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계 로비수사 속도…초기 부실대응에 키맨 잠적
서울중앙지검 내부에선 '수사협조 부재' 지적도 나와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검찰이 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수사 초기 부실대응과 수사팀 내부 소통 부재 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주민철 부장검사)는 지난 27일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로부터 로비 자금 2000만원을 받아 전 금융감독원 직원 A 씨에게 전달하는 과정에 개입한 브로커 김모 씨에 대해 강제 수사에 나섰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의 모습. 2020.06.30 pangbin@newspim.com |
검찰은 또 지난달 24일 KEB하나은행 본점을 시작으로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대신증권, 금융감독원 관계자, 로비스트 의혹 인물 등 옵티머스 사건에 연루된 정·관계 인사 로비 의혹과 자금 흐름 추적에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라임자산운용 수사와 달리 옵티머스 사건 수사에 대한 지휘권을 가지고 있다. 사건을 맡은 수사팀도 이달 14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승인으로 검사 18명 규모로 확대됐다. 사실상 특별수사본부(특수본)에 준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서울중앙지검이 사태 초기 부실대응으로 핵심 인물에 대한 신병 확보에 실패하면서 수사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으로 전파진흥원과 NH투자증권 등을 옵티머스에 끌어들이는 데 깊이 관여한 인물인 정영제 전 옵티머스대체투자 대표는 잠적한 상태다.
검찰은 김 대표 등 옵티머스 경영진을 본격적으로 수사할 당시 정 전 대표에 대해 '조사할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해 수사 대상에 올리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지난 7월 김 대표 등이 재판에 넘겨지자 잠적했다.
옵티머스의 정계·법조계 주요 로비 창구로 꼽히는 전 연예기획사 대표 신모 씨에 대한 조사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신 씨 역시 휴대폰을 꺼두고 연락 두절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검찰 관계자는 "사건을 미리미리 잘 끝냈어야 하는데 제대로 못한 측면이 있다"며 "사건 초기 지지부진하게 하다가 (수사) 범위가 축소되지 않았나 싶다"고 수사 상황을 전했다.
서울중앙지검 수뇌부의 수사의지도 변수로 거론된다. 특히 야권에선 친여 성향으로 분류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여권 인사 연루 의혹이 제기되는 옵티머스 사건 수사에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고 비판하고 있다.
지난 22일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도 옵티머스 사건과 관련 고위공직자 부패범죄를 수사하는 반부패부가 아닌 고소·고발 사건을 주로 다루는 조사부에 배당한 점, 여권 로비 의혹 문건이 대검에 보고되지 않은 점 등에 대한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수사팀 내부에서도 정보 공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소통 부재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서로 간에 정보가 많이 공유되지 않고 있는 느낌"이라며 "내부적으로 수사 협조가 안 이뤄지고 있는 분위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옵티머스 수사팀은 크게 정·관계 연루 의혹을 수사 중인 경제범죄형사부와 자금 흐름을 쫓고 있는 반부패2부로 나뉘어 있다. 최근 파견된 검사들은 사건 파악으로 아직 수사에 투입되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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