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17일 코로나19 확진…보석·집회 허용한 법원에 '불똥'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교회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지난 15일 광복절 대규모 집회를 주도했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도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법원도 난감해졌다. 전 목사에 대한 보석 석방, 광복절 집회 허용으로 법원에 불똥이 튀는 것은 물론 확진 판정을 받은 전 목사의 공판기일에 재판정에 함께 있었던 재판부마저 감염 우려에 자택 대기 상황에 빠지면서다.
18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전 목사는 전날(17일) 오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 목사는 현재 서울의료원에 이송돼 격리병동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전광훈 목사가 광복절인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대한민국바로세우기 국민운동본부·자유연대 주최로 열린 문재인 퇴진 8.15 국민대회에 참석해 만세를 하고 있다. 2020.08.15 mironj19@newspim.com |
앞서 전 목사는 4월 총선을 앞두고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등 불법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졌으나 4월 20일 급사 위험이 있다는 이유 등으로 보석 석방됐다. 당시 재판부는 △5000만원의 보석 보증금 △주거지 거주 제한 △재판 불출석시 미리 법원 허가 △증거인멸 방지 서약서 제출 △사건 관계자와 접촉 금지 △집회·시위 참가 금지 △3일 이상 여행·출국시 미리 허가 등 조건을 내걸었다.
하지만 전 목사는 보석 이후 5월에 경북 상주에서 열린 집회에 참가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여왔다. 특히 광복절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에 참여를 독려하고, 당일에는 직접 무대에 올라가 반정부 발언을 쏟아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사랑제일교회 신도들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300명을 넘어서면서 집회를 부분 허용한 법원에도 불똥이 튀었다. 당초 서울시는 집회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렸으나, 서울행정법원은 민경욱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이끄는 국민운동본부와 보수단체 '일파만파'가 낸 집회금지명령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인용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꼭 법원 때문에 대규모 감염이 일어났다고 비난할 수는 없지만, 비상상황임을 고려해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고 말했다.
검찰은 광복절 집회 이후 전 목사에 대한 보석 취소를 청구했다. 법원의 보석 조건을 명백히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재판부가 즉각 전 목사를 재구속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재판부는 지난 11일 전 목사의 3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는데 전 목사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그날 재판정에 있었던 판사 3명을 포함해 다수의 인원이 혹시 모를 감염 우려에 대비해 자택 대기 중이다. 또 검찰의 보석 취소 청구를 서면으로 대체 심문해 인용한다고 해도, 감염 우려가 높은 교정기관 내 확진자인 전 목사를 당장 구속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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