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핀테크 업체에 대한 불완전 판매 우려
지난 6월 예비허가후 연내 본허가 신청 계획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금융당국의 제동에 연내 손해보험사를 설립하려던 카카오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초 카카오페이는 지난 6월 보험사 설립을 위한 예비허가를 받은 이후 이르면 연내 본허가와 함께 손해보험사를 출범한다는 목표였다. 업계에선 카카오보험이 정식 출시되더라도 시장 안착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최근 자동차보험 비교 서비스 중단에 이어 운전자 보험 등 일부 상품 판매를 추가 중단했다.
금융위가 핀테크 업체들의 금융상품 소개 영업 행위 대부분을 '광고'가 아닌 '중개'로 봐야한다고 유권해석을 내린데 따른 조치다. 카카오페이가 금융상품 중개업자로 등록돼 있지 않아 불완전판매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2021.09.15 tack@newspim.com |
이에 따라 정식 손해보험사 출범전 자동차 보험이나 장기인보험 등에서의 노하우를 습득하려던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손해보험사 출범 후 자회사인 KP보험서비스의 플랫폼을 통해 보험상품 판매를 진행할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당국 제재로 KP보험서비스는 현재 사업 재편에 들어간 상태다. 보험설계사와 연결해주는 전문상담 서비스인 '보험해결사'도 종료했다. 정식 손해보험사 출범전 다양한 노하우를 익히려던 일정이 뒤로 밀리게 된 셈이다.
또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동일 기능·동일 규제' 원칙을 내세워 카카오 등 빅테크 업체들에 대한 규제 강화를 시사하며, 카카오의 보험사 설립 본허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 관계자는 "아직 본허가 신청 접수가 안돼 내용을 알 수 없다"며 "본허가 신청이 오면 관련 서류를 꼼꼼히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보험업계에선 카카오가 초기 휴대폰이나 애완견 등 소액 미니보험상품 출시를 통해 소비자를 끌어들인 후 결국 자동차보험이나 장기인보험시장에도 진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국내 자동차보험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로 기존 보험사들조차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카카오가 1~2년 후 자동차보험 시장에 진출한다 하더라도 기존 대형보험 회사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쉽지 않은 구조다. 더구나 카카오는 업계 1위 삼성화재와 자동차보험 판매 문제로 이견을 보이며 공동회사 설립이 무산된적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휴대폰이나 애견보험 같은 소액보험 시장에선 성과를 낼지 모르지만 자동차보험이나 장기인보험 분야에서 카카오의 경쟁력은 현재로선 불투명하다"며 "막대한 가입고객과 플랫폼 경쟁력이 장점인 카카오가 결국 기존 보험사들과 어떤 식으로든 협력하는 형태로 사업을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이번 당국의 규제 이슈와 상관없이 손해보험사 설립은 계획대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현재 본허가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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