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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플랜트, 내년 플랜트 분할로 매출·이익 줄지만…"환경사업 실탄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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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할 사업부문, 전체 매출 20% 차지…"외형감소 불가피"
플랜트 사업부 매각가 '4500억'…친환경사업 강화 '실탄'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SK에코플랜트가 내년 플랜트부문 분할합병으로 매출 및 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회사 매출액 중 분할되는 사업부문 비중이 약 20%에 이르기 때문이다.

다만 SK에코플랜트가 사업부 매각으로 받게 되는 4500억원은 향후 친환경사업을 강화하는 데 든든한 실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가 환경·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점점 확대하는 쪽으로 포트폴리오 비중을 전환하고 있어서다.

◆ SK에코플랜트, 내년 1월 분할합병…"경영권 변동 없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지난달 28일 회사 분할합병 계획을 공시했다. 플랜트 부문을 물적분할한 다음 100% 자회사인 비엘에이치엔지니어링에 흡수합병하는 방식이다.

물적분할이란 기존 회사를 분할하고자 할 때 기존 회사가 지분을 100% 보유한 회사를 신설하는 형태로 이뤄지는 회사분할이다. 예컨대 A회사를 분할해서 B회사를 신설했을 때, B회사 지분을 A회사가 전부 보유한 형태로 회사가 분할된 것을 말한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2021.11.05 sungsoo@newspim.com

SK에코플랜트에서 물적분할되는 부문은 ▲K-솔루션스사업그룹 ▲P-솔루션스사업그룹 ▲가스앤파워 사업그룹 ▲배터리 사업그룹 ▲인더스트리얼 사업그룹을 말한다. 회사 측에 따르면 분할 이전하는 사업에서 '반도체'와 '배터리 외 해외플랜트'는 제외한다.

이번 분할합병은 SK에코플랜트로가 분할합병 비율에 따라 비엘에이치엔지니어링 주식회사가 발행한 신주를 배정받는 방법으로 진행한다. 분할 합병비율은 1대 36.7651다.

분할 후 SK에코플랜트의 자산 총계는 5조5955억원 규모가 된다. 지난 6월 말 기준 5조8061억원에서 3.6% 줄어드는 것이다. 비엘에이치엔지니어링은 지난달 20일 신설된 기업이다. 주요 사업 영역은 건축 및 토목공사업, 전기공사업 등이며 자산총계는 40억원 규모다.

분할합병 기일은 내년 1월 17일이다. 다만 추후 정부승인 절차에 따른 일정 조정 등 사유가 있을 경우 양사 합의로 변경할 수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이번 분할로 두 회사 경영권에 실질적 변동은 없다고 설명했다. SK에코플랜트는 건축, 인프라 등 종합 건설업을 맡게 되며 비엘에이치엔지니어링은 플랜트 관련 종합 건설업을 담당하게 된다. 두 회사는 경쟁 또는 보완관계와 같은 상호관련이 없다.

SK에코플랜트는 공시에서 "이번 분할합병이 회사 경영, 재무, 영업에 유의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경영효율성 제고 효과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 분할 사업부문, 전체 매출 20% 차지…"외형감소 불가피"

업계에서는 SK에코플랜트가 회사 분할로 외형감소 및 이익창출력 저하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회사 전체 매출 중 분할 이전하는 사업부문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서다. SK에코플랜트가 분할하면 신설회사로 이전하지 않은 건축, 인프라 공사업 등만 남게 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올해 상반기 SK에코플랜트 별도기준 총 매출액(3조4433억원) 중 분할 이전되는 사업부문의 매출비중이 약 20% 내외라고 분석했다.

분할 이전되는 사업부문을 플랜트(현재 에코엔지니어링) 부문으로 한정할 경우 매출 비중은 37% 내외(국내 36%, 해외 39%)로 추정된다. 에코엔지니어링은 화공플랜트, 액화천연가스(LNG) 복합화력발전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 비율을 올해 상반기 플랜트부문 매출총이익(1089억원)에 적용하면 분할 이전되는 부분의 매출총이익은 약 400억원으로 나온다. 이는 전체 매출총이익(3060억원)의 13.1%를 차지한다는 게 나이스신용평가 분석이다.

김웅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SK에코플랜트는 분할에 따른 외형감소와 더불어 이익창출력 저하가 예상된다"며 "분할사업부 내 채산성이 양호한 계열공사가 다수 포함되어 있으므로 계열기반도 축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선지훈 한국신용평가 애널리스트는 "SK에코플랜트가 분할하면 계열 사업기반을 포함한 회사 수익 및 현금 창출력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점이 신용도 측면에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플랜트 사업부 매각가, 4500억…친환경사업 강화 '실탄'

다만 SK에코플랜트 측은 사업부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환경·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더 투자를 많이 하겠다는 방침이다. SK에코플랜트는 최근 7개 기업을 인수하면서 친환경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가 인수한 회사는 도시환경, 이메디원, 그린환경기술과 클렌코(옛 진주산업), 대원그린에너지, 새한환경, 디디에스(DDS) 등 폐기물 소각기업 4곳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인수가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은 기업도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이번 사업부 분할을 마친 후 해당 사업부문 경영권(지분 50%+1주)을 4500억원에 외부에 넘길 예정이다. 신설법인의 보통주를 매각하는 대신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해 추후 사모펀드(PEF)의 투자 회수를 보장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2021.11.05 sungsoo@newspim.com

분할합병 과정에서 발행된 신주를 비롯해 회사가 보유한 우선주(RCPS로 지분율 50.01%) 전체를 외부 매각한다. 인수 회사는 이음프라이빗에쿼티(이음PE) 컨소시엄이다. 이음PE 관계자는 "내년 1월 말쯤 인수하게 될 것 같다"며 "세부 일정은 조율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환전환우선주(RCPS) 투자는 벤처회사 신규 투자에 많이 활용되는 방식이다. 우아한형제들, 야놀자, 위메프 등 상당수 유니콘 기업들(기업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이 RCPS 투자를 받았다. RCPS는 상환권, 전환권, 우선권을 합친 주식이다.

투자자가 원금에 이자를 더해 투자금을 현금으로 회수할 수도 있고(상환권), 기업공개(IPO)시 정해진 가격으로 보통주로 전환할 수도 있다(전환권). 그리고 회사 청산이나 배당시 잔여재산 분배나 배당금 분배에 있어 보통주보다 유리한 '우선권'도 갖고 있다. 또한 벤처투자 실무 상 의결권과 신주인수권 역시 그대로 부여한다.

즉 RCPS는 보통주와 비교하면 의결권과 신주인수권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상환권, 전환권, 배당 및 잔여재산분배 우선권을 추가로 받는 것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보통주보다 RCPS를 선호한다.

SK에코플랜트가 사업부 매각으로 받게 되는 4500억원은 향후 친환경사업을 강화하는 데 든든한 실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도 SK에코플랜트는 약 46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해상풍력 사업에 진출했다.

SK에코플랜트는 해상풍력발전 구조물을 제작하는 삼강엠앤티에 4600억원을 투자, 최대 주주가 됐다고 지난 17일 공시했다. 삼강엠앤티는 해상풍력 발전용 터빈 제작에 활용하는 하부 구조물을 제작하는 업체다. 18일 기준 시가총액은 약 8247억원이다.

SK에코플랜트는 이번 계약으로 약 3426억원을 투입해 삼강엠앤티의 지분 31.83%(1629만6413주)를 인수한다. 또 삼강엠앤티가 발행하는 전환사채(CB)에도 약 1169억원(전환가능 주식수 537만253주)을 투자한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사업부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환경·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더 투자할 것"이라며 "회사가 환경 사업을 점점 확대하는 쪽으로 포트폴리오 비중을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회사 분할합병 및 지분매각이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선 애널리스트는 "회사는 지분매각을 통한 현금 유입으로 재무부담을 다소 완화할 수 있다"며 "또한 분할승계회사의 지분 일부를 여전히 보유하고 있어 해당 사업으로부터 들어오는 현금흐름도 일부 향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ungs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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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대전망] '달러 시대의 느린 균열'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2026년 글로벌 자산시장 지형은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바뀔 모양새다. 월가 주요 IB와 글로벌 운용사들이 제시한 내년 전망을 종합하면, 핵심 키워드는 ▲약해지는 달러 ▲강해지는 금 ▲제도권에 깊숙이 편입되는 코인 ▲전략자산으로 격상된 원자재로 압축된다.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지위는 유지되지만, 각종 정책·재정·지정학 리스크로 인해 달러 의존도를 낮추는 '조용한 탈출(quiet hedging)'이 진행 중이라는 분석이다. [사진=퍼플렉시티 생성 이미지] ◆ 달러: 패권은 유지되지만 '천천히 새는 배' 2026년 달러를 둘러싼 큰 그림은 '완만한 약세' 흐름 속에서, 기축통화 패권은 유지하되 매력은 서서히 떨어지는 구조다. 여기에 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 주요국과의 금리 격차, 글로벌 성장·정책 리스크, 그리고 디달러라이제이션(de-dollarization, 탈달) 흐름이 겹치며 달러의 방향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먼저 연준의 완화 경로를 살펴보면, 2026년 말 기준금리는 약 3%대 중반(3.4% 안팎)까지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최근 발언들을 종합하면 인하 속도는 초기 시장 기대보다 더 느리고 신중한 방향으로 조정되고 있어, 지나친 달러 약세를 막아주는 '하방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둘째는 금리 격차다. 연준이 금리를 내리더라도, 정책금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의 2%, 영란은행(BoE)의 2~3% 수준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률 격차가 과거만큼 크지는 않지만, 달러 자산이 어느 정도 금리 메리트를 제공하는 만큼 "달러가 한 방향으로 급락하는 구도"까지 보긴 어렵다는 진단이다. 이 같은 상대 금리 우위는 2026년 내내 달러가 급격히 무너지는 것을 막는 완충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 셋째는 글로벌 성장과 정책 리스크다. IMF는 2026년 세계 경제가 완만하게 성장세를 개선할 것으로 보고 있어, 극단적인 안전자산 선호가 달러로만 몰리는 환경은 아닐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다만 미국의 정치·재정 이슈, 부채한도·재정적자, 무역·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달러 방향성을 뒤흔들 수 있는 변수"로 남아 있으며, 상황에 따라 달러에 일시적인 강세·약세 충격을 모두 줄 수 있는 요인들이다. 장기 구조 측면에서 보면, 달러는 '패권은 유지되지만, 천천히 새는 배'에 가깝다. BNY멜론, JP모간, UBS, 냇웨스트, 피델리티 등 주요 글로벌 하우스들은 공통적으로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는 당분간 흔들리지 않는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그러나 무역정책 불확실성,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 연준의 완화적 기조 등 구조적 요인들이 달러의 매력을 조금씩 갉아먹는 국면으로 진입했다는 데도 큰 이견이 없다. 국제통화기금(IMF)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달러 비중은 2000년대 초반 70%대에서 2025년 2분기 56% 수준까지 떨어졌다. 냇웨스트와 피델리티는 이 흐름을 "빠르진 않지만 분명한 디달러라이제이션(de-dollarization)"으로 규정한다. 특히 러시아 준비자산 동결 이후 커진 '제재 리스크'는 여러 국가가 결제·준비자산을 다변화하도록 자극한 대표적 계기로 지목되며, 일부 중앙은행은 준비자산 구성에서 달러 비중을 줄이고 금·기타 통화 비중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런 전제 아래에서 보면 달러는 2026년 전반적으로는 약세 쪽으로 기울지만, 중간중간 강한 반등(숏 커버 랠리)이 나올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설득력을 얻는다. 물가가 예상보다 끈질기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예상 밖의 인플레이션 급등이 나타날 경우 연준의 추가 인하가 지연되면서 달러에 단기적인 지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여기에 지정학적 충돌, 금융시장 급락 같은 글로벌 리스크오프 이벤트가 겹치면 '안전자산 달러' 선호가 살아나면서 강세 국면이 일시적으로 재현될 가능성도 크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조건이 맞아떨어질 수 있는 시점을 2026년 3~6월 구간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연준의 주요 회의와 핵심 물가·고용 지표 발표가 몰려 있는 만큼, 상반기 중 일정 구간에서는 "완만한 약세 추세 속 달러 반등 구간"이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결국 2026년 달러는 방향성으로는 완만한 약세, 경로상으로는 구간별 반등이 섞인 '요철 있는 하향 곡선'에 가까운 그림으로 그려지고 있다. 달러지수 내년 전망 [사진=캠브리지 커런시스] ◆ 금: 탈달러·재정악화·지정학이 만든 '슈퍼 헤지' 월가 IB들이 그리는 2026년 금 가격의 큰 그림은 '상승'에서 '초강세'까지, 방향성이 한쪽으로 모여 있다. JP모간은 2025년 말 온스당 3,600달러대에서 2026년에는 4,0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일부 프라이빗 뷰에서는 5,000달러 안팎까지 거론한다. 골드만삭스·UBS 등도 4,000~4,500달러 구간을 기본 밴드로 제시하면서, 구조적 강세장이 이어질 경우 5,000달러 돌파 가능성까지 열어두는 분위기다. 이 같은 '슈퍼 헤지' 논리는 세 축에 기대고 있다. 첫째,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금 매수와 디달러라이제이션 흐름이다. 러시아 준비자산 동결 이후 "제재로 묶이지 않는 준비자산"을 찾는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다수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에서 달러·유로 비중을 줄이고 금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서서히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있다. 둘째,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재정악화와 부채 누적이다. 천문학적 정부부채와 확대된 재정적자는 통화가치 희석 우려를 키우며 "법정통화의 거울"로서 금의 역할을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셋째, 연준의 완화 전환과 약달러 구도다. 금리가 내려가면 무이자 자산인 금의 기회비용이 줄고, 달러 약세는 달러 표시 금 가격을 끌어올리는 이중 효과를 낳는다. 기관투자가들의 인식도 이를 뒷받침한다. 나티시스 설문에서 글로벌 기관의 3분의 2는 "2026년에는 금이 코인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답하며 금을 1순위 방어자산으로 꼽았다. 동시에 상당수 기관이 전통적인 60:40 포트폴리오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를 선호한다고 응답해, 금과 실물자산을 "인플레이션·재정·지정학 리스크가 겹친 시대의 전략자산"으로 재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IB들은 2025년 급등 뒤 2026년 일부 구간에서 단기 조정과 높은 변동성은 불가피하다고 보면서도, 조정이 나오더라도 "고점을 한 단계 올리는 조정"이라는 표현을 쓰며 중장기 방향성만큼은 강하게 위를 가리키고 있다. ◆ 코인: '대체 가치 저장 수단'...그러나 여전히 '실험 구역' 코인에 대한 월가의 시각은 한 줄로 "커진 건 맞지만, 아직은 실험 구역"이다. JP모간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을 "달러에 대한 또 하나의 도전자"라고 부르면서도, 극단적인 변동성과 짧은 히스토리를 이유로 전략적 코어 자산이 아니라 위성(satellite) 성격의 위험자산으로 다뤄야 한다고 경고한다. 2024년 초 2조달러 수준이던 크립토 전체 시가총액이 2025년에는 4조달러 안팎까지 불어난 가운데, 규제 환경이 ETF·ETP 승인 등으로 제도권 친화적으로 바뀌며 비트코인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실제 결제·상거래 규모는 여전히 수백억 달러 수준에 머물며, 일상적 화폐나 결제 인프라로서의 역할은 초기 단계라는 점이 반복해서 지적된다.​ UBS와 같은 보수적인 하우스는 이런 변화를 인정하면서도 "코인은 어디까지나 투기적 자산"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UBS CIO는 비트코인 변동성이 연 70~80% 수준으로 전통 자산 대비 현저히 높고, 70% 이상 급락하는 대형 조정이 여러 차례 반복된 탓에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축으로 편입하긴 어렵다고 본다. 대신 장기 잠재력을 믿는 투자자라면 "완전 손실이 나도 전체 계획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극소 비중으로, 장기 보유하는 전략" 정도만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반대로 SSGA나 모간스탠리, 반에크 등 디지털 자산에 우호적인 기관들은 비트코인이 전통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낮고 장기 위험조정 수익이 높다는 점을 들어, 1~4% 수준의 소규모 전략적 배분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기관 머니의 온도차도 뚜렷하다. 나티시스 2026 인스티튜셔널 서베이에 따르면 글로벌 기관의 36%는 향후 크립토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하지만, 동시에 66%는 "2026년 성과는 금이 크립토를 이길 것"이라고 응답했다. EY·코인베이스가 2025년 초 실시한 설문에서도 응답 기관의 59%가 "AUM의 5% 이상을 디지털 자산에 배분할 계획"이라고 답해 성장 잠재력을 보여줬지만, 가장 큰 우려 요인으로 여전히 변동성과 규제 리스크를 꼽았다. ◆ 원자재: AI·에너지 전환·안보가 만든 '전략자산'의 귀환 2026년 원자재 시장은 더 이상 단순한 인플레이션 헤지가 아니라, AI·에너지 전환·안보 이슈가 맞물린 '전략자산'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BNY멜론, JP모간, UBS, 냇웨스트, 피델리티 리포트는 접근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원자재·에너지·전환 메탈에 구조적인 강세 요인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BNY멜론은 AI 데이터센터 구축, 전력 인프라 확충, 에너지 전환과 함께 각국의 방위·인프라 지출이 향후 수년간 원자재 수요를 떠받칠 것이라고 본다. JP모간은 천연가스와 전력을 "AI 혁명의 병목(bottleneck)"으로 규정하며 가스 발전, LNG 프로젝트, 송전망 등에 장기 투자 기회가 많다고 짚었다. UBS는 구리·알루미늄 등 산업금속 비중 확대를, 냇웨스트는 희토류·전략자원이 '공급망 안보'와 직결되면서 지정학적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제시하고, 피델리티는 구조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실물자산·절대수익 전략이 전통 60:40 포트폴리오의 필수 보완재가 된다고 분석했다. 나티시스 설문에서도 기관투자가의 65%가 전통 60:40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가 2026년에 더 높은 수익을 낼 것이라고 답해, 원자재·실물자산을 '필수 축'으로 보는 인식 전환이 확인된다.​ 블룸버그NEF와 IEA 자료를 인용한 보고서들은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확충 수요만으로도 2030년까지 전 세계 구리 수요의 2~3%포인트 추가 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추정한다. AI 데이터센터는 단일 시설당 수만 톤 단위의 구리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만큼, 이미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구리·은·희토류·갈륨 등 핵심 금속 시장에 추가적인 타이트닝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기차·배터리·재생에너지 확대로 리튬·니켈·코발트 등 전환 메탈 수요가 2026년 한 해에만 30~40%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에너지 전환과 AI가 결합된 새로운 '미니 슈퍼사이클' 가능성이 거론된다.​ 인플레이션·무역·정책 측면에서의 환경도 원자재에 우호적이다. 모간스탠리 등은 미국·유럽에서 관세·보호무역 정책이 상수로 남는 한, 명목 물가가 2%를 상회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과거 데이터상 인플레이션이 2%를 넘는 구간에서 원자재 상품 수익률이 평균적으로 기타 자산 대비 20%포인트가량 우위였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에너지 안보 우려와 탄소 규제가 섞이면서, 가스·LNG·원유·우라늄은 "절대 줄일 수 없는 베이스 에너지"로, 구리·알루미늄·리튬·희토류는 "에너지 전환을 위한 전략 금속"으로 포지셔닝이 재정의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월가 IB와 기관투자가들은 2026년 포트폴리오에서 원자재 비중을 한 단계 높이는 전략을, "달러·채권·전통 주식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에너지·인플레이션·안보 리스크를 헷지하는 가장 실질적인 방법"으로 제시했다. kwonjiun@newspim.com 2025-12-15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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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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