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릉골프장 개발로 신혼부부·청년 실수요자 1만 가구 공급
경춘선 열차 투입·도로 확장 추진...주변 교통난 해소
"청약 노리는 무주택 실수요자 늘면서 전세난 우려"
[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정부가 서울권 신규택지 개발과 유휴부지를 활용해 총 3만3000가구를 추가 공급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당초 주택공급지로 유력하게 거론된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에선 1만 가구 규모의 주택을 짓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이르면 내년 말부터 이곳에 대한 사전청약 접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용산과 마포, 서초 등 서울에서도 선호지역으로 꼽히는 부지에 수천가구의 주택 공급이 이뤄지면 수요자 관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청약 대기 수요가 늘면서 임대차 시장이 불안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4일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가 이날 발표한 '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공급확대 방안'에는 서울시내에서 태릉CC와 중소규모 신규택지와 유휴부지를 개발해 3만3000가구 공급을 포함하는 내용이 담겼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정부와 여당이 주택공급 대책 일환으로 추진하는 국방부 소유 태릉골프장 부지 2020.08.04 pangbin@newspim.com |
◆ 2021년 태릉골프장 1만 가구 공급...교통개선대책 추진
대상 부지는 ▲태릉골프장(1만 가구) ▲용산구 캠프킴(3100가구) ▲경기 과천 정부과천청사 일대(4000가구) ▲서초구 서울지방조달청(1000가구) ▲서초구 국립외교원 유휴부지(600가구) ▲마포구 서부면허시업장(3500가구) ▲수도권 일대 노후우체국 복합개발(1000가구) ▲상암DMC미매각 부지(랜드마크타워) 등 공공기관 유휴부지 활용 17곳(9400가구)이다.
공급 규모가 가장 큰 태릉골프장은 이르면 내년 말 사전청약이 이뤄질 예정이다. 주된 공급 대상은 신혼부부와 청년 등 무주택 실수요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홍진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은 "태릉골프장의 같은 경우, 사전청약을 내년 말쯤에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입주기준으로는 조금 시간이 걸리겠지만 분양이나 청약의 개념으로 봤을 때에는 물량들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태릉골프장 부지를 개발해 주택을 공급하는 동시에, 지역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원녹지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인구 증가로 인한 지역 교통난을 해결을 위해 광역교통개선대책을 마련했다.
경춘선 열차를 추가 투입(상봉~마석구간)하고, 인근 도로를 확장하는 내용이다. 화랑로 확장과 화랑대사거리 입체화, 용마산로 지하화가 추진된다. 또 북부간선도로 묵동IC~신내IC를 기존 6차로에서 8차로로 확장한다. 아울러 갈매역, 화랑대역 등 인근 지하철역을 연계한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신설을 추진한다. 정부는 서울시와 계획을 구체화하고,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심의를 거쳐 교통대책을 확정할 계획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에 대해 발표를 마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08.04 yooksa@newspim.com |
◆ "용산캠프킴 부지, 조기반환 추진"...임대차 시장 불안 우려도
다만 용산캠프킴을 활용한 3100가구 공급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곳은 당초 주한미군부지로 활용되던 곳으로 아직 반환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는 환경오염실태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이와 관련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이 부지는 미군이 다 이전을 한 상태"라며 "환경 문제에 대해서 양국 간의 협상만 마무리하게 되면 조기반환에는 장애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노원과 용산, 마포, 서초와 같은 서울 주요지역에서 대규모 주택공급이 이뤄지면서 청약을 노리는 실수요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들이 임대차 시장에 머물면서 전세난은 더욱 가중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주택매매시장은 당분간 관망세로 접어들어 들겠으나 대기수요자들이 임대시장으로 이전하면서 임대차시장의 불안요소는 증폭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무주택 실수요자를 분양시장에 대기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이미 가격부담이 커진 주택시장 매입에 무리하게 뛰어들기보다는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분양가 만족도가 높아질 청약을 통한 내 집 마련을 기대할 확률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 및 임대주택에 청약하기 위한 자격이 무주택세대주로 제한되며 이들이 임대차 시장에 머물면서 전·월세 가격의 불안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주택 임대차시장의 가격 모니터링과 불안양상에 대한 대응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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