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자진 탈당 '0명'...불똥 사전 차단
국민의힘, 파문 커지자 말 아끼는 분위기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여야가 윤희숙 국민의힘 부동산 투기 논란을 놓고 한 치 양보없는 공수전을 펼치고 있다.
윤 의원이 무혐의를 주장하며 의원직 사퇴와 대선 불출마란 초강수를 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도 의원직 사퇴까지 걸어가며 맹공을 이어가고 있다.
차기 대선을 앞두고 부동산 역풍에 휘말리지 않도록 양측 모두 총력전에 나선 모양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부친의 세종시 논 구입 과정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해명 기자회견을 마친 뒤 나서고 있다. 2021.08.27 kilroy023@newspim.com |
더불어민주당은 연일 윤 의원을 겨냥한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윤 의원은 앞서 부친이 매입한 세종시 땅과 관련 농지법·주민등록법 위반 의혹이 제기된 데 더해, 한국개발연구원(KDI) 근무 시절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시세차익을 노렸다는 의혹에 휘말렸다. 윤 의원은 국민권익위원회 부동산 조사결과 발표 즉시 사퇴 배수진을 쳤지만, 투기 정황이 잇달아 드러나면서 논란은 새 국면을 맞은 상황이다.
이용빈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27일 논평을 내고 "정치적 쇼는 끝났다"며 수사기관의 조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한준호 원내대변인은 의원직까지 걸며 윤 의원 사퇴 선언을 '쇼'로 평가절하했다. 그는 같은 날 기자들과 만나 "윤 의원이 위선적이라는 데 의원직을 걸겠다"며 "본인이 쉽게 사퇴함으로써 많은 의원에게 짐을 짊어지게 하면서 자신의 위선적 모습을 회피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권이 총력전에 나선 데는 야권 발 투기 논란이 민주당 역풍으로 돌아오지 않도록 사전 차단하겠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앞서 권익위 조사 결과 투기 의혹이 일은 소속 의원 12명에 대해 탈당 권유 및 제명 조치를 했지만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비례대표 2명에 대한 제명 조치를 제외하면, 지역구 의원 10명 중 실제 탈당한 인사는 단 한 명도 없다.
민주당으로선 정치권 부동산 논란이 재점화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운 상황. 여기에 윤 의원이 사퇴 배수진까지 치며 강경대응하자 여권도 일단 윤 의원에 화력을 집중하자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고민스럽긴 매한가지다.
당초 윤 의원 사퇴 선언을 '결기'라며 치켜세우기도 했지만, 관련 의혹이 확산되자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자칫 역풍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윤 의원 수비전에 나섰던 김기현 원내대표도 언급을 자제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긴급현안간담회 직후 취재진과 만나 "윤 의원이 기자회견을 통해 소상히 설명한다는 보고를 받았다. 내용을 살펴보자"고 잘라 말했다. 지도부 입장에 대해서도 "말씀 드릴 게 없다. 알고 있는 내용이 별로 없다"고 즉답을 회피했다.
윤 의원은 일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윤 의원은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고 KDI 연구원 시절 미공개 정보로 부친의 땅 매입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 "KDI 내 별도조직에서 진행하는 예비타당성 조사 정보에 접근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본인을 비난한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서도 "무혐의로 밝혀지만 거짓 음해를 작당한 민주당 정치인들은 모두 의원직 사퇴하라"고 날을 세웠다.
여야 대선후보들이 한 목소리로 '셀프 검증'까지 제안하면서 한동안 부동산 파문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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