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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커 노릇'한 공정위 前민간자문위원, 2심서도 징역형…"신뢰 심각하게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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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2009년 공정위 민간자문위원…조사 기업 '브로커' 역할
1심 징역 1년8월 → 2심 항소기각…"공정위 신뢰 심각하게 훼손"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 민간 자문위원을 지내면서 알게 된 공무원들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사건을 무마시켜주는 대가로 기업가에게 금품을 받은 '공정위 브로커'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징역 1년8월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3부(이관형 최병률 원정숙 부장판사)는 최근 변호사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모(56) 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은 징역 1년8월 및 추징금 3억55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과징금 감면 또는 감경을 받도록 도와준다고 하면서 업무 추진비를 받고, 실제로 공정위 공무원들과 접촉하며 조사 진행 상황을 전달받아 업체 대표 A씨에게 전달했다"며 "과징금이 감경된 후에는 당초 약속했던 대가를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칼을 들고 가 '왜 정당한 돈을 주지 않느냐. 돈을 주지 않으면 여기서 죽겠다'고 하는 방법으로 대가 1억원을 받았는데, 이 사건 범행으로 공정위 업무에 대한 일반인들의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사진=뉴스핌 DB]

그러면서 "이 사건 변론 과정에서 드러난 제반 양형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피고인에게 유리한 양형 요소를 감안하더라도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거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 2004년부터 2009년까지 6년간 공정위 민간자문위원으로 일했던 윤 씨는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는 기업에 접근해 조사 정보를 미리 알려주고 과징금을 감면받게 해준다며 금품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윤 씨가 2012년 4월 골판지 원단 가격 담합혐의로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던 한 업체 대표를 만나게 된 것도 이 때문이었다. 그는 업체 대표 A씨에게 '공정위 간부와 직원들을 잘 아니까 과징금이 많이 나오지 않도록 해주고 조사·심사 관련 내부 정보를 주겠다'고 하면서 업무 추진비 등을 받고, 일이 잘되면 자신에게도 3억원은 줘야 한다는 약속을 받았다. 이런 식으로 윤 씨가 2012년부터 2018년까지 A씨로부터 업무추진비와 접대비 명목으로 받은 돈은 약 3억5500만원이었다.

1심은 "과거 공정위 민간 자문위원을 역임한 것을 기화로 공정위 조사를 받는 기업인으로부터 청탁 명목으로 장기간에 걸쳐 거액을 수수한 것으로서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무의 공정성과 불가매수성에 대한 공공의 신뢰를 훼손하고 변호사법 입법취지를 정면으로 위배한 범죄로서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징역 1년8월을 선고했다.

한편 윤 씨는 2014년 공정위가 금호아시아나의 금호산업에 대한 계열사 부당지원을 조사할 당시에도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윤 씨는 공정위가 현장조사에서 박삼구 전 회장과 금호아시아나에 불리한 자료가 들어있는 하드디스크를 확보하게 되자, 공정위에서 디지털포렌식 업무를 담당하던 송모(52) 씨를 통해 해당 파일을 삭제하는 방식으로 증거인멸을 부탁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송 씨와 '브로커' 윤 씨로부터 송 씨를 소개받은 금호아시아나 재무 기획 임원 또 다른 윤모(50) 씨는 기소돼 같은 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adelant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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