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렉키로나주' 이어 국내사 두번째 조건부 허가 신청
중증 고위험군 환자 치료제..."치료효과 입증한 유일한 약물"
[서울=뉴스핌] 박다영 기자 = 종근당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증 고위험군 환자 치료제로 '나파벨탄(성분명 나파모스타트)'의 조건부 허가를 신청했다.
조건부 허가는 치료제가 없는 질환에 대해 임상 3상을 진행하는 조건하에 임상 2상 결과로 판매 허가를 내주는 제도다. 식약처는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해 검증 자문단, 중앙약사심의위원회(중앙약심), 최종점검위원회 등 3단계의 전문가 자문 단계를 거쳐 조건부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나파벨탄이 식약처의 조건부 허가를 승인받으면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에 이어 두 번째 국산 치료제가 된다.
종근당 '나파벨탄' [자료=종근당] |
8일 종근당에 따르면 나파벨탄은 급성췌장염 치료제다. 이 회사는 기존 치료제에 적응증을 추가하는 약물재창출 전략을 추진해 나파벨탄의 코로나19 치료제 치료 효과를 연구했다.
종근당은 지난해 러시아에서 코로나19 중증 환자 104명을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진행했다. 나파벨탄은 임상 2상에서 코로나19 중증 고위험군 환자의 증상 악화를 방지하고 치료기간을 단축하며 치료율을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근당은 임상 2상에서 중증의 고위험군 환자 104명을 나파벨탄 투여군과 표준치료군으로 무작위 배정했다. 나파벨탄 투여군은 10일간 투여 직후 61.1%의 환자가 회복에 도달해 표준치료군의 회복 비율인 11.1%보다 높은 효과를 보였다. 임상 기간인 28일 후에는 나파벨탄 투여군 94.4%, 표준 치료군 61.1%의 환자가 회복했다.
특히 코로나19 증상 악화로 인한 사망 사례가 표준치료군에서 4건이 발생한 데 비해 나파벨탄 투약군에서는 발생하지 않았다. 종근당은 고위험군 환자들의 사망을 막아주는 약제로 처방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번 임상 2상 결과를 바탕으로 종근당은 영국, 프랑스, 일본, 러시아 등 다수의 국가와 나파벨탄의 공급 협의를 진행 중이다. 허가 신청은 해외 긴급사용 승인에 필요한 명확한 근거를 확보해 국산 코로나19 치료제의 신속한 수출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추가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임상 3상은 약 600명의 중증의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서울대병원을 포함한 국내 병원 10여곳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임상 환자를 신속하게 모집하기 위해 글로벌 임상도 추진할 예정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나파벨탄은 중증의 고위험군 환자를 위한 코로나19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확실하게 치료효과를 입증한 유일한 약물"이라며 "특히 각종 변이 바이러스에도 적용될 수 있어 변이로 인한 코로나19 재확산을 막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비임상·임상자료 등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외부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제출된 자료를 철저하게 검증해 허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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