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사 노사, 정규직 전환 논의 4년 만에 잠정 합의
제2노조 정규직 전환 반대 농성에 조인식 연기 통보
비정규 노동자들 "사회적 약속 저버리는 행위"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한국가스공사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자회사 고용을 앞두고 또다시 난관에 부딪혔다. 정규직 직원들로 구성된 제 2노조가 이들의 자회사 고용에 반발하면서 정규직 전환 합의 조인식은 무기한 연기됐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한국가스공사 비정규지부는 6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규직 직원들과 이해관계가 충돌되지 않음에도 제3자가 반대한다는 이유로 조인식을 무기한 연기하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명분이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가스공사와 비정규지부는 지난달 23일 소방직을 포함한 6개 직종 비정규직 노동자 1400명 전원을 공개경쟁 없이 자회사로 고용하는 '정규직 전환 기본 방침'에 잠정 합의했다.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에 따라 가스공사 노사가 정규직화 논의를 시작한 지 4년 만이다.
잠정 합의안에는 소방직을 포함한 6개 직종 1400명 전원 자회사 전환 ▲소방직 용업업체 교체 과정에서 삭감된 월급 70만원 원상 회복 ▲자회사 처우 개선 ▲모자회사 공동협의회 합의사항 차기계약 반영 등의 내용이 담겼다. 구체적인 정규직 전환 방안은 향후 노사공동태스크포스(TF)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홍종표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한국가스공사 비정규지부 지부장이 6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정규직 전환 합의 조인식 일방 연기 한국가스공사 규탄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1.12.06 filter@newspim.com |
노사간 잠정 합의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였던 비정규직 정규직화 문제는 제2노조의 반대에 직면했다. 가스공사 제2노조인 '더 코카스'는 "일방적 비정규직 전환을 중단하고 가스공사 직원들 모두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며 공개 반대에 나섰다. 이들은 협의체 구성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릴레이 투쟁에 나서겠다고도 밝혔다.
비정규직 정규직화 문제를 두고 내부 반발이 일자 가스공사는 지난 3일 공공운수노조와 비정규지부에 노사전협의체 본회의와 조인식 잠정연기를 통보했다. 제2노조 위원장이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을 반대하며 청와대 앞에서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는 게 이유였다.
이에 비정규지부는 "이번 합의는 정규직 1노조의 입장과도 충돌하지 않는 합의"라며 "수년간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노사가 한발씩 양보해 이뤄낸 것이고, 지난 2017년 구성돼 현재까지 이어져 온 노사전협의회의 모든 구성원의 이견이 없던 합의"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사자가 아닌 공사 정규직 200여명의 대표가 확인되지 않는 단식농성을 한다는 이유로 공사 대표 9명, 근로자 대표 9명, 외부전문가위원 2명이 합의한 본회의 일정을 일방적으로 연기하고, 추후 일정을 확정하지 않고 있는 가스공사의 태도는 1400명 비정규직 당사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고 질타했다.
비정규지부는 아울러 "지금의 행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정부와 언론을 기만하고 사회적 약속을 저버리는 행위임을 가스공사는 알아야 한다"며 "지금이라도 18차 노사전협의회 일정을 확정하고 빠르게 정규직 전환 후속작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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