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사회 법원·검찰

속보

더보기

'만삭아내 사망' 보험금 사건, 미래에셋 상대로 왜 패소했나

기사입력 : 2021년11월18일 15:18

최종수정 : 2021년11월18일 15:18

보험금만 95억원…삼성생명 상대로는 '승소' 미래에셋 상대는 '패소'
'서명 흠결'이 판결 갈라…재판부 "계약 내용 이해했다고 보기 어려워"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95억원 상당의 보험금을 노리고 캄보디아 출신의 만삭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무죄를 확정 받은 남편이 삼성생명을 상대로 낸 보험금 소송은 승소했지만 미래에셋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는 패소했다.

법원은 당시 피보험자인 아내 B씨가 한국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한 상태에서 한 보험 계약이므로 흠결이 있다고 판단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6부(황순현 부장판사)는 전날 남편 A씨가 미래에셋생명보험을 상대로 낸 30억원대 사망보험금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A씨가 보험금을 부정취득할 목적으로 아내 명의의 다수 보험을 가입했다거나 보험수익자인 A씨의 고의 또는 중대 과실로 인해 발생한 사고이므로 배상이 면책된다고 주장한 미래에셋 측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yooksa@newspim.com

하지만 "아내 B씨가 각 보험계약 청약서의 피보험자란에 자신의 당시 이름을 자필로 기재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계약 체결 내용을 이해한 후 진정한 의사로 동의했다고 볼 수 없다"며 서면 동의 흠결로 인한 계약 무효 주장을 받아들였다.

B씨는 만 18세였던 2008년 1월 A씨와 결혼해 한국에 입국할 때까지 한국어를 전혀 하지 못했고, 입국 후에도 보험계약 내용을 이해할 정도로 수준 높은 한국어를 구사하지는 못했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다.

특히 2008년 6월 B씨의 보험계약을 체결한 설계사는 당시 B씨가 한국말을 못해서 계약에 대해 설명해주지 못했고, 자신이 B씨의 손을 붙잡고 서명했다고 진술했다. 또 다른 보험설계사도 A씨가 옆에서 설명을 듣고 싸인을 하라고 하니 B씨가 그대로 따라서 싸인을 했다고 말했다.

또 B씨의 지인은 B씨로부터 '왜 그렇게 많은 보험 서류에 싸인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보험계약의 피보험자나 수익자 등 보험계약서에 기재된 단어는 한자로 구성된 법률용어로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없으므로 단순히 한국어로 일상생활에 필요한 의사소통을 할 줄 아는 정도로는 그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기 어렵다"며 "보험설계사들은 원고에게는 설명했던 것으로 보이지만 원고가 이를 망인에게 제대로 알려주었다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만일 망인이 자신의 사망으로 거액의 보험금이 지급되는 보험계약을 중복해 체결하고 그 때문에 매월 상당한 금액의 보험료를 납입한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당연히 의문을 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한국어 능력도 부족하고 언제라도 도박보험의 위험에 처할 수 있는 망인과 같은 사람을 피보험자로 하는 거액의 생명보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는 보험자인 피고로서도 그들의 모국어로 된 약관을 제시하거나 통역을 하는 등 진정한 동의 의사를 확인하는 데 필요한 절차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이러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상황에서 피보험자의 동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옳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앞서 A씨는 지난 2014년 8월 경부고속도로 천안IC 부근에서 갓길에 정차 중이던 화물차를 들이받아 동승자인 캄보디아 출신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아내는 임신 7개월차로, 사망보험금이 95억원에 달했다.

1심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으나 2심은 범행 전 보험에 다수 가입한 점 등을 들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A씨가 특별한 경제적 곤란이 없었던 상황이어서 범행 동기가 좀 더 선명하게 드러나야 한다며 살인과 사기 혐의에 대해 무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고, 지난 3월 최종 무죄를 확정했다.

다만 A씨는 예비적 공소사실인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금고 2년형을 확정 받았다.

A씨는 2016년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고 보험사들을 상대로 보험금을 청구했다. A씨가 지난 3월 최종 무죄를 확정받은 이후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7부(박석근 부장판사)는 A씨가 삼성생명을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소송에서 "A씨에게 2억208만원을, 자녀에게 6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adelant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서부지법 난동' 4명 오늘 선고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지난 1월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 당시 언론사 취재진을 폭행하거나, 법원에 난입하는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들에 대한 법원의 선고가 16일 내려진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김우현)는 이날 오전 10시 우 모 씨 등 4명의 선고기일을 연다. 지난 1월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청사 유리창과 벽면이 파손되어 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해 유리창을 깨고 집기를 훼손하는 등 난동을 부려 경찰이 강제진압에 나섰다. [사진=뉴스핌 DB] 우 씨는 지난 1월18일 서부지법에서 취재 중이던 MBC 취재진에게 가방을 휘둘러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남 모 씨와 이 모 씨는 시위대를 법원 밖으로 이동시키려던 경찰을 폭행한 혐의(공무집행방해 등)를 받는다. 안 모 씨는 서부지법 경내에 들어간 혐의(건조물침입)다. 지난 30일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우 씨, 남 씨, 이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 안 씨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피고인들은 모두 죄를 반성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앞서 '서부지법 난동' 첫 판결이 나온 지난 14일, 서부지법 형사6단독 김진성 판사는 특수건조물침입 등 혐의를 받는 김 모 씨와 소 모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했다. chogiza@newspim.com 2025-05-16 07:26
사진
사직 전공의 복귀 수요조사 마무리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대한수련병원협의회가 정부에 전공의 복귀를 위한 '5월 추가 모집'을 공식 건의할 예정이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공의 수련병원 단체인 대한수련병원협의회는 사직 전공의를 대상으로 복귀 희망 여부를 조사한 설문 결과를 마무리했다.  복지부는 지난 7일 이달 중 복귀를 원하는 사진전공의를 대상으로 복귀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공의 수련은 3월과 9월에 각각 상·하반기 일정을 게시한다. 만일 사직전공의가 하반기 모집에 맞춰 복귀하면 다음 해 2월에 실시되는 전문의 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 이에 일부 사직 전공의들이 복귀할 방안을 요구했고, 복지부가 추가 모집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다만 복지부는 복귀 의사가 확인돼야 추가 모집을 검토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정부가 복귀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사직 전공의를 대상으로 추가 모집을 실시할 예정이다. 사진은 6일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의 의료진 모습. 2025.02.06 yooksa@newspim.com 이에 따라 수련병원협의회는 사직 전공의 복귀 의사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 8일부터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에 참여한 전공의 중 절반가량은 '조건부 복귀'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5월 복귀 시 수련 인정,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재논의, 제대 후 복귀 보장 등을 조건으로 내세웠다. 아직까지 실제 복귀 의사를 밝힌 사직 전공의는 미미한 수준이다. 앞서 대한의학회가 시행한 설문 조사에서 복귀 의사를 밝힌 사직 전공의는 300명에 불과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수련 병원에서 근무 중인 전공의는 올해 3월 기준 1672명으로 지난해 전공의 집단 사직 이전 1만3531명 대비 12.4% 수준이다. 전공의 사직 이전의 50%(6765명)까지 돌아오려면 최소 5093명이 돌아와야 한다. 익명을 요청한 한 사직 전공의는 "바뀐 게 없는데 복귀하겠느냐"며 "복귀하지 않겠다는 전공의가 대부분"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한편, 복지부는 의료 단체들의 설문 조사 결과를 받은 후 추가 모집 결정을 구체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다만 복귀 마지노선이 5월인 점을 감안해 조속히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오늘 오후 기준 전달 받은 설문 결과는 없다"며 "설문 조사 결과를 받게 되면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sdk1991@newspim.com 2025-05-14 17:1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