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유도선수 신유용씨 성폭행하고도 거짓말하고 무고
법원 "상당한 정신적 고통 받았을 것"…3000만원 배상 판결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전직 유도선수 신유용 씨를 성폭행하고도 연인관계였다고 거짓말하고 무고한 유도 코치가 3000만원 배상 판결을 받았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87단독 박나리 판사는 지난달 29일 신 씨가 성폭행 가해자 손모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단하고 손 씨에게 30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박 판사는 "손 씨의 무고 행위는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원고는 그로 인해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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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신 씨는 지난 2019년 자신이 고교 재학 시절 유도부 코치 손 씨로부터 수년간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손 씨는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신 씨와 사귀었다 헤어지고 다시 사귀고 그런 관계였다. 명절에 전화도 하고 돌잔치도 놀러 오고 그랬다. 성폭행이었으면 이게 가능하겠냐'라는 취지로 말하면서 성폭행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같은 해 5월에는 신 씨가 자신과 연인관계였고 합의 하에 관계를 한 것임에도 자신을 강간 및 강제추행으로 고소했다며 무고로 맞고소했다.
하지만 손 씨는 같은 해 아동·청소년성보호법상 강간 등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 받았다. 또 허위 사실로 신 씨를 고소한 무고 혐의로도 추가 기소돼 징역 5월형을 선고 받았다.
두 사건을 병합 심리한 항소심 재판부는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 징역 6년 5월을 선고했고 지난해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됐다.
한편 손 씨의 부인인 김모 씨는 2018년 신 씨가 자신의 남편과 부정행위를 저질러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신 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손 씨가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 받자 소송을 취하했다. 이에 신 씨는 김 씨를 상대로도 손해배상을 청구했으나 재판부는 김 씨의 소 제기가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려는 의사로 행해진 게 아니라고 판단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신 씨의 법률 대리인인 이은의 변호사는 "피해자가 추가 법적조치를 결심하게 된 것은 비단 금전적인 배상을 받겠다거나 개인에 대한 처벌을 구하고자 함만이 아니라, 향후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길 바라는 마음과 유사한 피해를 입고 문제제기를 하게 된 누군가가 피해자와 같은 추가적인 상처를 받지 않길 바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성범죄 사건에서 가해자들이 피해자들에 대한 문제제기를 억압하는 수단으로 남발하고 남용하는 무고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위에 있기 쉬운 성범죄 피해자들에 대한 심각한 2차 가해임을 법원이 공감하고 경종을 울리는 의미로 해석되는 판결이라며 "이러한 법원의 판단에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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