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비 생산에 학생들까지 동원"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인분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이 주민들에게 퇴비 생산을 늘릴 것을 주문한 탓이다.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최근 퇴비생산과제로 인한 주민들 간 마찰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인공기와 철조망.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 소식통은 "중앙의 지시에 따라 기관, 기업소, 학교, 인민반들에 계획을 할당하고 매일같이 퇴비생산을 독촉하고 있다"며 "이번 일도 퇴비의 기초자원인 인분이 턱없이 부족한 형편에서 주민들이 할당된 퇴비 과제를 수행하려다 일어난 분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분을 확보하기 위해 인민반들에서는 세대별로 돌아가면서 야간경비조를 조직해 마을 공동화장실 경비를 서는 웃지 못할 광경이 벌어지고 있다"고도 했다.
소식통은 또 "퇴비 과제는 각급 학교들에도 부과돼 대학, 초·고급 중학교에서는 방학기간임에도 학생들이 학교에 나와 인분이나 부식토를 실은 손수레 등을 끌면서 퇴비생산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이유로 등교를 막던 당국이 퇴비생산을 위해서는 학생들까지 동원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평안북도의 다른 소식통은 "주민들이 부식토를 대신하기 위해 시내에 있는 하수처리장 바닥에 있는 퇴적물을 퍼내가는 바람에 관리 기관들과 마찰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했다.
또 "일부 주민들은 협동농장 간부에게 뇌물을 바치고 인분, 부식토 대신 흙이나 재를 많이 섞은 저질의 퇴비를 만들어 바치고 확인증을 떼는 경우도 흔하다"고 지적했다.
onew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