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선출 전당대회 완주 의지...대권경쟁 포기 시사
'정치생명 연장 vs 이낙연 대세론' 균열낼지 주목
[서울=뉴스핌] 김현우 기자 =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이 당권 주자인 홍영표 전 원내대표를 만나 전당대회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전당대회에 출마하고 당선이 된다면 2년 임기를 채우겠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차기 대권 경쟁에서 이탈한 모양새다.
홍영표 전 원내대표는 10일 본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김부겸 전 의원을 만나고 왔다"며 "김 전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하겠다고 했고 당선이 되면 임기를 채우겠다고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홍 전 원내대표는 이어 "대권 주자가 전당대회에 나가는 것이 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김 전 의원은 전날 또 다른 당권 주자인 우원식 전 원내대표를 만나 같은 취지로 말했다. 이날 우 전 원내대표는 "전당대회가 대선 전초전 구도로 흐르는 것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김부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가운데)이 10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고(故) 이희호 여사 1주기 추도식에서 헌화하고 있다. 2020.06.10 mironj19@newspim.com |
민주당 당헌에 따르면 차기 당대표가 대권에 도전할 경우 내년 3월 9일에 당대표를 내려놔야 한다. 김 전 의원이 당대표 임기를 채운다는 것은 사실상 차기 대권 경쟁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다만 김 전 의원은 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대표에 당선되면 2년 임기를 채우겠다고 말했다"며 "지금은 이 정도만 말할 수 있다"고 말을 아꼈다.
김 전 의원 행보를 두고 한 재선의원은 '정치적 생명'을 연장하고 차기를 노린다고 해석했다. 그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21대 총선에서 낙선하고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떨어진다면 사실상 정치적 생명이 끝난다"라면서 "오히려 전당대회를 완주한다면 차기 당대표를 노려볼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이낙연 대세론이 형성된 상황에서 당권보다는 대권에 도전하는 것이 낫다는 지적도 있었다.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지금 당권을 나간다는 것은 이기든 지든 대권 도전이 어렵다"라며 "이낙연 대세론이 형성된 상황에서 이 위원장이 가진 대중 지지도를 온전히 흡수할 수 없다. 당권 출마를 접는 것이 그에게 더 득이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수도권 중진 의원도 "김 전 의원은 그의 말마따나 총알이 한 발 밖에 없다"며 "이번 총선에서 낙선한 만큼 원외에서 177명을 이끌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재인·안희정·이재명 3파전 대선 구도로 치러진 지난 대선 경선을 강조했다. 당시 안 후보는 보수 진영에게, 이 후보는 진보진영 지지를 받았다. 3파전을 치른 뒤 선출된 문재인 후보는 역대 최다 득표 기록을 갱신하며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는 "지금 전당대회를 고집한다면 오히려 정치적 생명이 끊길 수 있다"며 "차기 대권경쟁에서 승부를 거는 것이 당의 스펙트럼도 넓힐 수 있고 차기도 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는 이 위원장과 김 전 의원이 차기 대선 경선에서 맞붙는 것이 정권 재창출에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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