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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주의 수선전도] 상소 하나가 뒤흔든 수도이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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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하 천도 꿈꿨던 광해군...극렬 반대에 수도이전 무산
서경 수도이전 놓고 내전까지 벌인 '묘청의 난'
수도이전은 '국민적 합의'...쉽게 말할 사안 아냐

[편집자] 수선전도(首善全圖)는 조선의 수도 한양을 목판본으로 인쇄한 지도입니다. 대동여지도를 제작한 고산자(古山子) 김정호가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쪽 도봉산부터 남쪽 한강에 이르기까지 당시 서울의 주요 도로와 동네, 궁궐 등 460여개의 지명을 세밀하게 묘사했습니다. 수선전도에 있는 지명들은 지금도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오승주의 수선전도'는 이 지도에 나온 동네의 발자취를 따라 지명과 동네에 담긴 역사성과 지리적 의미, 옛사람들의 삶과 숨결 등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오늘 숨가쁜 삶을 사는 우리 자신을 되돌아볼 계획입니다.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광해군 4년(1612년) 음력 8월6일. '한 장의 상소'가 나라를 뒤흔든다. 상소를 올린 사람은 선왕인 선조 때부터 왕릉을 정하는 등 왕실의 풍수지리를 도맡았던 지관(地官) 이의신(李懿信)이었다.

이의신의 상소로 임진왜란 이후 어수선하던 정국은 격랑에 휩싸인다. 상소 내용은 다름 아닌 '천도(遷道)', 수도이전이다.

◆광해군, 교하천도의 꿈 

이의신의 상소 내용은 '한양의 지세가 다했으니 교하로 수도를 옮겨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교하는 지금의 파주 일대다. 조선시대에는 현재 파주시내와 운정 신도시(옛 교하읍), 탄현면 일대를 아우르는 지역으로 추정된다. 임진강과 한강이 맞닿고 서해가 인접한 넓직한 장소로 현재는 북한과 맞닿은 초접경지다.

이의신의 상소는 조선왕조실록 등 역사서에 전문이 나와 있지는 않다. 하지만 상소 이후 광해군은 신하들에게 "의논해보라"고 내려보낸다. 이후 예조판서 이정귀가 광해군에게 '수도이전 불가'를 강하게 주장하는 조선왕조실록 기록에서 이의신의 상소내용을 엿볼 수 있다.

술관 이의신이 상소하여, 도성의 왕기(旺氣·왕성하게 될 징조)가 이미 쇠하였으므로 도성을 교하현(交河縣)에 세워 순행(巡幸·왕의 이동)을 대비해야 한다고 말하니, 왕이 예조에 내려 의논토록 하였다. 예조 판서 이정귀가 회계하기를 "지금 의신은 임진년의 병란과 역변이 계속하여 일어나는 것과 조정의 관리들이 분당하는 것과 사방의 산들이 벌거벗은 것이 국도의 탓이라고 합니다. 풍수의 설을 받들어 믿을 만하고 가능치도 않은 일들이 낱낱이 맞는다 하더라도 도성을 옮기는 일은 막중 막대한 일이니, 비록 곽박이 건의하고 이순풍이 계책을 세웠다 하더라도 오히려 경솔히 의논하지 못할 것인데 더구나 의신의 방술에 대한 수준을 아는 사람이 누가 있습니까."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 1764년 이명유가 소지하던 교하군읍지(交河郡邑誌) <자료=한국학자료포털> 2020.07.30 fair77@newspim.com

이의신은 상소에서 '임진왜란이 발생했고, 조정의 대신들이 당파로 나눠 서로 싸우는 등 이유가 한양의 지기(地氣·땅의 기운)가 다해 그런 것이니 풍수지리를 참고하면 수도를 파주 교하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해군은 '교하천도'에 대해 부정적이지 않았다. 애초부터 교하천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었다면 왕기를 흩트리고 백성을 현혹케 한다는 이유로 '역적'으로 몰아 단박에 이의신을 처단했을 것이다.

'이의신의 상소내용을 논의하라'고 내려보낸 자체가 광해군도 수도이전에 대한 의지가 상당했다는 점을 나타내는 대목이다.

예조판서가 대표로 나섰지만, 신하들의 교하천도에 대한 반감은 상상이상이었다. 이정귀의 답변에는 가시가 돋혔다. 고려시대 수도이전 논란으로 내전으로 발전한 '묘청의 난'을 들먹이며 '자칫하면 반란으로 왕위에서 물러날 수도 있다'는 경고까지 한다.

다시 이정귀의 발언이다. "소장이 들어오면서부터 사람들이 마음을 안정하지 못하고 서로 뜬소문에 동요되어 더러는 '성상께서 이 말을 믿는다' 하고, 더러는 '새 궁궐에 나가지 않는 것은 이 말 때문이다' 하여, 원근이 모두 놀래고 현혹되어 분위기가 좋지 않습니다. 이단이 국가에 해독을 끼치는 일이 예로부터 그러했으니, 고려 말엽에는 요승(妖僧) 묘청(妙淸)이 음양의 설로 임금을 현혹하기를 '송경(松京·개경)은 왕업이 이미 쇠퇴하였고 서경(西京·평양)에 왕기가 있으므로 도읍을 옮겨야 한다.'고 하여 드디어 새 궁궐을 서경 임원역에 지었으나 끝내는 유참 등의 변란이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예전의 고사도 이와 같은데, 어찌 경계할 일이 아니겠습니까."

광해군은 불쾌했다. 그래도 수도이전에 대한 의지는 꺾지 않는다.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 광해군이 수도이전지로 삼은 교하지역의 옛지도. 관해군인 임진왜란 이후 수도이전을 통해 조선의 제2건국을 꿈꿨다. 지도는 1872년 만들어진 작자미상의 조선후기 지방지도. <자료=서울대규장각한국학연구소>2020.07.30 fair77@newspim.com

왕이 다시 하명한다. "예로부터 새로 도성을 세운 제왕이 많았으니 본디 세웠던 도성을 아주 버린다는 뜻은 아니다. 터무니없고 근거도 없는 말로서 이 말을 믿는다고 임금을 지척하니 너무 놀랍다. 앞으로는 이러한 말을 경솔하게 내지 말도록 하라. 소장의 끝에 있는 회계의 일은 마음을 가라앉힌 다음 상의하여 의계토록 하라." (광해군일기 정초본 59권, 광해 4년 11월15일 을사 2번째 기사)

한바탕 난리가 난 지 두 달이 지난 광해군 5년(1613년) 음력 1월 3일. 광해군은 수도 이전을 본격 추진한다. 임진왜란 이후 의정부를 대신하여 국정 전반을 총괄한 실질적인 최고의 관청인 비변사에 비밀하교를 내린다. 하교는 '수도이전을 할 교하지역 산세를 탐색하고 그려오라'는 것이다.

광해군일기 정초본 62권 신유 3번째 기사다. 왕이 비밀로 비변사에 전교한 내용이다.

"자고로 제왕들은 반드시 성읍을 따로 건설하여 예기치 않은 일을 대비하였으니, 도읍 옮기는 것을 이르는 것이 아니다. 교하는 강화를 앞에 마주하고 있고 형세가 심히 기이하다. 독성산성의 예에 따라 성을 쌓고 궁을 짓고는 때때로 순행하고 싶다. 대신과 해조 당상은 헌관·언관·지관과 같이 날을 택해 가서 살피고 형세를 그려 오라."

왕의 비밀지시가 내려오자 조정은 쑥대밭이 된다. 신하들은 당파를 초월해 모처럼 '한마음'으로 벌떼처럼 들고 일어난다. 논쟁은 2년 넘게 이어진다. 광해군은 "주나라는 만세가 우러러 본받는 나라인데 호경과 낙양이 있었고, 지금 명나라에도 남경과 북경이 있다. 의신이 국가를 위하여 큰 계획을 진달한 것은 이궁(離宮)을 창건하자는 데 불과할 따름이다"(광해군일기 정초본 79권, 광해 6년(1614년) 6월 14일)라면서 반발을 일단 피해가려 하지만, 신하들의 끈질긴 반대로 끝내 교하천도는 무산된다.

예조판서 이정귀를 비롯한 신하들의 '왕위를 내놓을 수도 있다'는 경고가 예언으로 돌아온 것일까. 천도론을 꺼낸 광해군은 인조반정으로 왕의 자리에서 쫒겨났다.

◆'동전'으로 점을 쳐 정해진 수도 한양

따지고 보면 조선왕조가 세워진 이후 수도로 낙점된 한양도 우여곡절을 겪었다. 한양과 무악(현재 연세대학교 일대), 충남 계룡산 인근의 3곳을 수도 후보지로 정한 조선왕조는 처음에는 계룡산 일대를 수도로 정하고 궁궐 건설까지 착수한다.

'계룡산에 새 도읍을 정하였는데, 기내(畿內)의 주현(州縣)·부곡(部曲)·향소(鄕所)가 모두 81이었다.(태조실록 3권, 태조 2년(1393년) 3월 24일)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 조선 태조와 태종 때 수도이전이 논의될 때마다 거론된 후보지 무악(빨간 표시). 현재 연세대학교 부근이다. <자료=수선전도>2020.07.30 fair77@newspim.com

하지만 신하 하륜이 반대하면서 한양으로 급반전한다. 태조 2년(1393년) 12월 11일 기사다.

"도읍은 마땅히 나라의 중앙에 있어야 될 것이온데, 계룡산은 지대가 남쪽에 치우쳐서 동면·서면·북면과는 서로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또 신이 일찍이 신의 아버지를 장사하면서 풍수 관계의 여러 서적을 대강 열람했사온데, 지금 듣건대 계룡산의 땅은, 산은 건방(乾方·서북방향)에서 오고 물은 손방(巽方·남동쪽)에서 흘러간다 하오니, 이것은 송나라 호순신이 이른 바, '물이 장생을 파하여 쇠패가 곧 닥치는 땅'이므로 도읍을 건설하는 데는 적당하지 못합니다."

다시 말해 도읍을 정한 계룡산 땅이 크게 보면 한반도 중심부가 아니라 남쪽에 치우쳐 있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물길이 좋지 않아 도읍지로 부적합하다는 주장이다.

태조는 그 말을 듣고 다시 도읍지를 물색해 조정 대신들의 갑론을박 끝에 현재 한양도성으로 정하고 수도를 정하게 된다.

그런데 한양은 천도(1394년) 이후 5년만에 다시 수도의 지위를 내주게 된다. 2차례에 걸친 '왕자의 난' 이후 명분과 눈치상 곧바로 왕위에 오르지 못한 태종 대신 잠시 왕위에 오른 정종이 개경으로 환도해 버린다.

임금이 종친과 좌정승 조준 등 여러 재상들을 모두 불러 서운관에서 올린 글을 보이고, 또 피방해야 될지의 가부를 물으니, 모두 피방하여야 된다고 대답하였다. 임금이 어느 방위로 피방하여야 할지를 물으니 대답하기를, "경기 안의 주현에는 대소신료와 숙위하는 군사가 의탁할 곳이 없고, 송도는 궁궐과 여러 신하의 제택이 모두 완전합니다."(정종실록 1권, 정종 1년(1399년) 2월 26일)

태종이 왕위에 오르자 다시 한양천도가 추진된다. 피바람 끝에 왕위에 앉은 태종으로서는 정몽주를 죽였던 일 등을 기억하는 개경 사람들의 시선이 곱지 않았을 터에다, 고려왕조의 향수가 남아 있는 개경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무엇보다 쿠데타로 왕위에 오른 태종으로서는 아버지 태조의 신뢰를 받는 일이 급선무였다. 태조가 공들여 세운 새왕조의 수도 한양으로 돌아가면서 아버지의 뜻을 받든다는 명분도 있고, 개경사람들의 곱지 않은 눈길을 피할 기회로 삼는데 안성맞춤이었을 것이다.

[인천=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인천 강화군 평화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마을 너머로 개성 송악산이 보이고 있다. 2020.06.19 mironj19@newspim.com

개경으로 환도한 지 2년만인 태종 1년(1401년) 음력 7월23일. 태종이 말한다. "내가 한양으로 돌아가겠으니, 서운관으로 하여금 떠날 날을 점치어 알리라."

새 왕조가 열렸다 해도 대소신료들의 주무대는 개경이었다. 어렵사리 집과 재산이 있는 개경으로 돌아왔지만, 다시 2년만에 당시로서는 신도시인 한양으로 왕이 돌아가겠다고 하니 속된 표현으로 '환장할 노릇'이었을 것이다.

만만찮은 반발이 이어졌다. 좌사간 윤사수 등을 순군옥에 가두었다가 용서했다. 4년이 흐른 태종 5년(1405년)에는 의정부에서 '흉년'을 이유로 한양 환도를 반대한다. 태종은 10월에는 반드시 한양으로 돌아갈 것을 천명하고, 우여곡절 끝에 다시 한양은 조선의 수도가 된다.

당시 신하들의 반발이 극심하자 태종은 한양으로 재천도하는 것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동전점'까지 동원한다. 왕들의 조상 신주를 모신 종묘에 가서 동전으로 점을 쳐서 '한양에 다시 갈지 말지'를 결정한 것이다. 동전으로 점을 쳐서 조상들에게 물어보니 '한양으로 다시 돌아가라'는 뜻이 나왔기 때문에 재천도는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태종이 한양으로 재천도하기 1년전인 태종 4년(1404년) 음력 10월 6일. 임금이 종묘 문밖에 나가 여러 사람에게 포고했다.

"이제 종묘에 들어가 송도(개경)와 신도(한양), 무악(현재 연세대 부근) 고(告)하고, 그 길흉을 점쳐 길한 데 따라 도읍을 정하겠다. 도읍을 정한 뒤에는 비록 재변이 있더라도 이의가 있을 수 없다."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 조선 태종은 한양으로 다시 수도를 옮길 때 동전으로 점을 쳐 수도이전의 명분을 만들었다. 사진은 고려 성종 때 주조된 한국 최초의 동전화폐 건원중보(乾元重寶) <자료=한국은행 화폐박물관> 2020.07.30 fair77@newspim.com

점치는 물건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었지만 척전(擲錢)으로 하기로 한다. 척전은 한꺼번에 동전 셋을 던져 1개가 뒷면이 나오고 2개가 앞면이 나오면 단(單)이라 해 작대기 하나 모양으로 표시한다. 2개가 뒷면이 나오고 1개가 앞면이 나오면 탁(拆)이라고 작대기 두개를 나란히 놓은 모양으로 놓는다. 3개가 모두 뒷면이 나오면 중(重)이라 하여 O로 나타낸다.

3개가 모두 앞면이 나오면 순(純)으로 X로 표시한다. 세번 던져 하나의 괘(卦)를 만들어 길흉을 판단했다. 고려 태조 왕건이 개경을 도읍으로 정할 때도 사용했다는 이유 등도 고려됐다.

태종은 신하를 거느리고 종묘에 예배한 뒤 완산군 이천우·좌정승 조준·대사헌 김희선·지신사 박석명·사간 조휴를 거느리고 묘당에 들어가 꿇어앉아 이천우에게 명하여 척전을 던지게 했다. 한양은 2길 1흉이 나왔다. 개경과 무악은 모두 2흉 1길이었다.

동전점을 친 결과 '한양으로 다시 돌아가는 게 맞다'는 조상의 뜻이 나온 셈이다. 드디어 태종은 한양으로 수도를 옮긴다. 다만 정도전이 설계한 경복궁을 꺼려 창덕궁을 지어 이궁으로 삼았다.

◆수도이전 놓고 내전(內戰)까지

한국사에서는 수도이전을 놓고 내전(內戰)까지 벌어진 경우도 있다. 고려 인종 시대 '묘청의 난'은 서경(평양) 천도를 둘러싸고 국론이 둘로 갈라져 전쟁까지 불사한 사건이다.

고려사 열전 권제40 반역(叛逆) 부분에는 묘청에 대한 인물평이 서술돼 있다. 묘청은 서경의 승려로 정지상 등과 풍수지리설을 기반으로 서경천도운동을 벌였다. 당시 임금인 고려 인종이 묘청의 말을 듣고 서경에 궁궐까지 짓고 실제로 이동까지 한다.

그러나 고려사에는 '각종 이변과 재해'가 잇따르자 불안감을 느낀 왕이 수도이전을 본격적으로 하지 않자 인종 13년(1135년)에 묘청이 분사시랑 조광·병부상서 유참, 사재소경 조창언·안중영 등과 함께 서경을 근거지로 삼고 반란을 일으켰다고 돼 있다.

반란은 1년간 이어졌지만 삼국사기를 지은 김부식 등에게 진압된다. 고려사에는 김부식 군대가 진격하자 서경 사람들이 묘청의 머리를 베어 바쳤다고 저술돼 있다.

일제강점기 역사학자 단재 신채호는 조선사연구처에서 '묘청의 난'을 '조선역사 일천년래 일대사건'으로 명명했다. 신채호는 묘청이라는 인물 자체에 대해 높은 평가를 하지는 않았지만, '묘청의 난'에 대해서는 신라시대부터 이어져 온 고유의 낭가사상과 신흥 이데올로기로 떠오른 당시 유교사상이 맞붙은 사건으로 정의했다.

역사학자들의 견해는 여러 해석이 있을 수 있어 잠시 접어두더라도, '묘청의 난' 자체를 놓고 본다면 수도이전은 단순히 지도상 위치를 옮기는 것이 아니라 내전까지 불사할 정도의 복잡다단한 사안임은 분명하다.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의 모습. /김학선 기자 yooksa@

◆헌재 행정수도 위헌판결 핵심은 '국민적 합의'

최근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2004년 헌법재판소는 '신행정수도의건설을위한특별조치법'에 대해 위헌판결(2004헌마554)을 내렸다.

당시 헌법재판소 판결문을 읽어봤다. 세간에서는 '관습헌법'이라는 단어만 뇌리에 남았다 하지만 다시 찬찬히 들여다 본 판결문의 포인트는 '국민적 합의'다.

문자로 형식화한 헌법에 모든 것을 담을 수 없기 때문에 '수도=서울'이라는 관습적 명제를 인용해 서울은 관습헌법적으로 수도이며, 관습헌법도 성문헌법처럼 헌법과 다름없으니 수도를 이전하려면 헌법적 절차를 거치는 게 핵심이다.

헌법을 개정하려면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의 합의와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한 국민투표를 통한 국민의견을 물어야 한다. 즉, 일부 정당과 집권세력의 이해관계에 따라 수도이전을 논의하지 말고 '국민적 합의'를 도출해 헌법에 명시하라는 이야기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4·15 총선에서 압승하면서 180석에 가까운 의석을 차지했다. 하지만 헌법개정에 필요한 전체의석(300석)의 3분의2(200석)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야당과 소통이 필수적이다.

수도이전은 쉬운 일이 아니다. 옛사람들도 곤욕을 치렀다. 한국사에서는 수도이전 이슈로 내전까지 발발했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재산권 등이 걸려 있어 첨예하고 극단적인 논란으로 치닫기 십상이다.

헌법재판소 판결이 최선은 아니지만 16년전 판결문에 드러난 '국민적 합의'라는 문구가 허투루 들리지만은 않는 시점이다.

fair7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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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닉스' 흔든 구글 '터보퀀트'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구글이 공개한 새 기술 '터보퀀트(TurboQuant)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KV(key-value) 캐시를 압축해 메모리 사용량을 최대 6분의 1 수준으로 줄이면서 비용과 속도를 동시에 개선한 것이 핵심이다. 다만 비용 하락이 AI 확산을 자극하는 '제번스 역설'이 작동할 경우,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같은 고성능 메모리 수요는 오히려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AI 인포그래픽=서영욱 기자] ◆메모리 6분의 1로…속도까지 끌어올린 '터보퀸트'27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구글이 지난 24일(현지시간) 공개한 '터보퀀트'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의 핵심 병목으로 꼽히는 메모리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기술로, 비용과 속도를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해법으로 주목을 받는다. LLM은 문장을 생성할 때 이전 대화 내용을 'KV 캐시' 형태로 저장해 활용한다. KV 캐시는 모델이 이미 처리한 단어들의 정보를 임시로 저장해두는 일종의 '작업 메모리'로, 같은 계산을 반복하지 않고 다음 문장을 빠르게 생성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대화가 길어질수록 이 캐시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며 GPU 메모리를 빠르게 소모한다. 그동안 업계는 연산 성능을 높이는 데 집중해왔지만, 실제 서비스 환경에서는 메모리 한계가 속도 저하와 비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터보퀀트는 이 지점을 겨냥한 기술이다. 핵심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식을 바꿔 같은 정보를 훨씬 적은 용량으로 담아내는 데 있다. 기존에는 복잡한 수치 데이터를 그대로 저장했다면, 터보퀀트는 이를 '크기(magnitude)와 방향(direction)'으로 단순화해 표현한다. 구조 자체를 바꿔 압축 효율을 끌어올린 셈이다. 여기에 압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차를 최소한의 정보로 보정하는 방식이 더해졌다. 극히 적은 추가 데이터로 오류를 보정해 정확도를 유지하는 구조다. 이 덕분에 기존 압축 기술의 한계였던 성능 저하 문제를 피할 수 있었다. 구글에 따르면 터보퀀트를 적용하면 KV 캐시 메모리를 최대 6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저장 용량도 기존 16~32비트에서 약 3비트 수준까지 낮아진다. 메모리 사용량이 줄어들면서 연산 속도도 함께 개선돼, 일부 환경에서는 최대 8배까지 처리 속도가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별도의 재학습 없이 기존 모델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메모리주 급락에도…"수요 감소는 과도한 우려"터보퀀트가 공개되자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였다. 메모리 사용 효율이 크게 개선될 경우 향후 반도체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되면서 메모리 관련 종목이 일제히 하락했다. 미국 증시에서는 마이크론을 비롯한 메모리 업체 주가가 급락했고, 국내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동반 약세를 보였다. 다만 반도체업계에서는 이를 구조적 수요 감소로 해석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터보퀀트가 메모리 사용량을 줄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개별 AI 모델 단위의 효율 개선일 뿐 전체 수요 감소로 직결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비용 절감을 통해 AI 서비스 확산을 가속화할 경우 전체 메모리 수요는 증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같은 고성능 메모리는 단순 저장 용량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와 대역폭이 핵심 경쟁력인 만큼, 터보퀀트와 직접적인 대체 관계에 있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메모리 효율화 흐름과는 별개로 고성능 메모리 수요는 성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지난 18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7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HBM4, HBM4E 메모리를 보고 있다. [사진=뉴스핌DB] ◆효율 높일수록 수요 늘어…'제번스 역설' 재현할 수도효율이 높아질수록 오히려 수요가 늘어나는 '제번스의 역설'이다. 기술 발전으로 비용이 낮아지면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결과적으로 전체 수요가 증가하는 현상이다. 이 같은 흐름은 과거 산업 사례에서도 확인된다. 1990년대 인터넷 확산 초기에는 이메일과 디지털 문서 도입으로 종이 사용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실제로는 PC와 프린터 보급, 웹 문서 출력 증가가 맞물리며 오히려 종이 사용량이 급증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효율 개선이 수요 감소로 이어지지 않고 오히려 전체 수요를 확대시키는 '리바운드 효과'의 대표 사례로 보고 있다. AI 역시 유사한 경로를 따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 최근 사례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났다. 저비용·고효율 AI 모델을 내세운 딥시크(DeepSeek) 공개 당시 반도체 업종 주가가 단기 급락했지만, 이후 AI 수요 확대 기대가 반영되며 빠르게 회복세를 보였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터보퀀트로 메모리 사용 효율이 개선되더라도 수요 감소로 직결되기보다는 AI 활용 확대를 통한 수요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컨텍스트 윈도우 확대와 AI 에이전트 확산, 온디바이스 AI 성장 등이 맞물리면서 메모리 수요는 구조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syu@newspim.com 2026-03-27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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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수준" 담뱃값 1만원 유력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정부가 담뱃값을 1만원 수준으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는 동시에 술에도 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흡연과 음주를 동시에 관리하는 '건강세' 확대 정책으로, 사실상 국민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가격 규제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보건복지부는 27일 국민건강증진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제6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2026~2030)을 확정했다. 이번 계획에는 담배 부담금 인상과 함께 주류에 대한 신규 부담금 도입 검토가 포함됐다. 건강 위해 품목 전반에 대한 가격 정책을 강화해 소비를 줄이고 기금 재원을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서울 영등포 여의도 한 편의점에 진열된 담배. [사진= 이형석 기자] 담배 가격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수준에 맞춰 인상하는 방향이다. 현재 4500원 수준인 담뱃값은 OECD 평균 약 9800원을 감안하면 1만원대까지 오를 가능성이 크다. 2015년 이후 10년 가까이 가격이 동결된 만큼, 정책 현실화 시 체감 인상폭은 상당할 전망이다. 정부는 가격 인상과 함께 표준 담뱃갑 도입, 가향 물질 금지, 전자담배 광고 제한 등 규제도 병행해 2030년까지 성인 흡연율을 남성 25%, 여성 4%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다. 여기에 음주 규제도 동시에 강화된다. 정부는 온라인 '술방' 등 음주를 조장하는 콘텐츠 환경을 개선하고, 청소년의 주류 접근 감시를 강화하기로 했다. 주류 광고 규제 역시 대상과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단순한 캠페인 수준을 넘어 가격·유통·노출 전반을 묶는 구조적 규제로 접근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주류에 건강증진부담금을 새로 부과할 경우 담배에 이어 술까지 '건강세' 체계에 포함되는 구조가 된다. 현재 건강증진부담금은 담배(20개비당 841원)에만 적용되고 있어 제도 확장 시 세제 체계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가격 인상은 소비 감소 유도뿐 아니라 기금 확충이라는 재정적 목적도 동시에 갖는다. 정부는 이 같은 정책을 통해 2030년 건강수명 73.3세 목표를 유지하면서 소득 간 건강 격차를 7.6세 이하로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건강수명이 다시 60대 후반으로 떨어지고, 기대수명과의 격차가 확대되는 등 지표가 악화된 점도 정책 추진 배경으로 작용했다. 다만 담뱃값 인상에 이어 주류 가격까지 오를 경우 서민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저소득층일수록 흡연·음주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역진성 논란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소비 위축과 함께 유통시장 변화, 편의점·외식업계 매출 영향 등 파급효과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이번 정책은 건강 증진과 재정 확보라는 명분과 생활물가 상승 부담 사이에서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hkj77@newspim.com 2026-03-27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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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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