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라이브
KYD 디데이
증권·금융 주식

속보

더보기

[홍승훈의 리턴즈] 크래프톤 상장, 지금 이대로면 '필패'

기사입력 : 2021년06월26일 08:00

최종수정 : 2021년06월26일 12:36

[서울=뉴스핌] 홍승훈 자본시장부장 = "그런 게임사가 있다구요?" 지난해 5월 지인들과의 저녁 자리 기억입니다. 한 게임회사가 분기에 영업이익 3천억원을 훌쩍 넘게 번답니다. 한 분기 순이익도 3천억원에 육박하구요. '그 얘긴 연간 1조원 넘게 번다는 건데' 더구나 비상장기업이... 당시 국내 빅3 게임사들과도 비교 불가한 실적 수준입니다. 게임에 대해 문외한인 저에게 듣보잡이던 기업. 그날 크래프톤을 처음 알게 됐습니다.

1년여가 지난 지금, 크래프톤이 드디어 상장을 본격화합니다. 28일부터 2주간 기관 수요예측을 거쳐 이르면 7월내 국내 증시 데뷔를 앞두게 됩니다. 중복청약 금지 마감 직전에 부랴부랴 증권신고서를 내는 모양새가 다소 의아스럽긴했지만 공모 흥행을 위한 노력이지 싶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충격'입니다. 일단 희망 공모가 수준(45만8000원~55만7000원)이 높아도 너무 높더군요. 공모가 상단으로 계산하니 공모 규모가 무려 5조6035억원. 우리나라 IPO 역사상 최대입니다.(앞서 2010년 삼성생명 공모액이 4.8조원 수준입니다) 이 경우 시가총액은 30조원에 달합니다. 크래프톤의 일반청약자 배정 물량 규모를 계산해보니 최근 대어급으로 불려왔던 SKIET,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팜, 빅히트, 카카오게임즈, SD바이오센서 6개사를 합친 물량보다도 많습니다.

혹시 작년 1분기 실적이 이후에도 계속 우상향한걸까요. 아닙니다. 작년 저를 깜짝 놀라게 한 1분기 실적이 정점입니다. 작년 1분기이후 크래프톤의 2~4분기 실적은 반토막입니다. 올해 1분기 다소 반등했지만 꺼림직한 건 왜일까요.

공모가 산정 과정을 보기 위해 증권신고서를 살폈습니다. 우선 비교기업군에 월트 디즈니, 워너뮤직그룹이 포함돼 있습니다. 현재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테라 등 게임 개발과 퍼블리싱이 주력입니다. 매출 대부분이 게임사업에서 나온다는 얘깁니다. 그런데 IP(지적재산권)사업 등 미래 분야 성장성을 근거로 비게임 글로벌 상장사를 비교기업군에 선정했다? 공감하기 힘든 대목입니다.

이들 외에도 액티비젼 블리자드, 일렉트로닉 아츠, 테이크투 인터랙티브 등 미국 상장사들이 비교기업군으로 돼 있습니다. '국내 게임 상장사들도 많은데 굳이...' 주가수익배율(PER) 수준은 국가마다 다릅니다. 같은 기업이라도 선진국이냐 신흥국이냐에 따라 천지차이지요. 단적인 예로 6월 현재 미국 'S&P500' 평균 PER는 45배 수준이지만 '코스피200' 평균 PER는 18배에 불과합니다.

PER 산출을 위한 기업 순이익 활용 방식도 자의적인 측면이 있더군요. 크래프톤은 올해 1분기 순이익에다 4를 곱한 '단순 연환산 방식'을 썼습니다(크래프톤은 최근 수년째 1분기 실적이 가장 높습니다). 이렇게 구해진 크래프톤의 PER는 45.2배. 물론 이 같은 기업 밸류에이션도 종종 쓰이는 방식이긴 합니다만 주당순이익(EPS) 차이가 분기별로 크게 다르지 않는 제조업이라면 모를까 신작 혹은 게임 흥행 여부에 따라 분기, 연간으로 실적 변동성이 큰 게임사의 경우 이 같은 방식은 오류를 불러올 우려가 다분하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입니다. 이 경우 3~4년 평균 EPS를 활용하는 것이 보다 양심적이고 합리적일 것입니다.

만일 비교기업을 국내 게임사로 한정하고 '2021년 1분기 순이익X4'가 아니라 2020년 연간 이익을 사용해 계산하면 어땠을까요. 엔씨소프트의 PER는 31배, 넷마블은 36배 수준입니다. 이의 평균 PER로 계산해 할인율을 적용해보니 크래프톤의 공모가액 밴드는 25만원 수준입니다. 시가총액도 20조원에 미치지 못하지요. 현재 나온 공모가액과 시총이 거의 절반 수준으로 내려갑니다.

이외에도 특정기업(텐센트)에 대한 과도한 매출 집중 현상, 화평정영 논란에 따른 추후 중국과 인도 진출 리스크 등도 고려할 대목입니다.

끝으로 과도한 유통물량 또한 주의해야 할 부분입니다. 크래프톤은 테라의 흥행 부진 등 사업초기 위기를 겪는 과정에서 외부 투자를 줄기차게 받았고, 매수 단가가 낮은 주주들이 상당수 있습니다. 초기 직원들에게 부여한 스톡옵션이 주당 최저 1000원 수준의 것도 있을 정도입니다. 이 주식들 상당수가 현재 장외에 풀려 거래되기를 6~7년이 흘러왔습니다. 공모가가 높을 경우 상장직후 매물로 쏟아질 수 있는 물량입니다. 

과도한 외국인 배정물량(전체 공모물량의 55%), 기보유한 스톡옵션으로 우리사주 청약 니즈가 낮다보니 쏟아져 나올 실권주들, 장외 풀린 소액주주들의 물량까지 감안하면 상장 첫날 유통가능물량은 10조원에 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크래프톤은 아마도 상장을 앞두고 7월내내 신작 게임, 잠재력있는 IP사업 등을 거론하며 투자자 설득에 나설텐데요. 이번 크래프톤 공모는 앞선 대어급 공모들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걸 투자자들은 유념해야 합니다. 다량의 구주매출을 통한 오너와 일부 임원들, 공모규모에 따라 수수료를 받는 증권사로선 노나는 장사일 순 있지만 공모주 투자에 나선 개미들로선 자칫 피눈물나는 선택일 수 있습니다.

수요예측 과정에서 의미있는 수준의 공모가 변화가 없다면 이번 크래프톤 공모는 누가봐도 '필패'입니다. 

deerbear@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李대통령, 오광수 민정수석 사의 수용 [서울=뉴스핌] 이영태 선임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전날 밤 사의를 표명한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의 사의를 수용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오광수 민정수석이 어젯밤 이재명 대통령께 사의를 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 [사진=대통령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공직기강 확립과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의 중요성을 두루 감안해 오 수석의 사의를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이어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개혁 의지와 국정 철학을 깊이 이해하고 이에 발맞춰 가는 인사로 조속한 시일 내에 차기 민정수석을 임명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차명 부동산과 차명 계좌 의혹으로 오 수석이 물러난 만큼 차기 민정수석 검증 기준에 청렴함 등이 포함될 것이야는 질문에 "일단 저희가 가지고 있는 국정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고 이를 시행할 수 있는 분이 가장 우선적인 이재명 정부의 인사검증 원칙이라고 할 수 있겠다"며 "새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이 워낙 크기 때문에 그 기대에 부응하는 게 첫 번째 사명"이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오 수석 건을 계기로 인사 검증 기준이라 원칙이 마련될 수 있느냐는 질의에는 "이 대통령이 여러 번 표방했던 것처럼 우리 정부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실용적이면서 능력 위주의 인사가 첫 번째 가장 먼저 포방될 원칙"이라며 "그리고 여러 가지 우리 국민들이 요청하고 있는 바에 대한 다방면적인 검토는 있을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medialyt@newspim.com 2025-06-13 09:43
사진
조은석 내란특검 "사초 쓰는 자세로"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이른바 '3대 특검(특별검사)' 중 내란 특검을 맡게 된 조은석(60·사법연수원 19기) 전 감사원장 권한대행이 13일 "수사에 진력해 온 경찰 국가수사본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검찰의 노고가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사초를 쓰는 자세로 세심하게 살펴 가며 오로지 수사 논리에 따라 특검직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조 특검은 이날 "수사팀 구성과 업무공간이 준비되면 설명해 드릴 기회를 갖도록 할 것"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조 특검은 현재 퇴직 후 별도 근무 중인 변호사 사무실이 없고 재택근무 중이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 [사진=뉴스핌DB] 전남 장성 출신인 조 특검은 광주 광덕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93년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검찰연구관, 대검 공판송무과장, 대검 범죄정보1·2담당관,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장검사,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광주지검 순천지청장, 서울고검 형사부장 등을 거쳤다. 이후 2014년 대검 형사부장 시절 세월호 참사 검경 합동 수사를 지휘했고, 청주지검장, 사법연수원 부원장을 지낸 뒤 문재인정부에서 서울고검장과 법무연수원장을 역임한 뒤 검찰을 떠났다. 2011~2025년 감사원 감사위원을 지낸 조 특검은 임기 중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에 대한 감사가 '표적 감사'라며 제동을 거는 등 윤석열정부와 대립하기도 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저녁 내란 특검에 조 특검, 김건희 특검에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법원장, 채해병 특검에 이명현 전 국방부 검찰단 고등검찰부장을 각각 지명했다. 조 특검과 민 특검은 더불어민주당 추천, 이 특검은 조국혁신당 추천이다. 각 특검은 최장 20일간 준비기간을 거치게 되며, 내달 초 본격적인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특검은 최대 60명, 김건희 특검은 40명, 채해병 특검은 20명의 검사를 파견받을 예정이다. hyun9@newspim.com 2025-06-13 07:42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