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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문가들 "김정은 스마트한 지도자 아냐…독재체제 강화에만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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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모어 조정관 "측근·가족까지 제거하며 유일체제 구축"
하이노넨 "핵 개발도 김일성·김정은 프로그램 물려받아"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스마트하고 터프하다"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김 위원장이 대외관계와 경제 등 국가 경영의 모든 영역에서 실패한 채 오직 1인 독재체제 강화에만 성공했다는 지적이 대부분이라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VOA에 따르면 워싱턴 전문가들이 김정은 시대를 규정하는 가장 두드러진 정책이자 특징으로 꼽는 것은 집요하면서도 잔인한 권력 강화 과정이다. 황병서, 김원홍 등 최측근을 숙청하고 고모부 장성택과 이복형 김정남 등 가족까지 제거하면서 비교적 단기간에 유일체제를 구축·강화했기 때문이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김정은의 소위 '성공'은 강력한 독재자로서의 입지를 굳혔다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모든 독재자에게 권력 유지와 강화가 가장 중요하다는 점에서 가족을 비롯해 당과 군, 안보 담당 측근을 제거해 독재 권력을 강화한 것은 김정은의 관점에선 '성공'이라는 설명이다.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은 "김정은을 평가하는 척도를 국민의 안위 여부에 둔다면 극도로 열악한 내부 실태와 인권이 답을 쉽게 말해주지만, 만약 국가 통제력만을 지도력의 척도로 삼을 경우 괄목할만한 작업이 진행돼 온 것 역시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트위터에 "김정은을 절대 과소평가하지 말라"고 쓴 것과 관련, 적어도 지난 몇 년간 추진된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역량의 강화를 고려하면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세이모어 전 백악관 조정관은 김정은이 특히 2016~17년 잇단 실험을 통해 핵무기와 미사일 기술을 진전시키는 데 매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국가와 국정을 완전히 장악하고 핵과 미사일 개발 성과를 거둔 것은 진정한 의미의 성공이라고 할 수 없으며, 오히려 국내외 위기를 자초해 국정 운영을 실패로 몰아간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는 평가가 더 많다. 무엇보다 미국과 주변국에 대한 군사 공격 의지를 공공연히 드러내며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 발사를 이어가면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와 이행만 가속화시켰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김정은이 매우 어려운 위치에 놓였고 지도자로서의 약점이 계속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은이 '스마트'하다는 평가가 등장하고 그의 '정상 간 외교력'에 대한 북한 당국의 선전이 계속됐지만, 김정은은 북한을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는 제재를 완화하는 데 계속 실패하고 있다는 것이다.

맥스웰 연구원은 "그토록 자신했던 대북제재 완화를 얻어내지 못한 것은 김정은의 국내 권력 기반을 약화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김정은을 바라보는 엘리트 계층의 시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런 상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태풍 피해와 맞물려 북한인들을 더할 수 없이 나쁜 상황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진단했다.

북한과 직접 협상했던 전직 미 관리들은 소위 '성공'으로 간주되는 김정은의 핵 개발 정책은 국가와 국민의 생활을 도탄에 빠뜨린 실패한 전략이라며, 그의 지도자적 자질을 평가 절하했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김정은이 무기 개발 등 의심스러운 프로그램에 자원을 투입하기로 한 것은 현명한 결정이 아니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달리 김정은은 좋은 지도자가 아니라고 비판했다.

◆ 하이노넨 전 IAEA 사무차장 "핵개발도 김일성과 김정일 프로그램 기반 물려받은 것"

게다가 북한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대표적인 치적으로 선전되는 핵기술 개발 또한 김 위원장 집권 이전에 이미 수십 년에 걸쳐 불법 구축해 놓은 프로그램 기반을 그대로 물려받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김정은이 언론 매체 등을 통해 성공적인 핵 개발 현황을 자주 공개하고 있지만, 엄밀히 말해 이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시작한 것"이라며 "특히 파키스탄과 거래해 농축기술을 얻어낸 사람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김정은은 북한의 핵 역량을 노출하고 이슈화하는데 능하다며, 선대와는 매우 다른 방식으로 이를 과시해 왔다고 언급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평양에서 북한 핵 과학자들을 환영하는 퍼레이드를 벌였던 예를 들며, 하지만 이런 방식은 북한인들의 기대치를 높여 핵과 미사일을 넘어 더 나은 삶과 자유를 갈구하게 된다고 지적하고, 김정은이 현재 주민들의 이런 욕구를 어느 정도는 해소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김정은은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등 전례 없는 행보를 자국민들에게 보여주면서, 현실은 어렵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결국은 원하는 지점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계속 갖게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 주변에 전략적 사고와 추진력을 겸비한 유능한 보좌진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김정은 리더십'의 큰 결함이라고 꼽았다. 최고 권력에 도전할 수 있는 '잠재적 내부자의 위협'을 사전에 차단해야 하는 북한 정권의 속성이 김 위원장 대에 이르러 훨씬 강화돼, 주목받는 '기술형 관료(테크노크라트)'가 설 자리를 완전히 잃었다는 지적이다.

로렌스 코브 전 미 국방부 차관보는 "김 위원장이 최근의 코로나19 사태를 비롯한 각종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지도자가 아니며, 그렇다고 문제 해결을 주도할 수 있는 전문 관리들을 곁에 두려고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능력 있는 인사들을 측근으로 둘 경우 자신의 권력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불안감을 김정은 지도력의 근본적인 한계로 보는 시각이다.

설령 그런 인물로 인적 개편을 하더라도 관리들의 소신 발언이 어려운 1인 지배체제 강화에만 매달리는 것 역시 워싱턴의 전문가들이 김정은의 지도력을 혹독하게 비판하는 중요한 이유다.

코브 전 차관보는 북한 관리가 김정은의 행동을 잘못된 것으로 규정하고 이를 말리면서 지도자의 위상을 손상시킬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지도력에 심각한 문제를 제기해온 미 전문가들은 이 모든 결함에도 불구하고 김 위원장이 기존 정책을 절대 변경할 수 없다는 데 심각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연구원은 "김정은이 자신의 정책과 결정을 수정할 기회가 있었지만, 문제에 봉착해 여전히 이념과 군중을 동원하는 선대의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김정은의 오판이 이어져도 북한 체제의 초점은 그의 권력을 영구화하는 데 맞춰져 있다"며 "김정은을 자국민의 고통을 방치한 채 오직 정권 유지에만 집중하는 현대사 최악의 지도자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medialy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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