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증권·금융 은행

속보

더보기

[뱅커스토리] 이윤명 카카오뱅크 외환팀장…'손 안의 해외송금' 지각변동 불렀다

기사입력 : 2020년09월30일 08:00

최종수정 : 2020년09월30일 09:30

우리은행에서 카카오뱅크로 이직, 새로운 도전
비대면 해외송금 서비스로 3년 만에 100만건 돌파

[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지난 2017년 7월,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출범은 시중은행이 독점해온 연간 20조원 규모의 해외송금 시장에 파란을 불러왔다. 파격적인 수수료 그리고 손 안의 앱을 통한 간편한 절차는 해외송금에 대한 세간의 인식을 송두리째 흔들었다.

카카오뱅크 해외송금 서비스는 은행 중심의 금융업무가 소비자 중심으로 변화하게 된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카카오뱅크 출범 이후 시중은행과 핀테크 업체들도 앞다퉈 해외송금 서비스를 비대면 채널로 확대했다.

"(해외송금 서비스는) 지점이 없어 모든 서비스를 앱에서 구현해야 한다는 '절박함'의 결과물입니다. 인터넷은행의 비대면 거래가 단순한 여수신 업무에 한정될 것이란 한계를 넘어선 것이죠."

카카오뱅크 판교 사옥에서 만난 이윤명(영어 이름은 Martin) 외환팀장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이 팀장은 카카오뱅크의 해외송금 서비스를 총괄·기획한 주역이다. 세상에 없던 혁신적 서비스는 '철저한 고객중심' 개발에 초점을 둔 그의 열정에서 비롯됐다.

[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이윤명 카카오뱅크 외환팀장. 2020.09.29 rplkim@newspim.com

◆ 익숙함과의 결별…은행에서 카카오뱅크로

마틴은 대표적 시중은행 중 하나인 우리은행 출신이다. 우리은행 재직 당시 마틴은 본점 자금결제부에서 근무하며 외화·채권 백오피스 업무를 담당했다. 인재 풀에 속할 정도로 유능했던 마틴이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된 계기는 금융권 최초 모바일 메신저 '위비톡' 때문이다.

"위비톡을 보는 순간 은행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이라는 생각이 확고했습니다. 은행 업무의 대부분이 자동·전산화되는 것을 보며 언젠가 은행이 없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금융의 미래가 위비톡과 같은 핀테크 업무로 펼쳐질 것이란 확신이 들었습니다."

고민이 많던 찰나에 기회는 생각보다 빠르게 찾아왔다. 국내 첫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출범한다는 소식을 접한 마틴은 바로 카카오뱅크의 문을 두드렸다. 그런 마틴의 선택에 주위 사람들은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케이뱅크를 선택할 경우 추후 우리은행으로 돌아올 수 있는 옵션을 행사할 수도 있었지만, 그는 익숙함과의 과감한 결별을 선택했다.

"당시 많은 직장 동료가 백옵션 조건으로 케이뱅크행을 선택했지만 홀로 카카오뱅크행을 고집한 것은 핀테크의 대중화라는 강점을 주목한 영향이 큽니다. 성공할 것이란 확신이 있었죠."

우리은행에서 금융공동망 개발 경험이 있던 마틴은 카카오뱅크 입사 후 외환팀에서 해외송금 서비스를 기획했다. 단순 여·수신 상품과 달리 카카오뱅크만의 '엣지'를 줄 수 있는 서비스가 될 것이란 확신에서다. 마틴이 기획한 해외송금 서비스는 22개국에 12개 통화로 제공하는 '해외계좌송금'과 웨스턴유니온과 협업해 200여 개국에 1분 내로 송금할 수 있는 'WU빠른해외송금' 두 가지다.

"기존 해외송금 분야는 높은 수수료와 복잡한 절차 등으로 소비자들에게 허들이 높은 분야였죠. 하지만 이런 해외송금 서비스를 국내 계좌이체처럼 편하게 만들면 카카오뱅크만의 혁신이 구현되는 사례가 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이윤명 카카오뱅크 외환팀장. 2020.09.29 rplkim@newspim.com

◆ 성공비결은 낮은 수수료와 기술력

카카오뱅크의 해외송금 서비스는 출범과 동시에 금융권의 이목을 끌었다. 시중은행 대비 10분의 1 수준의 저렴한 수수료에 하나의 앱을 통한 편리한 접근성은 혁신 그 자체로 평가됐다.

"중개 및 수취수수료가 없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죠. 결제망을 간소화한 것이 비결입니다. 덕분에 수수료를 5000원으로 크게 낮출 수 있었죠. 자체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소비자 편익을 극대화한 것도 주효했죠. 해당 기술에 대해 주요 시중은행에서도 문의가 올 정도니깐요."

마틴은 특히 카카오뱅크 해외송금 서비스만의 가장 큰 장점으로 '영문-한글 매칭 프로그램'을 꼽았다. 카카오뱅크 송금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영문 주소를 직접 입력하거나 수취 고객의 성(姓)을 잘못 기입한다 해도 수정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도록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폭발적이다. 지점을 찾지 않고도 돈을 보낼 수 있다는 점이 고객들의 구미를 당겼다. 출범 3년여 만에 해외송금 서비스 이용 건수는 100만건을 돌파했다. 재이용률 역시 90% 이상이다. 제휴처인 웨스턴유니온도 급성장한 카카오뱅크 해외송금 서비스에 놀라움을 표한 것으로 전해진다.

마틴은 앞으로 해외송금 서비스를 한 차원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현재 22개국에 서비스 중인 해외계좌송금 서비스 대상 국가를 확대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중장기적으론 국내 계좌이체처럼 편한 해외송금을 만들어 많은 사람이 이용할 수 있도록 대중화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서비스 출시를 기획할 때는 제휴처를 찾기 어려웠는데 카카오뱅크가 빠르게 성장하자 지금은 여러 곳에서 먼저 제안이 올 정도인 만큼 꿈이 멀지 않아 보입니다."

rplkim@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단독] 李정부 국정 5개년 책자 나왔다 [서울=뉴스핌] 윤채영 지혜진 기자 = 이재명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이 담긴 책자가 발간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이날 뉴스핌이 확보한 '이재명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 책자에는 123대 국정과제에 대한 주요 내용과 구체적인 입법 방향 등이 담겼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정기획위원회 국민보고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5.08.13 photo@newspim.com 국정기획위원회가 지난 13일 1호 과제로 발표한 개헌에는 대통령 권력 구조 개편도 포함됐다. ▲4년 연임제 및 결선투표제 도입 ▲감사원 국회소속 이관 ▲대통령 거부권 제한 ▲비상명령 및 계엄 선포 시 국회 통제권 강화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 도입 ▲중립성 요구 기관장 임명 시 국회 동의 의무화를 추진하겠다고 명시했다. 또 5·18 광주 민주화운동 정신 등 헌법 전문 수록과 검찰 영장 청구권 독점 폐지, 안전권 등 기본권 강화 및 확대, 지방자치와 균형발전을 위한 논의기구 신설, 행정수도 명문화 등이 개헌 과제로 포함됐다.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법 개정도 추진된다.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재외국민 투표 관련 규정을 개정해 국민투표법 위헌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개헌 찬반 투표는 2026년 지방선거나 2028년 국회의원 선거 때 실시하겠다고 명시했다. [서울=뉴스핌] 뉴스핌이 확보한 이재명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 책자. 2025.8.20 ycy1486@newspim.com 이번 책자에는 국정기획위가 지난 13일 대국민보고대회에서 공개한 123대 국정과제보다 훨씬 세부적인 내용이 담겼다. 당초 국정위는 이날 국정운영 5개년 계획도 공개하려 했다가, 돌연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 비공개 결정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위 소속으로 활동했던 한 위원은 뉴스핌과 통화에서 "갑자기 보안을 강조하면서 내부 자료는 절대 공개하지 말라고 했다"며 "이유는 모른다"고 전했다.  ycy1486@newspim.com 2025-08-20 15:55
사진
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