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뉴스핌] 홍재경 기자 =인천시가 서구 일부지역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시민들은 지난해 붉은 수돗물 사태의 악몽을 떠올리면서 걱정에 휩싸였다.
인천시는 14일 유충 발견 신고가 접수된 서구 검암동 등 일대 2만8262세대 주민들에게 수돗물을 직접 마시지 말라고 안내하고 원인 파악 및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인천시교육청은 이날부터 수돗물 유충 신고가 접수된 서구의 왕길동·당하동·원당동·검암동·마전동 등 5개 동에 있는 유치원과 초·중·고교 39곳의 급식을 중단했다.
인천상수도사업본부[사진=인천시] 2020.07.14 hjk01@newspim.com |
서구 일부지역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9일 부터다.
이후 서구지역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수돗물속 유충 발견 동영상과 글이 잇따르고 있다.
검암동에 사는 한 주부는 "유충이 나온다는 얘기를 듣고 혹시 몰라 샤워기 필터를 확인해 보니 누런 색깔의 벌레가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며 "수돗물 사용을 중단한 상태"라고 말했다.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 서부수도사업소에는 지난 9일부터 이날 까지 "수돗물에서 유충이 보인다"는 신고 12건이 접수됐다. 신고는 당하동과 원당동, 검암동 지역에서 집중됐다.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는 한국수자원공사, 한강유역환경청과 함께 수돗물에서 유충이 나오게 된 원인 파악에 나섰으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부수도사업소 관계자는 "수돗물에서 유충이 나온 사례가 없어 원인 파악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수돗물 공급 전 과정에서 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이번에 발생한 유충이 여름철 기온이 높아졌을 때 물탱크·싱크대와 같이 고인 물에서 발생하는 종류인 것으로만 추정하고 있다.
서부수도사업소는 당장 유충이 발견돼 수돗물을 마실 수 없는 가구에 병입수돗물인 미추홀참물을 지원하기로 했다.
인천에서는 지난해 5월 30일 서울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압장의 전기설비 검사를 위한 수돗물 공급 체계 전환 과정에서 수도관 내부 침전물이 떨어져 서구와 중구 지역 26만1000가구, 63만5000명이 피해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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