 30.1% 급등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여기에 기름을 부은 것과 마찬가지라는 점을 고려하면 물가 오름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 상승에 안전심리가 발동해 달러 등 외화의 해외 이탈이 가속도를 낼 경우 원·달러 환율마저 오르게 돼 수입물가 급등세는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국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월 3.6%를 나타내는 등 4달 연속 3%대를 지속중이다.
정부가 최근 물가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국제적 변수가 터져나오면서 물가 상승세를 저지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정민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한국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다보니 수요견인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직접 받을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공급량이 줄어들면 공급 측면에서 충격이 발생해 생기는 인플레이션 문제가 굉장히 중요하게 다뤄질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fair7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