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각 분야에서 활발한 가운데, 극장가에도 이같은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롯데시네마는 기획전을 개최하며 "관객수가 비교적 적어 좌석에 여유가 있다. 예매 시 기존 예매 완료 좌석에서 2석 이상 떨어진 것을 선택하길 권유하고 있다"고 고지했다. 관객들 사이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을 낮추기 위한 조치다.

영화기자와 평단을 초청한 시사회도 마찬가지다. '사랑하고 있습니까' 측은 17일 언론시사회를 앞두고 영화관을 변경했다. 참석자 수를 확인한 결과, 기존 관에 여유가 없어서다. 이에 영화사 측은 두 배 더 넓은 관을 대관해 좌석 사이를 비우기로 최종 결정했다. 좌석 간격을 띄워 진행하는 언론시사회는 '사랑하고 있습니까'가 최초다.
관객의 자발적 움직임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근래 극장가 예매 사이트에서 가장 '핫한 좌석'은 양옆이 비어있는 자리다. 예전과 달리 상대방과 한 칸씩 거리를 두고 앉는 게 암묵적인 룰이 됐다. 스크린에서 먼 자리일수록 인기가 없기 마련인데,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상황이 뒤바뀌었다.
실제로 CGV 측은 "요즘 뒷좌석이 우선 예매되는 경향이 있다"며 "혹시 모를 비말 감염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감염증이 급격히 확산하는 해외의 경우 극장 차원에서 제도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고 있다.
영국 멀티플렉스 옴니플렉스는 현재 '좌석 분리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관객이 대각선 방향의 자리를 모두 비워 앉도록 해 서로 간격을 1m로 유지하는 거다.
앞서 미국 극장 역시 임시 폐쇄 전 전체 좌석을 줄이는 방침을 내놨다. 대형 극장 체인인 AMC와 리걸시네마, 시네플렉스는 대규모 모임을 금지하는 정부 지침에 따라 관객 수용량을 절반으로 줄인 바 있다. 독립영화 전문 상영관 알라모 드래프트 하우스는 '버퍼(완충) 좌석'을 설치해 관객들이 서로 거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에서는 아직 극장 차원의 제도적 움직임은 없다. 한 극장 관계자는 "현재 평균 좌석판매율이 3%대다. 관객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이런 시스템을 도입해도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 실효성이 떨어지는 시스템"이라며 "필요하다면 할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보여주기식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여파로 현재 국내 극장가는 하루 관객이 4~5만명 대를 오갈 정도로 침체를 겪고 있다. 전주영화제 등 봄철 대표 영화제 역시 연기를 고지하며 팬들의 아쉬움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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