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속에서도 대북 영향력 가진 중국과의 의사소통 중요"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오는 11월 3일 미국 대선까지 당분간 북미협상 재개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차기 미국 행정부는 중국과 러시아 등이 포함된 6자회담과 같은 다자협상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전 한미연합사령관의 제언이 나왔다.
커티스 스캐퍼로티(Curtis Scaparrotti) 전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은 8일(현지시각) 미국 민간연구기관 스팀슨센터가 주최한 화상회의에서 한반도 내 미국의 역할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미국 민간연구기관 스팀슨센터가 8일(현지시각) 개최한 화상회의에서 커티스 스캐퍼로티 전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09.09 [사진=화상회의 화면 캡쳐/RFA] |
그는 향후 북미협상 전망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문에 "미국 대통령 선거가 있는 11월까지 별 다른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미 대선에 앞서 북한이 도발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스캐퍼로티 전 사령관은 특히 "한반도에 평화적인 해법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차기 미 행정부가 제재를 통한 최대 압박을 유지해야 하며, 동시에 동맹국뿐만 아니라 중국, 러시아 등 이해 당사국들을 포함시킨 다자적 접근(multinational approach)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최대 무역국으로 가장 큰 경제적 영향력을 가진 중국이 북한과 갈등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북한의 판단을 돌릴 수 있는 주요 국가라는 점을 역설하고 미중 갈등 속에서도 대북 협상에 대한 중국과의 의사소통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스캐퍼로티 전 사령관은 현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고 평가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이미 타격을 받은 북한 경제 상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자체 국경 봉쇄로 더욱 악화됐다며, 김 위원장이 자신의 권력과 군사력을 유지하면서 주민들에 대한 외부 정보를 통제하기에 역부족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미동맹의 중요성과 함께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북한의 미사일 능력 대처에 대한 어려움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중국, 러시아 등의 군사적 기술의 급속한 발달로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군사적으로 지배적인 위치에 오르기 어려운 때가 됐다며, 한미동맹을 강화시키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언급했다.
또한 대북 외교정책과 코로나 19로 축소된 한미연합훈련으로 인한 장기적 영향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면서 정상적인 훈련으로 복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종료된 한미연합훈련은 코로나19로 미국 본토 증원 병력 및 인도태평양사령부, 주일미군 소속 병력의 한국 입국이 불가능해지면서 일부 계획에 차질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