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GAM부장 =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미증유의 사태로 인해 하계올림픽 역사상 처음 1년 연기됐던 2020 도쿄올림픽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올림픽이 폐막한 지 한 달이 가까워오지만 감동의 여운은 아직도 그대로다.
방송가에서는 올림픽 영웅들을 모시기에 여념이 없고, 국민들은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간의 노고를 위로하고 지금의 기쁨을 함께 한다.
코로나19 확진자와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2주간 자가격리를 했던 방송인 유재석은 프로그램 복귀 후 "격리 기간 중 올림픽이 큰 위안이 됐다"며, 럭비 대표팀 경기를 보며 눈물을 흘렸던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도쿄올림픽은 상업적으로는 실패한 올림픽임에 틀림없다. 무관중으로 경기를 치르면서 흥행에 실패했고 금전적으로도 큰 손해를 입었다.
또 다른 문제도 있었다. 골판지 침대와 낮은 욕실 천장 등 부실한 선수촌 시설이 도마에 올랐고 선수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살인적인 폭염도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특히 우리나라와 관련해서는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홈페이지에 독도가 일본 땅인 것처럼 표시돼 여론이 들끓었고 전범기인 욱일기 사용도 논란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쿄올림픽은 스포츠를 통해 화합과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전 세계인에게 전달하며 올림픽의 가치를 다시금 일깨워준 성공적인 대회였다.
이번 도쿄올림픽은 다양한 연령의 세대가 함께 즐기는 화합의 올림픽이었다. 양궁 대표팀의 17세 소년 김제덕은 연신 '코리아 파이팅'을 외치며 40대 큰형 오진혁, 30대를 눈앞에 둔 김우진과 함께 단체전 금메달을 일궈냈다.
역시 17세인 탁구 대표팀 막내 신유빈은 41년의 나이 차이가 나는 룩셈부르크 대표 니시아리안(58세)과 풀세트까지 가는 명승부를 벌이며 큰 감동을 줬다.
경기 후 신유빈은 니시아리안에 대해 "저희 엄마보다 나이가 많으신데 정말 대단하시다는 말밖에 안 나온다"고 극찬했다. 니시아리안 역시 신유빈을 칭찬하며 "아주 좋은 경기를 했다. 신유빈은 새로운 스타다"라고 화답했다.
"다양성 안의 통일성, 서로를 받아들이자"며 성평등을 내세운 것도 눈에 띄었다. 도쿄올림픽에는 168명의 성소수자 선수가 출전했고, 처음으로 트랜스젠더 선수가 출전하는 기록도 세웠다.
여성 선수의 참여 비율도 크게 늘었다. 도쿄올림픽에 참가한 선수 중 여성의 비율은 48.5%로 역대 올림픽 중 가장 높았다. 또 도쿄올림픽에선 모든 국가가 최소 1명 이상의 남녀 선수를 대회에 참가시키는 규정을 적용했다.
남녀 선수가 함께 하는 혼성전도 늘어났다. 안산 선수가 3관왕을 일구는 신호탄이 됐던 양궁 혼성 단체와 육상의 1600m 혼성 게주, 유도 단체전 등의 혼성전 확대는 양성평등의 메시지를 전하며 올림픽의 가치를 드높였다.
올림픽 개최를 강행함으로써 선수들의 '꿈'을 지켜줬다는 점도 평가해야한다. 올림픽은 선수들에겐 꿈의 무대다. 1만5000명이 넘는 선수들은 코로나의 불안함 속에서도 올림픽만 바라보고 5년 동안 피땀을 흘렸다.
이들이 꿈을 펼칠 무대를 빼앗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 정부의 결정은 존중받을만하다.
2020 도쿄올림픽은 이제 도쿄패럴림픽으로 이어지며 그 감동을 이어가고 있다. 뜨거웠던 여름 도쿄에서의 축제가 모두 끝나면, 도쿄올림픽을 역사상 처음 1년 연기된 올림픽이 아니라 "그 어느 대회보다 성공적이었던 올림픽"으로 기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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