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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논란 확산에도 "공급대책 예정대로"...국면전환용 '물타기' 논란

기사입력 : 2021년03월08일 15:31

최종수정 : 2021년03월08일 15:31

3기 신도시 지정 철회 등 반발 분위기 확산에 국면전환 카드 지적
신규 공공택지 예정지도 투기의혹 가능성...철저한 비리조사가 우선
청와대 게시판서 "변창흠 해임하라", "신도시 지정 철회하라" 요청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공공택지 투기 의혹에도 '2·4 공급대책' 일정을 밀어붙이자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물타기'라는 논란을 낳고 있다.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이 지방자치단체 공무원과 정치인 등으로 일파만파 확산하는 상황에서 정부의 신규 공공택지 지정이 부적절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진 만큼 신규 공급대책에 힘을 쏟기보다는 비리 의혹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재발 방지가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투기 혐의가 확산될 경우 정부의 '밀어붙이기' 공급 대책이 더 큰 시장 혼란을 초래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 택지지정보다 비리혐의 조사가 우선...국면전환용 카드 논란

8일 정치권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공공기관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조사하는 상황에서 신규 공공택지 지정을 강행하는 게 국면전환용 카드가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시흥=뉴스핌] 정일구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광명·시흥 3기 신도시 예정지에 일부 부지를 투기 목적으로 매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4일 경기 시흥시 과림동 일대 LH 직원들이 매수한 것으로 의심되는 농지에 작물들이 매말라 있다. 2021.03.04 mironj19@newspim.com

야당과 시장에서는 비리 혐의에 보다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공적인 내부 비밀정보를 이용했을 경우 죄질이 나쁘기 때문에 더 그렇다. 더욱이 이번에 발단이 된 LH 직원들의 광명·시흥 신도시의 사전 투기 의혹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신규 공공택지 지정 계획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비판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부동산 정책을 일선에서 총괄하는 공공기관 직원들이 사익을 취했다는 의혹이 사회적 문제로 공론화되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라 국정감사, 검찰조사와 같은 사회적 파장이 커질 여지도 있다. 문제의 심각성이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사전 투기 의혹이 잠재한 신규 택지지주 지정을 서두르자 국면전환용 카드가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야당 핵심 관계자는 "부동산 투기 의혹이 국토부와 LH를 넘어 지자체 직원들까지 전방위적으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잠재적으로 투기 의혹이 있는 신규 공공택지를 지정하겠다는 것은 부적절한 조치"라며 "부동산 정책이 송두리째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에 국면을 정부와 여당이 국면을 진화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혐의는 현재 파악된 것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신도시 땅 투기 의혹 조사를 위해 출범한 정부합동조사단은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1차 조사 결과를 이르면 오는 11일 발표할 예정이다.

지자체 직원과 그의 배우자, 직계존비속도 조사 중으로 대상자만 10만여 명에 달한다. 땅을 매입한 직원들이 모두 투기에 나선 것은 아니겠지만 혐의자가 늘어나는 것은 불가피한 실정이다. 조사를 마친 뒤 결과에 따라 차명 거래의 의심 사례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정치권과 공무원으로 확산되자 시민들이 느끼는 불신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관련 글이 쏟아지고 있다. 한 청원인은 "제3기 신도시 철회 바랍니다"는 글을 남겼다. 공공기관 직원들을 배불리는 정책을 수정해 달라는 것이다. 청원시작 3일 만에 참여인원이 2만5000명에 달했다.

또 다른 청원인은 "변창흠 국토부 장관을 해임해 주십시요"라는 게시글을 남겼다. LH 직원들의 땅 매입이 이뤄진 때가 변 장관이 LH 사장으로 근무하던 시기다. 직원들의 비리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여론의 공분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어 설익은 공급대책이 자칫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 '제 식구 감싸기'에 부실수사 우려도...불신의 골 깊어져

정부가 정부합동조사단을 꾸려 신속한 조사를 약속했지만 검찰 및 감사원 등 외부 기관의 조사 없이는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합동조사단은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을 단장으로 국무조정실과 국토부, 행정안전부, 경찰청, 경기도, 인천광역시 등이 참여한다. 조사에 속도를 내기 위해 대규모 인력을 파견했지만 철저한 조사를 위해서는 검찰 등 외부 기관의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같은 '셀프 조사'는 결국 '제 식구 감싸기'로 끝날 여지가 커서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3기 신도시 투기 관련 브리핑을 마친 뒤 브리핑실을 나서고 있다. 2021.03.04 dlsgur9757@newspim.com

공기업 직원의 투기 거래는 실명보다는 차명이나 편법이 일반적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정부 조사단으로는 부정 거래를 정확히 찾아내기 어렵다는 얘기다. 미공개 개발 정보를 이용했는지도 핵심인데 이를 가려낼 검증 시스템도 갖추고 있지 못하다.

이미 차익을 거두고 처분한 직원을 걸러내기도 어렵다. 일단 조사단은 실명으로 거래한 현재 소유자를 중심으로 위법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검증 시스템에 빈틈이 많아 결과가 나오더라도 그 결과를 국민들이 신뢰할지도 미지수다.

투기 방지를 위한 대책에도 실효성 있는 대안이 요구된다. 정부는 '부동산 등록제'를 추진하고 LH는 토지거래 사전신고제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편법·부정 거래를 사전에 차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구체적이고 강력한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LH 직원들의 투기 혐의를 처음으로 제기한 참여연대 및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측은 "정부의 전수조사 결과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 합동조사단 조사와는 별개로 수사기관의 강제 수사나 감사원의 감사 등도 병행돼야 한다"며 "재발방지 대책이 여전히 추상적인만큼 투기 이익의 최대 5배 벌금, 부동산 거래 제한 등 보다 구체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leed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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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제한' 인뱅·2금융권 확산 조짐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에 따라 제2금융권으로까지 대출 풍선효과가 확산되면서 주택담보대출 제한이 인터넷전문은행과 외국계은행을 넘어 2금융권으로까지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제2금융권까지 주담대 제한이 확산되면 대출 실수요자들은 지금보다 더욱 자금 확보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국계은행인 SC제일은행은 이날부터 주담대 금리를 0.2%포인트(p) 일괄 인상하기로 했다. SC제일은행의 주담대 최저 금리는 3.64%로, 주담대 금리를 조정해 인상한 건 올해 들어 처음이다. 앞서 카카오뱅크도 지난 3일부터 주택구입목적의 주담대 대상자를 '무주택자'로 제한했다. 최장 50년이던 주담대 대출 기간은 30년으로 축소했고,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 한도는 1억원으로 제한했다. 시중은행들이 금리 인상에 이은 비금리 방식의 주담대 제한에 나서자 대출 수요가 몰릴 것을 대비해 외국계은행과 인터넷은행이 대책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들이 대출 억제를 위한 초강수 대책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대출 수요가 지방은행 뿐 아니라 인터넷전문은행, 외국계은행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 역시 은행권 대출 절벽을 피해 최근 대출 수요가 몰리는 곳 중 하나다. 지난달 말 기준 삼성, 한화, 교보 등 3개 대형 생명보험사의 주택 관련 대출잔액은 30조6080억원으로 7월 말 30조2248억원 대비 3832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은 전날부터 보험업권 중 처음으로 수도권 주담대의 경우 기존 주택 보유자에 대해 주택 구입 자금을 제한하기로 했다. 원금을 일정 기간 이후부터 갚는 거치형 대출 취급도 전면 중단했다. 지난달 28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권 간담회 이후 발표한 것으로 당국과의 교감 속에 제2금융권으로의 대출 '풍선효과' 우려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이복현 금감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개최된 '가계부채 관련 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 간담회'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금융당국의 은행권 가계대출 억제 압박에 실수요자의 피해 우려가 제기되자 애로사항을 듣는 자리를 마련한 가운데, 대출 실수요자의 애로사항과 금융권·부동산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했다. 2024.09.04 yym58@newspim.com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4일 '가계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간담회'에서 "보험, 상호금융 등 아직 대출 규제가 느슨한 제2금융권으로 풍선효과가 있을 수 있다"며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원장은 "최근에는 대출 정보의 유통속도가 빨라 금융회사 간 대출수요가 이동하는 이른바 풍선효과 우려도 크다"며 "은행권 뿐 아니라 보험, 중소금융회사 등 전 금융권이 합심하여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주담대 제한은 삼성생명에 이어 다른 보험사와 상호금융업권 등 여타 제2금융권으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높다. 전 금융권이 비슷한 수준으로 규제를 강화하지 않으면 대출 수요가 새로운 틈새시장으로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박충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지난달 27일 가계부채 현황 브리핑에서 "아직 다른 업권으로 대출이 몰리는 풍선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고, 현재까진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라면서도 "이상징후가 발생하면 현장검사 등을 통해 지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보험업권과 상호금융의 가계대출 증감과 함께 선행지표인 대출 신청 건수를 하루 단위로 점검하고 있다. y2kid@newspim.com 2024-09-05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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