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5개보다 10편 늘어난 25개 오리지널 K콘텐츠 준비
김혜수 '소년심판'·K학원좀비물 '지금 우리 학교는' 기대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넷플릭스가 2022년 25편 이상의 오리지널 콘텐츠로 글로벌 시장에 K콘텐츠 승부수를 띄운다. 강동한 한국 콘텐츠 총괄 VP는 디즈니+, HBO MAX 등 해외 OTT 업체의 국내 진출에도 넷플릭스만의 차별화 지점을 내세우며 코로나19 이후에도 밝은 전망을 내놨다.
◆ 강동한 VP "오징어게임·지옥·마이네임 흥행…우리 속의 세계 현실화"
넷플릭스 강동한 총괄 VP는 19일 2022년 한국 콘텐츠 라인업 발표 비대면 화상 Q&A 세션을 통해 지난 6년 간의 성과와 함께 올해 공개되는 25개의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업을 소개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강 총괄은 "골든글로브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하신 '오징어 게임' 오영수 배우님의 말씀처럼 '세계 속의 우리'가 아닌 '우리 속의 세계'가 펼쳐지며, 한국의 창작자분들이 일궈온 저력이 한껏 빛을 발한 시간"이었다며 "지난 한 해 동안 넷플릭스에서 한국 콘텐츠를 시청한 전 세계 회원들의 시청 시간이 2019년 대비 6배 이상 증가했다"고 놀라운 성과를 언급했다.
이어 "넷플릭스는 한국 창작자들과 함께 올 한 해 25편 이상의 새로운 한국 오리지널 작품들을 선보일 계획"이라며 "지난해 대비 10편이나 늘어났다"고 말했다. 강 총괄에 따르면 한국에 넷플릭스가 진출한 이후 6년간 1조원 이상의 투자가 이루어졌고, 지난 한 해동안 5000억원이 투입된 것을 고려할 때 올해 넷플릭스의 K콘텐츠 투자 규모는 7000-8000억 정도로 가늠할 수 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넷플릭스] 2022.01.19 jyyang@newspim.com |
이날 공개된 25개 신작 라인업에는 '20세기 소녀' '글리치' '모럴센스' '모범가족' '블랙의 신부' '셀럽의 회의중' '소년심판' '수리남' '썸바디' '안나라수마나라' '야차' '정이'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지금 우리 학교는 ' '카터 슬레이트' 등 다양한 드라마 시리즈, 오리지널 영화가 포함됐다.
가장 기대되는 콘텐츠를 꼽아달란 질문에 강 총괄은 "바로 다음 작품이 항상 가장 기대가 된다"면서 "28일에 공개되는 '지금 우리 학교는'이 좀비물이라 다 했던 얘기 아니냐 하실 수 있지만 과정과 결과를 본 저의 입장에선 엄청 재밌다. 학교라는 세트 안에서 고립된 어린 학생들이 어떻게 사투를 벌이고 극복해나가는지 굉장히 한국적인 요소를 통해 풀어내는 신선함이 있다"고 기대감을 자극했다.
또 "2월에 런칭 고민 중인 소년심판이란 작품도 기대된다"면서 "소년 범죄에 대한 사회의 관심도가 높고 논의도 이뤄지는 상황이고 타이밍을 일부러 맞추려고 한 건 아니지만 언젠가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이야기다. 제대로 고민하는 화두를 사회에 건질 수 있는 웰메이드 수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콘텐츠 공룡으로 성장하고 K콘텐츠를 전 세계에 전파하는 주요 플랫폼으로 성장하면서 이들이 택하는 콘텐츠의 요건이 무엇인지 질문이 쏟아졌다. 강 총괄은 "콘텐츠가 꼭 살아있는 생물같다. 여러 요소가 결합돼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그중에서도 가장 우선적으로 하는 건 한국 시청자들의 취향과 한국 트렌드, 그 눈높이에 맞춘 콘텐츠. 여기에 그 다양한 것들이 포함되고 시작은 이야기 자체다.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투자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2022.01.19 jyyang@newspim.com |
강 총괄은 '오징어게임'을 비롯해 '마이네임' '지옥' 등 흥행 콘텐츠들이 주로 19금 등급의 장르물이라는 특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전략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하셔도 되고 자연스러운 한국의 트렌드였다고도 볼 수 있다. 저희는 장르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어느 장르든 훌륭한 콘텐츠를 만들면 한국에서도 사랑받고 전세계에서도 사랑받는다고 보고 있다"면서 "그간 장르물에 좀 편중된 경향을 벗어날 것"이라고 예능과 오리지널 영화 부문 강화를 예고했다.
◆ 디즈니+·HBO 진출로 '시장 활성화' 예측…코로나 이후에도 '호황' 예상
넷플릭스 측은 디즈니+와 HBO의 국내 진출 등 다양한 사업자들과 경쟁구도에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강동한 VP는 "시장이 훨씬 커질 거고 제로섬 게임이 절대 아닐 거다. 산업이 확대되고 제작을 할 수 있는 더 좋은 환경이 만들질 것"이라며 "이전엔 플랫폼이 좀 제한적이었는데 확대되면서 더 많은 콘텐츠들이 발굴될 거고 소비자들은 더 많은, 재밌는 작품을 보실 수 있을 거고 선순환 구조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넷플릭스의 차별화 전략은 많고 저희는 자신있다"면서 "한국 콘텐츠 라이센싱도 하고 제작도 하고 다양한 모델을 통해 협업한지 6년이 지났다. 처음엔 가능성을 보고 시작했지만 지금은 가능성과 저희의 예상을 넘어 훨씬 큰 결과와 인기를 확인했기 때문에 한국 창작 생태계와 잘 합을 맞춰서 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넷플릭스와 극장과 협업도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영화 콘텐츠에 각별한 애정을 가진 분들이 많고 코로나 때문에 극장업이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지만 좋은 콘텐츠를 대중이 여러 창구를 통해서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극장 코로나 상황 때문에 우리와 함께 한 영화들이 많이 있었다. '콜'이나 '승리호' 같은 영화들을 모아서 극장에서 상영하는 이벤트를 진행도 했었다. 실제로 많은 얘기를 현재진행형으로 나누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 이라고 지속적인 협업을 예고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넷플릭스 강동한 한국 총괄 VP [사진=넷플릭스]2022.01.19 jyyang@newspim.com |
자연히 지난해 '낙원의 밤' '승리호' '콜'처럼 극장이 아닌 넷플릭스를 택해야 했던 작품의 이야기도 나왔다. 강동한 총괄은 "향후에도 개봉 못하고 있는 작품 유치하는데 넷플릭스가 역할을 할 수 있고 관심있다.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좋은 영화들이 함께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K콘텐츠의 글로벌화에 앞장서는 입장에서 제작사, 창작자들의 사후 권리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넷플릭스 측은 "콘텐츠 담당으로서 매일 고민하는 지점이지만 넷플릭스는 월정액 서비스다. 일정 금액의 돈을 내면 보고 싶으신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보는 거다. 그 이야기는 콘텐츠 하나 하나의 성공과 실패에 대해 정량적으로 측정하기도, 보상을 하기도 어려운 부분이 시스템적으로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가지 약속드릴 수 있는 건 광고의 논리에 좌우되거나 제한이 없이 100% 제작비를 대고 있다는 점"이라며 "초기 단계에서 어느 정도 성공에 대한 전제로 보상을 포함해서 계약이 이뤄진다. 훨씬 더 뛰어넘는 성공을 이루는 콘텐츠는 추후 시즌이나 다음 같은 크레이티브나 제작사와 자연스럽게 반영돼서 보상이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해주셔도 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넷플릭스가 코로나19의 수혜자가 됐다는 의견에 어느 정도 수긍하면서도 향후 OTT 시장이 위축되지는 않을 거란 전망을 내놨다. 강 총괄은 "코로나로 인해 우리 뿐만 아니라 게임 산업, 대안적인 형태의 엔터테인먼트 형태가 크게 붐을 맞았다. 마스크를 코로나 전에는 쓰지 않았지만 코로나 기간에 마스크를 쓰니까 감기에 한번도 안걸렸다. 한번 해보니까 좋다 싶으니 코로나 기간이 끝나도 마스크는 많은 사람들이 계속 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OTT가 어디서든 디바이스의 제약을 받지 않고 프리미엄 영상 콘텐츠를 즐기는 이 소비형태도 코로나가 종식된다고 없어지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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