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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톡] '아네트', 거창한 의미 없어도 가장 독창적일 수밖에 없는 영화

기사입력 : 2021년10월18일 17:43

최종수정 : 2021년10월18일 18:13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2021년 칸영화제 개막작이자 감독상 수상에 빛나는 '아네트'가 부산국제영화제를 거쳐 국내 관객들과 만난다.

오는 27일 국내 개봉 예정인 '아네트'는 오페라 가수 '안'과 스탠드업 코미디언 '헨리'가 사랑에 빠지면서 무대 그 자체가 된 그들의 삶을 노래한 시네마틱 뮤지컬이다. '퐁네프의 연인들' '홀리 모터스'를 연출한 레오 까락스 감독의 신작이다. 익숙한 듯하면서도 낯선 멜로디로 열린 무대는 '아기 아네트'의 시체로 마무리된다. 난해하고 독특한 스토리의 대명사인 레오 까락스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다채로운 음악을 통해 관객에게 조금 더 친절하게, 가까이 다가간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아네트'의 한 장면 [사진=그린나래미디어(주)] 2021.10.18 jyyang@newspim.com

◆ 기묘하면서도 불안한 암시의 연속…초월 캐스팅 완성한 거장의 손길

'아네트'는 예술가들의 도시 LA, 오페라 가수 `안(마리옹 꼬띠아르)`과 스탠드업 코미디언 `헨리(아담 드라이버)`의 사랑과 파멸을 마치 무대 위 장면들처럼 그린 시네마틱 뮤지컬이다. 마리앙 꼬띠아르와 아담 드라이버는 시종일관 성 스루(song-through, 대사 없이 노래로만 이루어진 뮤지컬) 형식으로 대사를 소화하고 관객에게 이색적이면서도 생경한 느낌을 전한다. 둘 사이의 아이인 아네트는 태어나면서부터 기괴한 목각인형의 형상으로 표현되며 기묘한 암시를 심어준다.

주연 안 역의 마리옹 꼬띠아르는 매일 끝없이 죽으며 관객들을 감동케하는 LA 최고의 오페라 스타를 연기했다. 아름답고 꾀꼬리같은 목소리의 안은 최고의 스타성으로 주목받으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이끌린 불같은 사랑으로 빨려 들어간다. 모두에게 사랑받지만 눈 앞에 찾아온 불행 앞에서 불안해하는 그의 표정은 고스란히 관객들에게 전달된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아네트'의 한 장면 [사진=그린나래미디어(주)] 2021.10.18 jyyang@newspim.com

아담 드라이버가 연기한 헨리는 그가 아니라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다부지고 건장한 몸, 얼굴을 보자마자 느껴지는 거부감은 헨리의 거친 내면과 위험한 성정을 암시한다. 불안정한 그의 정신상태는 매일밤 오르는 스탠드업 코미디 무대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헨리는 한 여자를 진심으로 사랑했지만, 결국 내면의 열등감으로 파멸하고 가증스럽기 그지없는 최악의 남자가 돼버린다. 아담 드라이버는 이 과정을 아주 성의있게 그려냈다.

◆ 거창한 메시지는 없어도,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독창적 영화

스탠드업 코미디언인 헨리와 오페라 가수인 안의 공통점은 무대에 오른다는 점이다. '아네트'는 시작부터 공연의 막이 오르듯 프롤로그 넘버로 이야기를 연다. 마지막 쿠키 영상에서도 막이 내린 후 나오는 오케스트라의 연주처럼, 등장인물들이 등장해 작별의 노래를 불러준다. 무대 위에서 시종일관 주목받고, 헐리우드 스타처럼 사생활이 중계되는 상황에서 살아온 안과 헨리의 인생을 영화의 형식을 통해 상징적으로 담아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아네트'의 한 장면 [사진=그린나래미디어(주)] 2021.10.18 jyyang@newspim.com

이 영화에서 가장 충격적인 건 목각인형인 아네트다. 둘 사이의 사랑의 결실은 고스란히 둘의 사랑과 불화, 내면의 감정들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존재로 기능한다. 안이 세상을 떠나고, 재능을 물려받아 음악을 발산하는 목각인형의 존재감은 기이하면서도 신비롭고, 조금은 섬찟하다. 그런 아네트가 아버지의 죄를 폭로하고 자신의 입으로 'NO'라고 말할 때 비로소 생명력이 깨어난다. 헨리와 안이 가장 사랑할 때 불렀던 노래는 아네트의 입에서 '당신은 누구도 사랑할 수 없다'는 가사로 리프라이즈(Reprise : 이전에 등장한 멜로디를 변주하거나 반복해서 만든 넘버) 된다.

이 영화에 나오는 모든 음악은 그간의 레오 까락스 감독의 작품들처럼 낯설고 묘하지만, 그럼에도 음악이 있기에 관객들은 조금 더 직관적으로 감독의 의도에 가까이 와닿게 된다. 비록 심오하고 거창한 메시지는 없다고 해도, 레오 까락스 감독은 이번에도 가장 독창적이고 특이한 작품을 만들어낸 것만은 확실하다.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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