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사회 서울시

속보

더보기

[오승주의 수선전도]율곡의 '시무6조'와 조은산의 '시무7조'

기사입력 : 2020년09월03일 16:23

최종수정 : 2020년09월03일 21:48

청와대 청원에 올라온 진인 조은산 '시무7조' 화제
통치자가 새겨야할 뼈아픈 소리

[편집자] 수선전도(首善全圖)는 조선의 수도 한양을 목판본으로 인쇄한 지도입니다. 대동여지도를 제작한 고산자(古山子) 김정호가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쪽 도봉산부터 남쪽 한강에 이르기까지 당시 서울의 주요 도로와 동네, 궁궐 등 460여개의 지명을 세밀하게 묘사했습니다. 수선전도에 있는 지명들은 지금도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오승주의 수선전도'는 이 지도에 나온 동네의 발자취를 따라 지명과 동네에 담긴 역사성과 지리적 의미, 옛사람들의 삶과 숨결 등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오늘 숨가쁜 삶을 사는 우리 자신을 되돌아볼 계획입니다.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시무 7조'가 화제다. 먼지같은 사람이라는 뜻의 '진인(塵人) 조은산'이 정부를 비판한 '시무 7조'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리면서 '시무'가 주목받고 있다.

시무(時務)의 사전적 의미는 ▲시급한 일 ▲그 시대에 중요하게 다뤄야 할 일이다. 종합하면 '시급하면서 그 시대에 중요하게 다뤄야 할 일'이다. 왕조시대에서 시무는 관리들이 왕에게 정책건의를 하는 책문이었다. 벼슬길에 나아가지 못한 양반은 상소로 시무를 대신했다.

한국사에서 유명한 시무는 몇가지가 있다. 가깝게는 조선 선조시절 율곡 이이가 올린 '시무 6조'다. 고려시대에는 나라의 기틀을 세운 최승로의 '시무28조'가 대표적이다. '시무'라는 의미를 각인케한 것은 통일신라시대 최치원의 '시무10조'다.

◆율곡 이이가 진언한 '시무6조'

조선 선조 16년(1583년) 2월1일. 율곡 이이의 시무책(時務策)이 임금에게 건의된다. 내용은 이렇다.

'병조 판서 이이가 입대(入對)하여 시무 6조를 진달했는데, 1.현능(賢能)을 임용할 것 2.군민(軍民)을 양성할 것 3.재용(財用)을 충족시킬 것 4.번병(藩屛)을 굳건히 할 것 5.전마(戰馬)를 준비할 것 6.교화(敎化)를 밝힐 것이었다.'

이른바 '10만 양병설'의 모태가 되는 이이의 '시무6조'다. 내용은 간단하다. ▲임현능(任賢能) - 어질고 똑똑한 인물을 임용할 것 ▲양군민(養軍民) - 군사와 백성을 양성할 것 ▲족재용(足財用) - 국가 재정을 충족시킬 것 ▲고번병(固藩屛) - 국경을 견고하게 지킬 것 ▲비전마(備戰馬) - 전쟁에 쓸 군마를 준비할 것 ▲명교화(明敎化) - 백성을 가르쳐 좋은 방향으로 나가게 할 것이다.

그런데 선조의 대답이 두루뭉술하다.

'상(임금)이 그 글을 비변사에 내리면서 일렀다. "이 글의 내용을 보니 나라를 위한 정성이 지극하다. 나도 할 말이 있는데, 단적으로 말하면 위로 공경(公卿)에서부터 아래로 사대부에 이르기까지 뇌물을 주거나 개인적인 일로 청탁하는 행위가 없다면 무위의 정치를 펼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른바 현능한 자를 임용하는 것도 여기에 달려 있고, 군민을 기르는 것도 여기에 달려 있고, 재용을 충족시키는 것도 여기에 달려 있고, 번병을 굳건히 하는 것도 여기에 달려 있고, 전마를 준비하는 것도 여기에 달려 있고, 교화를 밝히는 것도 여기에 달려 있다. 그렇지 못하면 아무리 훌륭한 법이나 아름다운 뜻이라 하더라도 다시 시행될 수가 없을 것이고, 날마다 옛법을 고친다 하더라도 유익함이 없고 헛수고만 하게 될 것이다."'

요약하면 대략 이렇게 해석된다 "다 좋은 말인데, 나도 할 말이 있다. 영의정을 비롯한 고위관료와 벼슬을 맡았든 말든 양반 사대부들이 깨끗하면 왕이 걱정없이 정치를 펼칠 수 있을 것이다. 신하들이 잘하면 시무6조, 이런 것을 올리지 않아도 다 잘 돌아가니 다들 잘 하도록 해라."

선조는 이이의 시무 6조를 '공자님 말씀'으로 듣고, 큰 신경을 쓰지 않았다. 이 가운데 양군민(養軍民)과 비전마(備戰馬) 부분이 정치쟁점화되면서 가뜩이나 당시 으르렁거리던 동인(東人)과 서인(西人)의 힘겨루기가 시작된다.

이른바 '10만 양병설'로 대표되는 '양군민(養軍民)과 비전마(備戰馬)'는 동인과 서인의 대립으로 이어지며 결론을 내지 못하다가 9년 뒤인 1592년, 조선은 임진왜란의 참화를 맞게 된다.

율곡 이이의 '시무6조'는 처음 발간된 선조실록에는 없다. 이후 간행된 '선조수정실록' 2월 1일자에 내용이 들어 있다. 선조실록에는 내용이 없고, 선조수정실록에 '시무6조'가 서술된 까닭은 무엇일까. 집권당에 따라 실록 편찬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조선왕들의 실록 가운데 집권당이 바뀌면서 수정이나 개수 등의 꼬리표를 단 임금은 5명이다. 선조(선조 수정)와 광해군(광해군 중초본·정초본), 현종(현종 개수), 숙종(숙종보궐정오), 경종(경종 수정)이다. 당파가 본격화된 선조 이후에 벌어졌다.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 선조 때 시무6조를 건의한 율곡 이이의 모습. 현재 한국은행 5000원권에 사용되는 초상화다. <자료=한국은행 화폐박물관> 2020.09.03 fair77@newspim.com

이이는 서인의 정신적 지주였다. 실록은 선왕 사후 후대왕이 편찬한다. 선조실록은 광해군 때 정권을 잡은 동인에서 갈라진 북인이 처음 만들었다. 이후 광해군이 쫒겨난 뒤 정권을 잡은 서인들이 선조수정실록을 편찬했다. 당연히 서인의 정신적 지주였던 율곡 이이는 북인이 저술한 선조실록에는 거의 무시됐지만, 서인이 주도한 선조수정실록에서는 비중있게 나온다.

북인이 만든 선조실록에서는 이이의 사망에 대해 '이이가 죽었다'(이이졸·李珥卒)는 단 세글자로만 나온다. 반면 서인이 편찬한 선조수정실록에는 이이의 인품과 학문적 성취 등에 대해 자세히 언급한다.

선조수정실록에 기록된 이이의 시무6조에 대한 선조의 평가가 뜨뜻미지근했던 이유는 당시 집권세력은 유성룡을 비롯한 동인이었다. 선조가 이이의 시무 6조를 귀담아 듣지 않았던 것은 집권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굳이 받아들일 필요가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이는 '시무 6조'를 건의한 지 1년만인 선조 17년 음력 1월16일 (1584년) 사망한다. 서인이 편찬한 선조수정실록 1월 기사에는 이조판서 이이의 졸기(사망을 알리는 글)가 길게 설명돼 있다.

숨이 끊어질 때까지도 임금에 간언한 '시무 6조'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아들과 제자들에게 한 것으로 나온다.

'(이이가) 억지로 일어나 입으로 육조(六條)의 방략(方略)을 불러주었는데, 이를 다 받아 쓰자 호흡이 끊어졌다가 다시 소생하더니 하루를 넘기고 졸하였다. 향년 49세였다.'

'이이는 서울에 집이 없었으며 집안에는 남은 곡식이 없었다. 친우들이 수의와 부의를 거두어 염하여 장례를 치룬 뒤 조그마한 집을 사서 가족에게 주었으나 그래도 가족들은 살아갈 방도가 없었다. 서자 두 사람이 있었다.'

숨을 거둔 장소는 서울 대사동이다. 현재 인사동 초입부근으로 추정된다.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 수선전도에 나타난 율곡 이이가 숨을 거둔 장소로 기록된 한양 대사동. 현재 인사동 초입부근으로 추정된다. 2020.09.03 fair77@newspim.com

◆최승로 시무28조·최치원 시무 10조

이이의 '시무 6조'와 더불어 고려시대 최승로의 '시무 28조'도 한국사에서 시무책의 대표로 꼽힌다. 현재 고려사에 28개조 가운데 22개조만 전해진다.

고려사절요 권2 성종원년 6월 '최승로가 시무 28조를 올리다'라는 제목의 기사다. 고려 성종은 즉위하자마자 "임금의 덕은 오직 그 신하들에게 달려있을 따름이다. 짐이 여러 가지 정무를 새로이 거느리게 되어 혹시 잘못된 정치가 있을까 두렵다. 중앙의 5품 이상 관리들은 각자 봉사(封事)를 올려 현재 정치의 옳고 그름을 논하도록 하라."고 명한다.

이에 정광 행선관어사 상주국 최승로(崔承老)가 "신이 시급한 일 28조목을 기록하여 장계와 함께 따로 봉하여 올리옵니다."고 상서한다.

현재 전해지는 시무는 ▲국경을 잘 지킬 것 ▲불교에 미혹되지 말 것 ▲호위 군졸을 줄일 것 ▲세세한 작은 일을 하지 말 것 ▲사무역을 금지할 것 ▲절에서 이자놀이 하지 말게 할 것 ▲향리의 토호를 배척하고 관아를 설치해 다스릴 것 ▲요승을 궁궐에서 내쫓을 것 ▲관리의 관복을 정리하고 백성이 입는 옷도 신분에 따라 규제할 것 ▲승려들의 '갑질'을 폐지할 것 ▲중국의 제도를 가려서 따를 것 ▲백성들의 공역(貢役)을 공평하게 할 것 ▲연등회와 팔관회 등에 동원되는 백성들의 노역을 줄이고 인형을 얼굴에 쓰지 말 것 ▲임금 스스로 겸손할 것 ▲궁중 노비와 마구간 말의 수를 잘 헤아려 결정하고 나머지는 모두 내보낼 것 ▲백성의 고된 부역을 덜어줄 것 ▲신분에 따라 가옥제도를 준수하고 기준에 맞지 않는 집은 헐게 할 것 ▲화려한 불상을 만들고 거래하는 일을 금지할 것 ▲관리의 등용을 차별없이 공평하게 할 것 ▲반드시 필요한 불법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줄일 것 ▲왕이 별도로 지내는 제사를 없앨 것 ▲신분질서를 바로 잡아 법의 엄중함을 세울 것의 22개다.

성종은 최승로의 시무책을 받아 들여 고려의 국가체제 정비를 가속화했다. 중앙정치 기구를 당나라의 3성 6부제를 근간으로 2성6부제로 정비했고, 지방에는 관리를 파견해 중앙정책이 지방까지 미치도록 했다.

시무의 기원은 통일신라 시대의 최치원으로 본다. 당나라 유학파지만 통일신라 시대 골품제에 얽매여 6두품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던 최치원은 진성여왕 시절 시무 10조를 올렸다. 

내용은 전해지지 않지만, 역사학계에서는 최승로의 시무28조가 최치원의 시무 10조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도 분석하고 있다.

상소문 형식으로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언하는 내용의 이른바 '조은산 시무7조' 청와대 국민청원이 28일 오전 정부 답변 기준인 20만명을 돌파했다.[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따지고 보면 율곡 이이, 최승로, 최치원 등이 올린 시무는 복잡한 내용이 아니다. 왕조사회에서 임금이 해야할 기본을 읊은 것일 뿐이다. 하지만 분명 귀에 거슬리는 말임은 분명했을 것이다.

'조은산의 시무7조'는 왕조시대 문체를 빌려 현 시대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물론 지금은 왕조시대가 아닌 민주사회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비판도 자연스럽다. 그러나 한낱 백성의 장난스러운 치기로 웃고 넘기기엔 통치자가 새겨야 할 뼈아픈 대목이 많다.

fair77@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기후동행카드, 고양·과천도 30일부터 [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가 오는 11월 30일 첫 차부터 고양시와 과천시까지 서비스를 확장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로써 서울~고양~과천을 오가는 시민들도 월 5만~6만원대로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지난 1월 27일 서울 지역을 대상으로 출발한 기후동행카드는 3월 30일 김포골드라인, 8월 10일 진접선·별내선까지 확대됐다. 서울 공동생활권인 인구 100만의 대규모 도시 고양시와 지리적으로 서울시와 경기남부의 길목에 위치한 과천시까지 연결됨에 따라 수도권으로 본격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시는 기대한다.  서울 외 지역 기후동행카드 이용 가능 도시철도 구간 [이미지=서울시] 서울시와 고양시, 과천시는 지난해 2~3월 기후동행카드 참여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후속 논의를 통해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마련하고 11월 30일 고양시(3호선·경의중앙선·서해선), 과천시(4호선)의 기후동행카드 참여를 확정지었다. 관계기관들과 함께 시스템 개발·최종 점검을 완료했다. 이번 확대로 3호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역에서 서울시 송파구 오금역까지 모든 역사(44개)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경의중앙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역에서 구리시 구리역까지 34개 역사, 서해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역에서 서울시 강서구 김포공항역까지 7개 역사, 4호선은 남양주시 진접역에서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역사까지 34개 역사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다. 이에 더해 현재 기후동행카드 서비스 범위에 이미 고양시를 경유하는 서울 시내버스 28개 노선과 과천시를 경유하는 6개 노선이 포함돼 있음을 고려하면 서울과 고양·과천을 통근·통학하는 약 17만 시민의 이동 편의가 더욱 증진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용범위가 대폭 확대되면서 과천·고양 등 시민들도 기후동행카드의 다양한 문화 혜택을 동일하게 누릴 수 있다. 과천시 4호선 확대로 대공원역도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 만큼 방문 시 서울대공원 50% 할인 등 혜택을 참고하면 된다.  기후동행카드는 올해 1월 23일 서비스 시작 이후 70일 만에 100만 장이 팔리는 등 시범사업 단계부터 큰 호응이 확인된 바 있다. 7월부터 본사업에 들어가면서 청년할인권·관광객을 위한 단기권 등 다양한 혜택이 더해졌다. 평일 최대 이용자가 65만명이 넘어가는 등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서울시는 고양·과천 지하철 적용을 시작으로 수도권 시민들에게도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협의·시스템 개발 검토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향후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확장을 위한 타 경기도 지자체와의 논의 역시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고 시는 덧붙였다.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하려면 안드로이드 기반 휴대전화에서 '모바일티머니' 앱을 무료로 다운받아 충전하면 된다. 실물카드는 서울교통공사 1~8호선 고객안전실, 지하철 인근 편의점 등에서 구매한 후 서울교통공사 1~8호선, 9호선, 신림선·우이신설선 역사 내 충전기에서 권종을 선택·충전 후 사용할 수 있다.  기후동행카드의 고양시, 과천시 확대 등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고양시(031-909-9000), 과천시(02-3677-2285), 서울시 120 다산콜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윤종장 서울시 교통실장은 "김포·남양주·구리에 이어 고양·과천 확대로 경기도 동서남북 주요 시군까지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대중교통 혁신이 이어지고 있다"며 "교통비 절감·생활 편의·친환경 동참 등 일상 혁명을 수도권 시민들까지 누릴 수 있도록 수도권 지역 서비스 확대·편의 향상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kh99@newspim.com 2024-11-21 11:15
사진
김승연 회장, 시흥R&D캠퍼스 첫 방문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해 5월 공식 출범한 한화오션 사업장을 처음 찾았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이 20일 '한화오션 중앙연구원 시흥R&D캠퍼스'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김승연 회장(가운데)이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를 방문해 임직원들과 오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현장을 둘러본 김 회장은 미국 등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초격차 기술경쟁력 확보를 강조했다. 해양 탈탄소 시대를 선도할 그린십(Green Ship) 기술과 방산 기술 혁신으로 조선·해양 분야에서 지속가능한 글로벌 강자로 자리매김할 것을 주문한 것이다. 이날 행사에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 손영창 한화오션 제품전략기술원장도 참석했다. 김승연 회장과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의 상업용 세계 최대 공동수조를 방문해 시연을 지켜보고 있다.[사진=한화그룹]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는 상업용 세계 최대 규모의 공동수조와 예인수조, 국내 유일의 음향수조 등 첨단 시험 설비를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조선·해양·방산 분야 친환경 초격차 기술 개발을 선도하는 핵심 연구 거점이다. 기술 리더십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김승연 회장이 시흥R&D캠퍼스를 찾은 이유이기도 하다.  김승연 회장은 먼저 공동수조(Cavitation Tunnel)를 방문해 연구진의 시연을 지켜봤다. 상업용 세계 최대 규모의 한화오션 공동수조는 길이 62m, 높이 21m의 대형 터널로, 최대 출력 4.5MW 모터와 3600톤의 물을 통해 최대 15m/s의 유속을 형성할 수 있다. 특히, 선박의 추진력을 높이고 수중 방사 소음을 줄이는 연구 성과는 함정의 은밀성과 생존성을 강화하는 방산 기술 개발에도 활용되고 있다. 예인수조를 방문한 김 회장은 임직원들과 함께 수조 내 모형선을 끄는 예인전차에 탑승해 고품질 선박 성능 시험을 참관했다. 한화오션의 예인수조는 길이 300m·폭 16m, 담수량 3만3,600톤으로 세계 최대 규모 최신 시설을 자랑한다. 상선, 함정 등 다양한 선박의 저항, 운동, 조종 성능 등에 맞춤식으로 시험할 수 있다. 김승연 회장이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 예인수조를 둘러본 후 임직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김 회장은 이 날 임직원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여러분은 한화그룹의 자산이자 대한민국 산업의 자산"이라며 "대한민국의 국익과 국격에 기여한다는 뜨거운 사명감을 갖고 연구에 임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더 밝게 빛날 한화의 미래에 조선해양 부문이 가장 앞에 서 있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한화 가족 모두는 우리 그룹의 일원으로서 함께 나아갈 한화오션의 미래에 큰 기대를 가지고 있다. 여러분이 가진 무한한 잠재력과 기술 역량으로 새 시대를 선도해 나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승연 회장은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동일한 형상으로 축소된 프로펠러 모형을 제작하여 다양한 성능을 예측·평가하는 모형제작워크샵에 대한 설명도 들었다. 이곳에서 김승연 회장은 한화오션이 수출형 모델로 독자 개발한 2000톤급 잠수함 모형에 'K잠수함 수출로 글로벌 No.1 도약을 기원합니다'라고 적고 친필 서명하며 해외 수출 성공을 기원했다. 한화오션의 2000톤급 잠수함은 현존하는 디젤 잠수함 중 최고로 평가 받는 장보고-III 플랫폼에 기반해 자체 개발한 중형급 잠수함으로 최신 기술과 다양한 요구사항을 적용한 모델이다. 김승연 회장은 직원 식당에서 임직원들과 오찬도 함께 했다.  김승연 회장이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를 방문해 임직원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김 회장은 이 날 한화오션 임직원들에게 "한화는 여러분들이 마음껏 연구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거친 파도를 막아주는 든든한 방파제가 될 것"이라며 굳건한 신뢰의 뜻을 전했다. 한화오션은 시흥R&D캠퍼스의 첨단 인프라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해양 솔루션을 개발하고 미래 해양 산업의 변화를 주도하는 글로벌 오션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도약하기 위한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aykim@newspim.com 2024-11-20 15:3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