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혁 기자 = 8년간 선수자격 정지처분을 받은 중국 수영스타 쑨양(28)이 도쿄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 매체 시나는 최근 기사를 통해 쑨양이 내년 7월 열릴 도쿄올림픽에 중국 국가대표로 참가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쑨양은 지난 2월 28일 스포츠중재재판소(CAS)로부터 8년간 자격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지난 2018년 도핑검사를 회피하기 위해 혈액 샘플을 파기한 데 대한 합당한 이유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사면초가 상황인 쑨양의 도쿄올림픽 출전 가능성이 고개를 드는 것은 코로나19 때문이다. 쑨양과 변호사들은 지난 2월 CAS의 처분 직후 항소 의사를 밝혔다. 다만 이 내용을 검토하고 최종 판결을 내릴 스위스연방대법원이 하필 코로나 사태로 마비돼버렸다.
중국 쑨양이 자유형 400m에서 4연패를 달성했다. [사진= 광주세계수영 조직위] |
스위스 정부는 코로나 사태가 악화되자 지난 3월 20일자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에 스위스연방대법원은 "3월 21일부터 4월 19일 사이 제소 건은 검토를 모두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쑨양이 CAS를 상대로 항소를 제기할 경우, 그 결론이 언제 날 지 모를 일이 되면서 도쿄올림픽 출전 가능성이 제기됐다.
시나에 따르면 쑨양은 변호사를 대동하고 이미 스위스연방대법원을 세 차례 찾았다. 항소 기간은 CAS 판결 이후 1개월간이지만 코로나 사태로 이 기간이 연장되면서 쑨양으로서는 시간을 벌게 됐다. 코로나19 사태가 가라앉고 항소가 진행되더라도 결판이 날 때까지 얼마나 걸릴 지 모를 일이다. 만약 쑨양이 승소라도 할 경우 도쿄올림픽 출전은 자동으로 가능해진다.
여기에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내년부터 실시할 새로운 규정 하나가 쑨양에 유리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홍콩01에 따르면, WADA는 징계를 받은 선수가 국제경기단체에 처분 경감을 요청할 수 있는 새로운 규정을 내년부터 실시한다. 이에 따라 쑨양이 내년 1월 국제수영연맹(FINA)에 CAS의 처분을 재심해달라고 신청할 명분이 생겼다.
일말의 희망이 있다는 걸 아는 쑨양은 도쿄올림픽 출전을 노리고 현재 훈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나에 따르면 변호사의 조언을 받은 쑨양은 현재 저장성에서 열리는 중국 올림픽대표팀 합숙에도 합류한 상태다.
2012년 런던올림픽 자유형(400m, 1500m)과 2016년 리우올림픽 자유형(200m)에서 금메달을 딴 쑨양은 그간 도핑 의혹이 자주 제기된 선수다. 2018년 9월 IDTM(국제도핑테스트기구) 검사원들이 자택에 들이닥치자 신분확인을 요구하는 등 마찰을 빚었다. 당시 쑨양의 모친이 혈액 샘플을 일부러 파기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돼 파장이 커졌다. FINA가 이를 보고 받고도 단순 경고 처분을 내리자 WADA는 쑨양과 FINA를 CAS에 제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