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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비(非)약사 약국 개설' 가담한 약사 처벌 조항은 합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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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약사 약국 운영 주도 자체가 의약품 판매 질서 훼손"
"약사 형사처벌 않을 시 비약사 약국 개설 막을 수 없어"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약사나 한약사가 아닌 자가 약국을 개설하는 데 가담한 약사를 형사 처벌하도록 한 법 조항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약사가 아닌 자의 약국 개설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 시 형사 처벌하도록 한 약사법 제20조 제1항 및 제93조 제1항 제2호 중 '약사 또는 한약사가 아닌 자연인'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9일 밝혔다.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의 모습. /김학선 기자 yooksa@

헌재는 "사전적 의미와 약사법상 약국 개설 관련 조항들의 내용, 이에 관한 법원의 해석 등을 종합하면 심판대상 조항의 '개설'이란 '약국의 시설 및 인력의 충원·관리, 개설 신고, 약사업의 시행, 필요한 자금의 조달, 그 운영 성과의 귀속 등을 주도적인 입장에서 처리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판대상 조항의 입법 취지는 의약품 오·남용 및 국민 건강상의 위험을 예방하는 한편 건전한 의약품 유통체계와 판매 질서를 확립함으로써 국민 보건 향상에 기여하려는 것에 있다"며 "비약사가 약국의 운영을 주도하는 것만으로도 위 취지에 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약사가 의약품 조제·판매를 하지 않은 경우에도 (이 사건은) 비약사의 약국 개설에 해당할 수 있음이 명확하다"고 판시했다.

헌재는 이 사건 조항으로 직업의 자유가 침해됐는지 여부에 관해선 피해의 최소성 원칙과 법익의 균형성 원칙에 비춰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비약사의 약국 개설 문제는 엄격한 법 집행 및 자율적인 정화 노력 등에도 불구하고 근절되지 않고 있다"며 "약국 개설 등록 취소나 약사의 자격 정지, 부당이득 보험 급여 징수 등 행정 제재만으로는 예방하기에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약사를 형사 처벌 대상에서 제외한다면 비약사의 약국 개설을 막을 수 없다"며 "청구인을 형사 처벌 대상에서 제외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약국 개설은 전 국민의 건강과 보건, 나아가 생명과도 직결된다는 점에서 심판대상 조항으로 달성되는 공익보다 (청구인 등의) 제한되는 사익이 더 중하다고 볼 수 없다"며 "법익의 균형성 원칙에도 위반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약사법은 약사 또는 한약사가 아닌 자가 약국을 개설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약사법 제20조 제1항은 비약사가 약국을 개설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약사법 93조 제1항 제2호에서도 비약사가 약국을 개설하는 경우 약사 명의로 개설 등록을 하는 행위가 수반돼야 하기에 약국 개설에 가담한 약사 역시 공범으로 처벌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헌재에 따르면 약사인 A 씨는 비약사 B 씨에게 고용돼 2014년 6월 2일 약국 개설 등록을 했다. 이후 2017년 6월까지 B 씨는 약국 직원 채용 및 관리, 급여 지급, 자금 관리 등을 하고 A 씨는 의약품 조제 및 판매를 맡았다.

A 씨는 2019년 6월 21일 B 씨와 공모해 약사 또는 한약사가 아닌 자의 약국 개설 금지 규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이에 A 씨는 같은 해 7월 19일 약사법 관련 조항에 대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A 씨는 B 씨가 개설 비용을 냈다고 해서 비용 부담자가 약국을 개설했다고 보는 것은 조항을 불리하게 확장 해석한 것이라며 죄형법정주의상 유추해석금지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또 관련 법률 조항은 비약사의 약국 개설 기회를 봉쇄하고 있어 헌법이 보장한 직업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약사가 비약사의 약국 개설에 공모했다는 이유만으로 형사 처벌하도록 하는 것은 비례의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호소했다.

헌재는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이 사건의 심판대상 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합헌 결정을 내렸다.

kintakunte8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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