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위증' 관계인· '위증교사' 검사 기소여부 재논의
오전 사건기록 검토…오후들어 본격 토론 등 심의
대검·법무부 "공식입장 없다"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대검찰청 부장(검사장)들과 전국 고등검사장들이 박범계 법무부 장관 수사지휘에 따라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 사건 재심의를 위해 13시간 넘는 '마라톤 회의'를 연 결과, 기존 '불기소' 결론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20일 대검에 따르면 이날 확대 부장회의는 19일 오전 10시5분 시작돼 밤 11시30분께 종료됐다. 회의에 참석한 검찰 고위간부들은 한 전 총리 모해 위증 의혹을 받는 사건 관계인들과 이들에게 위증을 교사한 의혹을 받는 당시 수사팀 관계자들에 대해 다수결로 기존 판단과 동일하게 불기소 결론을 내렸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사진은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2021.03.04 pangbin@newspim.com |
이날 회의에는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비롯해 외부 출신으로 이 사건 조사를 관할한 한동수 감찰부장·조종태 기획조정부장·신성식 반부패강력부장·이정현 공공수사부장·이종근 형사부장·고경순 공판송무부장·이철희 과학수사부장 등 7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조남관 직무대행 제안에 따라 고검장 6명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상철 서울고검장, 강남일 대전고검장, 구본선 광주고검장, 오인서 수원고검장, 장영수 대구고검장, 박성진 부산고검장 등이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는 한 전 총리 사건의 핵심 관계인들에 대한 혐의 유무와 기소 여부 등이 집중 논의됐다.
오전에는 의견서와 기록검토, 사안설명 등이 진행됐고 점심식사 후 오후들어 본격적인 토론가 최종 심의가 진행됐다.
당초 수사기록이 6000장에 달할 정도로 방대하고 최종 결론에 따르는 파장이 커 주말까지 논의가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됐다. 그러나 박 장관이 재심의 결과를 공소시효가 완성되는 오는 22일까지 결론내라고 지휘하면서 회의에 참석한 검찰 고위간부들은 격론 끝에 최종 불기소 결론을 내렸다.
한동수 부장은 의견만 개진하고 최종 표결에는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검은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한 협의체 등 운영에 관한 지침' 제23조에 따라 정확한 회의 참석자 명단과 심의내용, 결과 등 구체적 회의 내용 등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박 장관이 이같은 부장회의 결론을 수용할지 여부 등 법무부 입장도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이날 대검 부장회의는 박범계 장관의 17일 수사지휘권 발동을 조남관 직무대행이 전격 받아들이면서 개최됐다.
조 대행은 당시 "이번 사건 처리과정이 미흡하다는 장관 수사지휘서 지적을 겸허히 수용해 '대검 부장회의'를 신속히 개최, 사건을 재심의 하도록 하겠다"며 "한동수 감찰부장과 임은정 감찰연구관 등 조사 및 기록 검토 관계자들로부터 사안 설명과 의견을 청취하고 충분한 토론을 거치겠다"고 밝혔다.
고검장 참석은 조 대행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그는 "대검에 근무하는 모든 부장검사들만의 회의로는 공정성을 담보하기 부족하다는 검찰 내·외부 우려가 있고 사안과 법리가 복잡하고 기록이 방대하므로 사건처리 경험과 식견이 풍부하고 검찰내 집단지성을 대표하는 일선 고검장들을 대검 부장회의에 참여하도록 하여 공정성을 제고하고 심의의 완숙도를 높이겠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도시 투기의혹 수사협력 관련 회의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2021.03.10 yooksa@newspim.com |
이에 조 대행이 박 장관의 수사지휘를 수용해 법무부와 검찰의 정면 충돌을 막으면서도 기존 결론을 뒤집지 않기 위한 묘수를 내놨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박 장관은 "이 사건은 검찰의 그동안 잘못된 수사관행과 사건처리과정에서 불거진 자의적 사건 배당, 비합리적 의사결정 문제가 드러나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에게 사건관계인에 대한 기소 여부 재논의 등을 골자로 하는 수사지휘권을 행사했다.
박 장관의 수사지휘권은 대검이 최근 이 사건 관련자들에 대해 최종 무혐의 결론을 내리면서 사건 공소시효 완성을 앞두고 발동됐다. 앞서 대검은 지난 5일 부부장급 검찰연구관들과 내부 회의를 거친 뒤 "모해위증 혐의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 재소자 및 전·현직 검사들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냈다. 대검 감찰부에서 이 사건을 조사해 온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은 참여를 제안하는 공문에 응하지 않았다.
임 연구관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모해위증 의혹을 받는 김모 씨 등을 형사입건하고 기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윗선에 보고했으나 대검이 사건 주임검사를 허정수 감찰3과장에 배당, 자신을 이 사건 조사에서 배제하는 등 의견을 묵살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한명숙 전 총리 모해위증 의혹은 검찰이 한 전 총리 뇌물수수 의혹 수사 과정에서 뇌물 공여 혐의로 수감 중이던 고(故)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의 수감동료들에게 거짓 증언을 강요했다는 등 의혹이다. 당시 한 전 대표의 동료 재소자들은 최근 법무부에 이같은 내용의 진정을 제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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