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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받으려면 '폐업'해야?...성장기 중소기업 지원 부족에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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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창업 초기에 중점 지원...성장단계별 투자·지원 필요

[서울·대전=뉴스핌] 김수진 기자 = A대표는 물류 데이터 개발회사를 운영 중이다. 급상승한 인건비 확보 및 신기술 개발을 위해 신용보증기금에 투자 문의를 했지만 심사 대상에도 오르지 못했다.

A대표는 "엔젤투자를 받은 이력이 있으니 어느 정도는 투자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지난해 민간투자를 받았다는 이유로 심사대상에도 오르지 못했다"며 "창업 때보다 심사 기준이 너무 까다로워진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성장기 IT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창업 초기 기업에 대한 투·융자 규모와 속도 면에서 성장기 중소기업에 대한 규모는 오히려 줄어드는 상황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창업기업 동향과 벤처투자기업 기업가치 분석결과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중기부는 이날 2020년 창업기업은 148만 4,667개로 전년대비 15.5% 늘었다고 밝혔다. 최근 6년간 벤처투자기업 4,521개사의 기업가치는 172조 8,547억원이며 기업가치 1,000억원 이상인 기업이 320개사로 19년(235개사) 대비 85개사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2021.02.24 yooksa@newspim.com

올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중소기업벤처부가 제출한 자료를 보면, 창업기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실적은 2017년 548사에서 지난해 1727사로 3배 늘었다. 투자금액도 7288억 원에서 1조8399억 원으로 2.5배 이상 성장하는 등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성장기 중소기업 대상 투자 규모는 창업기에 비해 초라하다. 2017년 5571억 원에서 2019년 7301억 원으로 1730억 원 증액에 그쳤으며, 오히려 지난해부터는 투자가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벤처캐피탈 신규 투자금액 중 후속 투자 비중도 무척 낮은 수준이다.

국회 유동수(더불어민주당, 인천계양갑) 의원실에 따르면, 전체 투자 비중 가운데 후속 투자는 지난해 66%에 불과했다. 투자시장이 활성화된 미국(92%)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현재 신용보증기금은 민간·모태펀드 등 선투자 받은 창업기업에 한해 제한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특히 기간은 창업 7년 이내로 고정되다시피 돼 있다.

실제로 신보 보증연계투자의 경우 설립 7년 이내 기업 중 추가 기준에 맞는 기업에 대해서만 후속 투자 여부를 심사한다. 투자옵션부투자도 7년 이내로 제한돼 있다.

지원 부족에 기형적 외부 투자까지...장기 기술개발 업체는 '끙끙'

상황이 이렇다 보니 창업 기업의 5년 생존도 장담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특히 최근 몇 년간 폭발적으로 늘어난 IT 기업은 "길어야 5년" 또는 "살아남으려면 단타 사업해야"라는 자조적인 목소리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한 플랫폼 개발업체 대표는 "3년 전 창업 당시 네이버 스케일업에 선정되는 등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 도움을 받을 수 있었지만 이후 도약기 단계로 접어들자 오히려 창업 때보다 지원책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며 "스케일업 단계인 7년 이상 기업을 운영하는 선배들은 더 어려워하는 걸 보니 걱정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폐업하고 창업해서 다시 지원금을 받으라"는 편법까지 도는 실정이다. 실제 금융권의 경우 업력 7년 이상 기업 대상 대출은 정부 성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심사조차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모 은행 관계자는 "정부 정책이 스타트업에 집중돼 있다 보니 금융권 대출 프로그램도 창업지원에 맞춰질 수밖에 없다"며 "도약·스케일업 등 성장기 기업의 어려움도 잘 알지만 어쩔 도리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금융지원 기준 다양성까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장기간 기술개발로 인해 재정이 좋지 않은 기업 처지에서는 금융지원 평가 기준인 '재정건전성'이 부담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꾸준한 연구 성과와 기술개발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시장 목소리가 높다. 한 인공지능 개발업체 대표는 "장기 기술개발이 필요한 기업의 경우, 초기 투자 유치가 원활하지 않으면 자금 문제로 연구개발이 더 길어지고 재정도 같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며 "7년 이상 업력과 자금난 때문에 신용평가 및 재무지표 등에서 부정적 평가를 받게 되고 이는 경영 어려움이 반복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26일 새로 공개된 중소벤처기업부 현판 [사진=중소벤처기업부] 2021.07.26 biggerthanseoul@newspim.com

여기에 더해 외국인 등 외부 투자도 단기성과 위주의 스타트업에 집중돼 있다. 바이오, 농업, 로봇 등 장시간 연구개발이 필요한 IT·SW 업종은 개발하면 할수록 자금난에 허덕일 수밖에 없는 실정인 셈. 한 IT 기업 대표는 "몇 년 안에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단기성과 IT 스타트업에 외부 투자도 늘어나는 상황이라 짧은 시간 내에 가시적 성과를 보일 수 있는 아이디어 스타트 업종만 늘어나는 기형적 구조가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관련 불만이 계속되자 정부도 지원책 마련에 나섰다. 중기부는 1000억 원을 들여 스케일업 펀드 신설과 공공기관과 지자체 조달 예산의 1%를 혁신 시제품을 구매하도록 하는 지원하는 제도를 마련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사실상 제조업종 위주 지원책이라는 지적이다.

김정호 의원 "IT 기업 생존율, 고용률 직결돼...방안 모색 필요"

국회도 성장기 IT기업 지원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 국회 김정호(더불어민주당, 김해시을) 의원은 '뉴스핌'과 인터뷰를 통해 "현재 중소기업 정책은 업력이나 소재 지역, 업종 등을 고려하기보다는 정책자금 지급 형태로만 운영되고 있어 현장 필요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7년 이상 성장기 업력별 수요조사를 통해 지원 성격을 세분화해 성장단계별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신용보증기금 등이 투자지표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유동수 의원은 지난달 국감을 통해 "중복 투자와 후속 투자는 엄연히 구분돼야 한다"며 "신용보증기금 내규인 자본시장 부분 핵심성과지표를 개선하고 신용보증기금이 먼저 나서 벤처기업이 유니콘·데카콘 기업으로 성장하는 방해 요소를 제거해 성장잠재력이 우수한 기업에게 더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호 의원도 "기술성이나 사업화 가능성에 대한 평가 지표를 추가하고 강화해 대출 진입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기술력을 인증받은 혁신형 중소기업을 정부가 집중적으로 성장시켜야 한다는 필요성도 제기됐다. 김정호 의원실에 따르면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의 경우 일반 중소기업 매출액(평균 43억 원)보다 매출액이 평균 159억 원으로 3.6배 높았다. 또한 고용도 일반 중소기업(15.9명)에 비해 42.6명으로 월등히 높았다. R&D 집적도 역시 일반 중소기업(0.73%)이나 대기업(1.72%)에 비해 혁신형 중소기업은 3.17%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IT 기업의 경우 창업 후 6년 이후부터 사업체당 고용률이 42%에서 많게는 109%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IT 기업 생존율이 높아질수록 일자리와 지역경제 상황도 좋아지는 것.

김정호 의원은 "융자나 정책자금 외에도 R&D 지원 등 비교적 기업 상환 부담이 적은 지원사업을 연계하고 활용해 현장 중소기업이 받을 수 있는 다양한 정부 지원을 연결해 주는 방안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며 "이밖에 지역균형뉴딜펀드 확대 등 비수도권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 활성화를 일으키는 한편 지역산업 진흥 예산 확대를 통해 침체된 지역 산업의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등 지방 소재 성장기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정부의 대규모 투자 확대와 전문인력 양성 등 관련 입법 활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nn041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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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가 '이재명 사무관' 경계령 [세종=뉴스핌] 나병주 기자 = 정부 업무보고에서 보여준 이재명 대통령의 '예리하고 꼼꼼한' 질문이 관가를 잔뜩 긴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담당사무관이 아니라면 알기가 쉽지 않은 내용까지 놓치지 않는 예리함에 관가에서는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 예상 못한 '정원' 질문에 기후부 '멘붕'…장관·국장 모두 답변 못해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 오후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보고에서 "왜 기후부는 정원이 2930명인데 현원이 2973명으로 초과됐느냐"는 '깜짝' 질문으로 모두를 당황하게 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질문에 김성환 장관은 물론 기후부 간부들 모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20초가량 침묵이 이어졌습니다. 이 대통령이 담당국장이 누구냐며 재차 묻자 그제야 정책기획관(국장)이 "자세히 확인은 못 했지만 긴급하게 필요한 것에 대해 추가 고용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엉뚱한 대답을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업무보고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라는 특별한 상황이 있었지만, 기후부는 그런 상황이 없었는데 정원 초과된 게 이상하다. 원래 환경부 시절부터 추가가 됐는지, 아니면 기후부로 전환되면서 추가된 건지 답해달라"며 재차 물었습니다. 이에 김성환 기후부 장관이 "환경부에서 추가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모호하게 답하자, 이 대통령은 "추정으로 답하지 말라"며 확답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질문에 답하는 사람은 결국 아무도 없었습니다. <뉴스핌>이 확인한 결과, 이유는 엉뚱한 곳에 있었습니다. 인원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육아휴직자 51명을 현원에 포함하는 실수를 저질러 벌어진 해프닝이었습니다. 결국 현재 기후부 현원은 2922명으로 정원보다 8명이 적어 오히려 인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다행히 상황파악 후 업무보고가 끝나자마자 이 대통령에게 보고해 오해는 풀었다고 하네요. ◆ 李대통령 예리한 질문에 관가 긴장…'이재명 사무관' 별명 생겨 이번 해프닝에 대해 기후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 재생에너지, 탈탄소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예상치 못한 질문에 '한방' 얻어맞은 셈이죠. 사실 인원현황은 기후부 업무보고 1페이지에 제일 처음 나와 있는 내용이에요. 대부분의 사람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넘어가는 부분이지만, 이 대통령은 이를 놓치지 않고 꼼꼼히 살펴본 거죠. 기후부 관계자는 "사실 이번 건은 실무를 담당하는 과장도 놓칠 수 있는 내용이다"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깜짝 놀랐다"고 혀를 내두르기도 했어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7일 오후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년도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핌TV 갈무리] 2025.12.17 dream@newspim.com 작은 부분까지 세세하게 확인하는 대통령의 모습에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실무자인 사무관 같은 대통령의 꼼꼼함에 관가는 앞으로 있을 보고에 대해 부담감이 커졌습니다. 다만 지나치게 꼼꼼한 모습에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A 씨는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지적하기엔 사소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국민이 지켜보는 만큼 현안에 더 집중했으면 어땠을까 싶다"고 아쉬움을 전했습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최근 고(故) 김용균 씨 때와 비슷한 사고가 다시 발생한 서부발전에 대해서는 별다른 지적 없이 넘어갔습니다. 이 대통령이 서부발전 사장에게 질문한 시간은 답변을 합쳐도 약 10초에 불과했습니다. 앞으로 관가에는 '이재명 사무관'의 꼼꼼함을 경계하라는 '경계령'이 내려졌습니다. 작은 숫자 하나도 놓치지 않는 그의 꼼꼼함이 국정 운영의 새로운 기준이 될지, 아니면 과도한 긴장으로 작용할지 주목됩니다. lahbj11@newspim.com 2025-12-19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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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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