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요구↑
"격상요건, 참조지표일 뿐…상황 주시하며 지속 논의 중"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일일 확진자 수 100~200명 이상, 1주 2회 더블링(일일 확진자 수가 2배 증가) 발생'.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요건이다. 다만, 방역당국은 이에 대해 어디까지나 참조지표일 뿐,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라고 한다. 최근 2주간 신규 확진자가 하루 평균 162명까지 증가하면서 거리두기 단계 강화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방역당국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4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유행 상황을 보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에 대한 검토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이어 "3단계 격상에 대해서는 계속적인 위험도에 대한 평가와 필요성, 시기에 대해 매일 검토하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내에서 협의하고 있다"며 "시기를 놓치지 않게, 위험도에 대한 평가와 또 실행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 그리고 3단계 조치 시 범위와 방법에 대해 검토하고 의사 결정을 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 [사진=윤창빈 사진기자] |
최근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평균 300명을 넘나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의료계는 물론 이제 정치권에서도 3단계 격상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정부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3단계 격상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이 너무 크다는 이유에서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하에서는 필수적 사회경제활동을 제외한 모든 활동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10인 이상 집합·모임이 금지되고, 스포츠 경기도 중지된다. 공공다중시설 운영이 중단되고, 민간다중시설 중에서도 고·중위험시설은 운영할 수 없다. 학교나 유치원, 어린이집의 경우에는 원격 수업을 하거나 휴업해야 한다. 공공기관·기업은 필수인원 외 전원 재택근무에 들어가고, 민간기관 및 기업에 대해서도 필수인원을 제외한 전원에 대해 재택근무가 권고된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마저 나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결정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3단계 격상은 결코 쉽게 말할 수 있는 선택이 아니다"라며 "일상이 정지되고 일자리가 무너지며 실로 막대한 경제 타격을 감내해야 한다. 의료체계까지 무너질 수 있다"고 고 말했다.
그러면서 3단계 격상 가능성에 대해 "지금 단계에서 막아내지 못한다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격상될 수밖에 없다"며 "최악의 상황까지 가지 않도록 모두가 힘을 모아달라"고 했다.
상황이 이러하니 방역당국으로서도 '검토 중'이란 말만 되뇌일 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모습이다.
정 본부장은 "3단계 격상요건에 대해서는 현재는 2주간 일일 평균 100명~200명 정도, 그리고 1주에 두 번 이상의 더블링되는 그런 부분들에 대한 조건들을 참조지표로 사용하고 있다"며 "그러니까 이 기준이 절대적인 그런 기준은 아니다"라고 했다.
1단계에서 2단계로 전환 시에는 환자가 의료체계가 감당 가능한 수준에서 발생하고 있는지를, 2단계에서 3단계로 전환 시에는 감염이 급격하게 대규모로 확산되고 있는지를 다양한 참고지표(일일 확진환자 수, 감염경로 불명 사례 비율, 관리 중인 집단발생 현황, 방역망 내 관리 비율)을 활용해 종합적으로 판단한다는 설명이다.
정 본부장은 "이 외에도 중환자실 여력 및 의료체계의 역량, 고위험시설·인구분포 등 유행 지역의 특성, 사회적 비용, 국민·전문가의 의견도 함께 고려한다"고 덧붙였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여부는 중대본이 결정한다. 중대본은 이 과정에서 이 같은 방대본의 입장을 아주 중요하게 보겠다는 입장이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최근 브리핑에서 "현재 3단계 격상과 관련해 계속해서 예의주시하고 있고, 방대본과 지속적으로 내부 논의를 하고 있다"며 "3단계 적용 여부는 2단계의, 완전한 2단계 적용 부분들의 효과를 보면서 계속해서 논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각계각층의, 또 전문가들의 의견 수렴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절차를 정립한 바는 없다"며 "다만, 지금 운영 중인 생활방역위원회에서 그에 대한 여러 가지 논의가 있을 것이고, 보건의료단체들과도 계속 협의체를 가동하고 있다. 그것을 통해 의료계의 의견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 다음에 방대본의 의견이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라며 "방대본의 의견과 여론 등을 수렴해서 최종적으로는 총리가 주재하는 중대본회의를 통해 3단계 격상과 관련된 내용들이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