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신세계, 내년 3월 샤넬 부티크 오픈
현대百과 '매출 2위' 경쟁...2021년 '박빙'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 대구 신세계백화점이 샤넬 부티크 입점에 성공했다. 이로써 신세계백화점은 경쟁사인 롯데, 현대백화점 대비 샤넬 입점 점포 수가 2배로 늘어난다.
신세계백화점은 현대백화점을 근소한 차이로 따돌리고 국내 백화점 업계 매출 2위를 유지하고 있다. 명품 브랜드 매장을 품은 특급점포가 확대되며 '넘버 2' 위치를 공고히 할지 관심이 쏠린다.
◆소문 무성했던 '대구 신세계 샤넬' 현실로...내년 3월 예상
12일 신세계에 따르면 최근 대구 신세계백화점은 샤넬 부티크 입점을 확정했다. 점포 내 가벽을 치고 매장 공사에 돌입했으며 이르면 내년 3월 정식 오픈할 계획이다.
사진은 롯데백화점 명동 본점에서 샤넬 부티크 오픈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2020.12.11 hrgu90@newspim.com |
신세계는 샤넬 입점을 위해 오랜기간 공을 들인 것으로 보인다. 대구점에 샤넬 부티크가 들어선다는 소식은 올해 초 명품 커뮤니티에서 먼저 퍼졌다. 다만 그간 신세계는 공식 입장을 내놓진 않았다.
대구 신세계백화점은 국내 백화점 점포 매출 순위에서 9위를 차지한다. 작년 기준으로 보면 오히려 3대 명품(에르메스·샤넬·루이뷔통) 매장이 입점된 신세계 명동 본점보다도 매출액이 많다.
샤넬 부티크가 추가되면서 대구 신세계백화점의 매출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3대 명품 매장에서 발생하는 매출은 백화점 1개 점포 매출의 10%가량을 차지한다. 대구점은 지난 4일 에르메스 매장을 오픈하며 3대 명품을 품에 안았다.
샤넬 부티크 유치에 따른 모객 효과도 상당하다. 샤넬의 경우 1년 내내 '오픈런'(구매를 위해 매장 오픈 시간에 달려가는 것) 열기가 뜨거운 것으로 유명하다. 원하는 제품을 원하는 때 구하기 쉽지 않은 탓이다.
특수한 상황이긴 했으나, 지난 5월 샤넬코리아의 가격 인상을 앞두고 백화점 명품 매장에 고객이 쏠리면서 신세계백화점 월 매출은 전월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명품 카테코리 매출이 38% 급증한 데 영향을 받았다.
신세계백화점은 롯데, 현대백화점 대비 샤넬 매장 입점 점포 수가 2배 많다. 대구 신세계백화점을 포함하면 신세계는 샤넬 입점 점포 수가 총 4곳(명동 본점, 강남점, 부산 센텀시티점)으로 늘어난다. 롯데(명동 본점, 잠실 월드타워점)와 현대(압구정 본점, 대구점)는 각각 2곳에 샤넬 부티크가 입점돼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현재 대구점에서 샤넬 부티크 매장 공사를 진행 중이며 내년 상반기 중 오픈할 예정"이라며 "고객 수요에 맞춰 새롭게 MD를 선보이는 만큼 집객에도 긍정적 효과를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 신세계백화점 샤넬 매장 앞에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소비자들. [사진=구혜린 기자] 2020.05.13 hrgu90@newspim.com |
◆'초박빙' 신세계 VS 현대...대구, 여의도 파크원 매출 관건
명품 매장 유치는 백화점 업계 전체 매출 순위에도 영향을 미친다. 현재 국내 백화점 업계는 롯데, 신세계, 현대가 '톱 3'로 좌우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백화점 총 매출은 30조원이다. 이 중에서 3사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8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명실공히 매출 1위인 롯데를 제외하고 2위 경쟁은 박빙이다. 롯데백화점은 작년 기준 운영 점포 수가 29개로 신세계(12개)와 현대(15개)의 2배에 달한다. 이에 롯데백화점의 지난해 총매출은 8조2760억원으로 압도적인 수준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작년 기준 근소한 차이로 현대를 앞선 것으로 추정된다. 공시 기준 총매출은 현대(5조8759억원)가 신세계(4조9061억원) 대비 1조원가량 많으나, 현대는 백화점 사업부 매출에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 현대 아울렛을 포함해 집계하는 탓이다.
2위 경쟁은 올해까지도 신세계가 승리를 거머쥘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내년이다. 신세계는 대구점을 '3대 명품' 매장이 유치된 특급 점포 반열에 올리면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다. 반면 현대는 여의도 파크원에 신규 점포를 낸다.
현재 현대백화점은 파크원점 명품 매장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여의도 주말 상권이 침체된 상황에서 '3대 명품' 매장을 유치하지 않는 이상 VIP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는 강남점이 일반 점포 2개 이상의 매출을 올리면서 올해까지 백화점 업계 2위를 유지할 것"며 "현대가 파크원점에 어느 수준의 명품 유치에 성공할지에 따라서 순위 변동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hrgu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