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덕파워웨이 전 대표, 인수과정서 투자금 편취 혐의로 기소
이용호 전 회장, 해덕파워웨이에 거액 투자…12월3일 재소환
[서울=뉴스핌] 이성화 장현석 기자 =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의 '돈세탁 창구'로 알려진 코스닥 상장사 해덕파워웨이 전 대표 이모 씨가 지난 2018년 회사 인수 과정에서 사기를 벌인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씨의 재판부는 해덕파워웨이 인수 과정에 거액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이용호 전 G&G그룹 회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예정했으나 이 전 회장은 수개월 째 불출석하고 있다. 이에 재판부는 이 전 회장에 대한 구인영장을 발부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양철한 부장판사)는 5일 오전 11시10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기소된 성형외과 원장이자 전 해덕파워웨이 대표인 이모 씨의 5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의 모습. 2020.06.30 pangbin@newspim.com |
이날 재판부는 이 전 회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뤄지지 않아 계속 기일이 공전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씨 측 변호인에게 증인신문이 꼭 필요한지 다시 의견을 물었다.
이 씨 측 변호인은 "이 전 회장이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내용이 이 사건 기소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이 전 회장 진술을 법정에서 들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이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어 한 달 정도 후에 기일을 다시 잡아주시면 증인으로 출석하겠다고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이에 재판부는 "관련 보도를 보면 증인 본인도 재판을 받다가 선고가 이뤄졌고 이 사건 진행상황을 알고 있었다"며 "재판부가 가족과 주소지 확인을 위해 연락까지 된 상황에서도 불출석하고 있고 증인의 증언을 위해 계속 공전된 상황이니 구인장을 발부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재판부는 12월 3일 오전 11시 이 전 회장을 다시 불러 증인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씨는 재판이 끝난 뒤 '해덕파워웨이 인수 과정에 대해 언급할 부분 없으신가', '지난번 검찰 참고인 조사에서 피해자라고 말씀하셨는데 억울한 점이 있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법원을 빠져나갔다.
앞서 이 씨는 2018년 3월 경 선박기자재 제조업체인 해덕파워웨이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투자금을 편취한 혐의로 지난해 7월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이 씨는 옵티머스 고문이었던 조폭 출신 사업가 박모 씨(사망)와 공모해 사업가 A 씨를 상대로 해덕파워웨이 공동인수 또는 경영참여 대가로 자금을 투자하면 경영권을 넘겨주겠다고 한 뒤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이 씨 등은 2018년 5월 17일 A 씨에게 '경영권 프리미엄 명목으로 60억원을 주면 공동 경영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제안했다.
또 같은 해 6월 19일엔 '60억원을 포함해 총 287억원을 투자하면 임시주주총회에서 본인이 추천하는 이사와 감사를 선임하는 방식으로 공동경영권을 부여하겠다'며 '이후 나머지 잔금까지 총 360억원이 지급되면 해덕파워웨이에서 완전히 손을 뗴겠다'고 약속했다.
이 씨 등은 2018년 7월 16일 실시된 임시주주총회에서 이 전 회장이 제시한 선임안을 전부 부결시키고 자신들이 독점적으로 경영권을 취득하는 등 A 씨의 자금 287억원을 편취했다.
한편 검찰은 이 씨의 재판과는 별개로 해덕파워웨이 인수 관련 자금 흐름 과정과 관련 인물들에 대해 수사 중이다. 해덕파워웨이가 2019년 2월 옵티머스에 무자본 인수·합병(M&A)되기 전후로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덕파워웨이는 2018년 이 씨에게 인수된 뒤 옵티머스에 회삿돈 370억9000만원을 투자했다. 이중 상당수가 옵티머스 관계사인 트러스트올, 셉틸리언 등으로 흘러갔다. 이들 회사는 다시 옵티머스의 손자회사인 화성산업에 투자했다.
화성산업은 2019년 2월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해덕파워웨이를 시장가의 2배가 넘는 3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해덕파워웨이는 같은 해 5월 옵티머스에 150억원을 또 투자했다. 옵티머스의 자금 세탁 과정에 해덕파워웨이가 창구로서의 역할을 했다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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