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택 부사장, 1년만에 초고속 사장 승진
삼성중공업 6년째 적자, 흑자전환 '특명'
드릴십 재매각 여부 관건..수주 재개 청신호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새로운 선장을 맞이한 삼성중공업이 적자 기조 탈출의 특명을 안고 출항의 뱃고동을 울렸다.
이 회사는 지난 8일 단행된 정기인사에서 정진택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대표이사 자리를 맡겼다. 정 사장은 올 초 부사장으로 승진한 뒤 1년 만의 초고속 승진이다.
9일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2014년 흑자를 마지막으로 6년째 적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도 3분기까지 누적 적자가 7690억원에 달해 흑자 전환이 사실상 불가능한 수치다. 특히 올해 3분기 누적적자만 지난 2015년 1조5000억원대 손실을 기록한 후 가장 큰 손실 폭이다.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된 정진택 부사장 [제공=삼성중공업] |
올해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이유는 계약 취소 후 수년 째 주인을 찾지 못한 채 바다에 떠 있는 5대의 시추선(드릴십)의 손실 반영이 가장 크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분기 저유가에 따른 드릴링 시황 침체로 드릴십 장부가액이 20% 줄며 시추선 관련 손실만 4540억원을 반영했다.
2013~2014년 우리 조선사들은 해외 시추선사들과 대규모 시추선 수주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2015년부터 국제유가 급락과 셰일 산업의 등장으로 시추선 수요가 급감했고, 급기야 계약이 대부분 취소되기에 이르렀다.
업계에선 삼성중공업의 경영 정상화는 드릴십 재매각 여부에 달렸다고 보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현재 드릴십을 대상으로 매각과 용선까지 고려해 판매처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재고자산 5기 중 일부 매각 협상을 진행 중으로 재매각에 성공 시 유동성 개선과 해양사업 손실 우려에서 탈피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인사와 함께 정기 조직개편도 단행해 위기 극복과 경영 정상화에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다행히 코로나19 여파로 역대 최악 수준의 수주 가뭄은 4분기를 기점으로 회복세로 돌아섰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단일 선박 계약으로서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2조8072억원 규모의 LNG선을 수주에 성공했다. 이와 함께 11월 한 달 3조원이 넘는 물량을 수주하며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이전까지 올해 수주 목표량의 15%를 채우는 데 그쳤는데 11월을 지나면서 목표치를 45%까지 끌어올렸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정 사장은 각 분야 폭넓은 지식과 경험, 글로벌 역량을 바탕으로 조선해양사업 위기 극복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1961년생인 정 사장은 부산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하고 1984년 삼성중공업 선장설계부로 첫 입사했다. 이후 영업팀장, 리스크관리팀장, 기술개발본부장을 맡으며 설계, 영업, 생산, 경영지원 분야 폭넓은 지식과 경험을 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 초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조선소장을 맡았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