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시위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 제출해
"고통이 우리를 파괴하도록 해선 안 된다"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31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 '흑인사망' 시위 현장을 방문했다. 일부 강경 시위자들을 "폭도"(mob)로 칭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대조되는 행보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31일(현지시간) 올린 게시글. [사진=인스타그램] |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시위 현장 방문 사진과 함께 "우리는 고통 속의 국가이지만 고통이 우리를 파괴해선 안 된다. 우리는 분노 속의 국가이지만 분노가 우리를 지배하는 것을 허용해선 안 된다. 우리는 지쳐있는 국가이지만 이 피로가 우리를 굴복시키는 것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이어 그는 "이 고통을 참는 유일한 방법은 모든 고뇌를 목적으로 돌리는 것 뿐"이라며 "대통령이 되면 내가 이 대화를 이끄는 데 도움을 주겠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오늘 내가 간밤의 윌밍턴 시위 현장을 방문한 것과 같이 나는 들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그가 공개한 사진에는 시위 참가자로 추정되는 흑인 남자와 여자 아이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대화하는 그의 모습이 담겼다.
앞서 바이든 전 부통령은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 "인종 불평등에 따른 고통과 분노가 시위를 촉발한 것"이라며 "시위 행위가 우리가 항의하는 이유의 빛을 잃게 해선 안 된다"고 해 일부 강경 시위대를 비판했다.
지난 27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출신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과잉진압에 목이 졸려 숨진 사건이 발생하자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미 전역 75개 도시에서 이어지고 있다. 평화적 시위를 하는 이들이 있는 반면, 폭력과 공공기물 파손·약탈 행위를 일삼는 강경 시위대도 있어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다.
CNN은 바이든 전 부통령의 이같은 행보가 일부 강경 시위대를 "폭도"(mob)라고 한 트럼프 대통령과 대조된다고 꼬집었다.
지난 30일 플로리다주를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나의 행정부는 항상 폭력과 혼란, 무질서에 맞서겠다"며 "우리는 조지 플로이드 유족과 평화적인 시위자들, 예절과 안전·안보를 원하는 법을 준수하는 모든 시민들 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폭도들의 폭력(mob violence)을 멈출 것이다. 차갑게 멈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그는 시위대를 "THUGS"(폭력배)라고 부르며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전이 시작된다"고 트윗해 트위터로부터 경고 딱지를 받기도 했다.
CNN은 바이든이 지난 29일 플로이드 유족과 통화했다고 전했다. 그는 CNN에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러운 시간일텐데 그들의 용기와 은혜에 진심으로 감명을 받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유족과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의 동생 필로니즈 플로이드는 MSNBC방송에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가졌지만 "매우 짧았다"며 "그는 나에게 말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통화는) 힘들었다. 나는 그에게 말을 하려고 했지만 그는 그냥 날 밀어내듯이 마치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듣기 싫다'는 식으로 계속 말했다. 나는 그에게 정의 구현을 원한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