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거래량 빗썸 3조‧업비트 19조, 6배 이상 격차
빗썸, 업비트에 '국내 1위' 타이틀 뺏겨
빗썸 실소유주 검찰 송치도 매각 '걸림돌'
업계선 "적정 가격 매각 타이밍"이란 의견도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 국내 양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업비트와 빗썸의 거래량 격차가 최대 10배까지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코인 투자 열풍에 신규 이용자들이 업비트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빗썸으로서는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
11일 글로벌 가상화폐 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후 2시 기준 업비트의 24시간 거래량은 171억2385만8236달러(약 19조200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 거래소 중 가장 높은 거래량이고 전 세계 기준으로는 4위다. 같은 기준으로 빗썸의 24시간 거래량은 31억5500만5276달러(약 3조5000억원)로, 업비트와는 6배 이상 차이가 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빗썸의 거래량이 단연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올해 초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투자가 활성화되고, 신규 투자자들이 계좌 발급이 쉬운 케이뱅크와 연동된 업비트를 통해 거래를 하면서 빗썸의 거래량을 추월했다. 올해 2월까지만 해도 2배가량 벌어졌던 거래량은 최근 가상화폐 거래가 과열되면서 최대 10배까지도 차이가 났다.
거래량이 많다고 반드시 자금과 사람의 유입이 많다고는 볼 수 없다. 하지만 24시간 운영되는 가상화폐 시장의 상황과 흐름을 볼 수 있는 지표다. 빗썸 내부에서도 업비트와 벌어지는 거래량에 대해 예의주시 하고 있다. 실제로 빗썸에서는 거래량을 늘리려고 여러 가지 방법을 고안하고 있는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각 사) |
빗썸은 매각주관사로 삼정KPMG를 선정해 지난해 8월 매각작업에 착수했다. 빗썸의 가치는 1조2000억원 안팎으로 언급되고 있다. 장외시장에서는 시가총액이 약 2조원이다. 올 들어 넥슨 지주사 NXC를 비롯해 네이버와 글로벌 대형사가 적극적으로 인수 의사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거래량이 업비트에 비해 현저히 뒤처지면서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빗썸 내부에서는 고민이 크다. 몸값을 더 키워서 매각해야하는데, '국내 1위' 타이틀을 업비트에 내주면서 예상보다 적은 기업가치로 매각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빗썸의 실소유주인 이정훈 전 빗썸홀딩스·빗썸코리아 이사회 의장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가법)상 사기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것도 매각에 걸림돌이다. 다만, 빗썸은 기존 고객들을 바탕으로 큰 규모의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2위로 밀려난 지금이 매각하기 좋은 시기로 보는 시각도 있다. 가상화폐 업계 관계자는 "현재 빗썸 매각가로 거론되는 가격은 거품이라는 지적이 있다"며 "지난해부터 추진하던 매각이 늦어지고 있는데, 오히려 몸값이 조금 떨어지는 시기에 매수자 수요가 많아질 수 있어 연내 매각 의지가 있다면 지금이 매각 타이밍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jyo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