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수 "유족들은 생태원 태도에 분노·허탈감 느낄 것"
조도순 "농어촌공사 책임 100%...산재 아니다" 책임 회피
[세종=뉴스핌] 성소의 기자 = 조도순 국립생태원장이 지난 8월 충남 서천 금강 하굿둑에서 외부 조사원이 생태조사를 마치고 나오던 도중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 "산재가 아니다"고 답했다.
조 원장은 "유족들에 대한 피해 보상을 준비 중"이라면서도 "해당 사고는 한국농어촌공사의 관리 책임으로 발생한 것"이라고 대답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를 보였다.
18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대수 국민의힘 의원은 "두달 전 금강 하굿둑 일대에서 국립생태원의 외부 조사원 사망사고가 발생했다"며 "근본 원인이 뭐라고 생각하고 어떻게 대응 중이냐"고 조 원장에게 질의했다.
조 원장은 "금강하굿둑을 통과하는 통선문이란 곳에서 조작을 잘못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 생태원에서 대책반을 만들어 피해자 보상을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 8월 충남 서천 금강 하굿둑에서 생태 조사를 마치고 나오던 선박이 뒤집혀 20대 조사원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망한 조사원은 국립생태원과 근로계약을 맺지 않고 특정 연구에 위촉된 형태로 조사에 참여 중이었다. 해양경찰은 하굿둑 관리기관인 한국농어촌공사 금강사업단 측의 조작 실수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농어촌공사 간부를 입건한 상태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박대수 미래통합당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하고 있다. 2020.08.20 leehs@newspim.com |
박 의원은 "사전에 관리만 철저히 이뤄졌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인재였다"며 "그런데 생태원과 농어촌공사는 서로 책임을 돌리기에만 급급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꽃다운 20대 나이에 조사원이 목숨을 잃었는데 기관들은 책임을 떠넘기기만 한다"며 "국립생태원장은 사과 등 공식적인 입장 발표 하나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조 원장은 "현재 해경에서 사건을 수사 중이라 입장 표명에 좀더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이라며 "앞으로는 좀더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해명했다.
박 의원은 "그게 책임지는 태도가 맞냐"며 "유족들은 생태원의 지금 행태에 허탈함과 분노를 느낄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외부 조사원은 생태원으로부터 업무사항 지시와 수당을 받는다"며 "여러 요건을 기반으로 판단했을때 명확한 산재"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조 원장은 "저희 생태원에서는 산재를 적용하기에는 좀 어렵다 생각한다"며 "(사고가 발생한) 통선문의 조작과 통과는 농어촌공사에 책임이 100% 있다"고 답했다. 이어 "사망한 연구원이 생태원에 입사하는게 꿈이라 해서 저희들이 명예 연구원으로 추모할 예정"이라며 "유족들과 상의해서 슬픔을 줄이는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비극이 발생한 건 생태원의 안일함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생태원의 후속 조치와 유가족에 대한 보상 대책 수립 후 보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900여명 가까이 되는 외부 조사원에 대해서도 안전한 노동환경에서 업무 수행을 할 수있는 개선방안도 함께 마련해 보고해달라"고 덧붙였다.
soy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