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각 분야에서 활발한 가운데, 극장가에도 이같은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롯데시네마는 기획전을 개최하며 "관객수가 비교적 적어 좌석에 여유가 있다. 예매 시 기존 예매 완료 좌석에서 2석 이상 떨어진 것을 선택하길 권유하고 있다"고 고지했다. 관객들 사이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을 낮추기 위한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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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기자와 평단을 초청한 시사회도 마찬가지다. '사랑하고 있습니까' 측은 17일 언론시사회를 앞두고 영화관을 변경했다. 참석자 수를 확인한 결과, 기존 관에 여유가 없어서다. 이에 영화사 측은 두 배 더 넓은 관을 대관해 좌석 사이를 비우기로 최종 결정했다. 좌석 간격을 띄워 진행하는 언론시사회는 '사랑하고 있습니까'가 최초다.
관객의 자발적 움직임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근래 극장가 예매 사이트에서 가장 '핫한 좌석'은 양옆이 비어있는 자리다. 예전과 달리 상대방과 한 칸씩 거리를 두고 앉는 게 암묵적인 룰이 됐다. 스크린에서 먼 자리일수록 인기가 없기 마련인데,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상황이 뒤바뀌었다.
실제로 CGV 측은 "요즘 뒷좌석이 우선 예매되는 경향이 있다"며 "혹시 모를 비말 감염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CGV여의도 아르바이트생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손님을 응대하고 있다. 2020.01.30 leehs@newspim.com |
코로나19 감염증이 급격히 확산하는 해외의 경우 극장 차원에서 제도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고 있다.
영국 멀티플렉스 옴니플렉스는 현재 '좌석 분리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관객이 대각선 방향의 자리를 모두 비워 앉도록 해 서로 간격을 1m로 유지하는 거다.
앞서 미국 극장 역시 임시 폐쇄 전 전체 좌석을 줄이는 방침을 내놨다. 대형 극장 체인인 AMC와 리걸시네마, 시네플렉스는 대규모 모임을 금지하는 정부 지침에 따라 관객 수용량을 절반으로 줄인 바 있다. 독립영화 전문 상영관 알라모 드래프트 하우스는 '버퍼(완충) 좌석'을 설치해 관객들이 서로 거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에서는 아직 극장 차원의 제도적 움직임은 없다. 한 극장 관계자는 "현재 평균 좌석판매율이 3%대다. 관객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이런 시스템을 도입해도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 실효성이 떨어지는 시스템"이라며 "필요하다면 할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보여주기식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여파로 현재 국내 극장가는 하루 관객이 4~5만명 대를 오갈 정도로 침체를 겪고 있다. 전주영화제 등 봄철 대표 영화제 역시 연기를 고지하며 팬들의 아쉬움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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