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 나토 총장 등 "실질적 철수 아직 안 이뤄져"
러, 탱크 등 철수 동영상까지 공개하며 반박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 접경에 배치됐던 병력을 철수시키고 있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은 실질적인 병력 철수의 어떤 증거도 없다며 러시아의 의도에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6일(현지시간) ABC 방송 등과의 인터뷰에서 "불행하게도 러시아가 말과 행동에 차이가 있다"면서 "우리는 의미있는 철수를 보지 못했다, 오히려 우리는 우크라를 침공할 선봉대가 될 부대가 국경 지대에 계속 주둔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도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들에게 러시아는 여전히 우크라에 대해 사전 경고 없이 전면전을 감행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러시아군은 무기를 남겨둔 채 병사들만 이동했던 전례도 있다고 덧붙였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우리는 단순히 군부대를 이동시키는 것이 아니라, 병력의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철수를 보아야 한다"면서 "우리는 그들의 진정한 철수를 원하고 있으며, 이는 이번 사태의 정치적 해결에 최상의 기여가 될 것"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러시아가 적어도 말로는 분명히 외교적 해결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점에서 조심스럽게 낙관할 수 있는 계기는 생겼다고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러시아는 자신들의 우크라 주변 병력 철수 발표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예민한 서방이 과도한 의심과 오해를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크렘린궁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서방의 의혹 제기를 일축하면서 "아직 상황에 대해 정신을 차리고 평가를 하지 못하고 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러시아 국방부는 전날에 이어 이틀째 발표한 보도문을 통해 더 많은 병력과 탱크와 장갑차 등이 우크라 국경 일대에서 철수하고 있으며 크림반도에 배치됐던 대포들도 군사 훈련이 종료돼 원대로 복귀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국방부는 크림반도 일대에서 군 수송 열차가 탱크와 무기들을 싣고 러시아로 이동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까지 공개하며 서방측의 주장을 강력히 반박했다.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한 러시아군 군사장비 이동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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