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인 "아동학대 누명과 악성 민원에…누나 극단적 선택"
복지부 차관 "보육교사 피해 발생 시, 보호 조치·지원 강화"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청와대는 2일 '아동학대 무혐의 처분에도 불구하고 학부모의 지속적인 민원 제기로 보육교사인 누나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국민청원에 대해 보육교사 권익보호와 처우개선을 약속했다.
지난 10월 한 청원인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아동학대의 누명을 쓰고 '역겹다', '시집가서 너 같은 X 낳아' 폭언 등으로 어린이집 교사였던 누나가 우울증에 시달리다 지난 6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가해자인 학부모들은 유가족에게 사과도 안했고 징역형이 아닌 각각 20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 받았지만 항고한 상태라고 밝혔다.
청원인은 "유가족들은 어떠한 보상도 원하지 않고 처발만 원했을 뿐"이라며 "벌금은 저희와 상관없다"고 했다. 이 청원은 청와대 답변 기준인 20만명을 훌쩍 넘긴 총 35만4600여명이 동의했다.
양성일 보건복지부 1차관.[사진=청와대] |
국민청원 답변자로 나선 양성일 보건복지부 1차관은 이날 "먼저 가족을 떠나보낸 청원인과 유가족분들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정부는 이와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어린이집에서 근무하는 보육교사의 권익보호와 처우개선을 위해 예방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양 차관은 그러면서 ▲보육교사 피해 사례 발생 시 엄정한 사실 조사·확인이 이뤄지도록 절차 보완 ▲사회적 인식을 제고 및 권익 보호 기반 강화 등을 약속했다.
양 차관은 "아동보호전문기관, 지방자치단체, 수사기관 합동의 엄정한 사실 조사를 통해 보육교사의 피해 사실이 확인된 경우 보육정책심의위원회 등을 열어 보육교사 보호 조치를 취하겠다"며 "또한 행정기관 주도의 고발 절차 마련 등 법적·행정적 장치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보육교직원의 권익 보호 책무를 부여하고 이를 명문화하기 위해 국회와 적극 협의하여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보육교직원·보호자 대상의 권리 인식교육 등 사전 예방 관리를 체계적으로 개선함과 동시에 피해를 입은 보육교사에게 전문가 심리 상담, 법률 상담 지원, 유급 휴가 등 지원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했다.
양 차관은 "끝으로 늘 우리 아이들의 곁에서,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노고를 아끼지 않는 30만 명의 보육교직원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