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젖소 190마리의 떼죽음과 메스꺼움 및 고열에 시달리는 사람들. 기형아들의 출생과 한 마을에 퍼지기 시작한 중증 질병들.
대형 로펌의 변호사 롭 빌럿(마크 러팔로)은 세계 최대의 화학기업 듀폰의 독성 폐기물질(PFOA) 유출 사실을 접하고 이를 폭로한다. 그리고 곧 PFOA가 프라이팬, 콘택트렌즈, 아기용 매트 등을 통해 우리 일상 속으로 침투했단 사실을 알게 된 빌럿은 자신의 모든 걸 건 싸움을 시작한다.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영화 '다크워터스] 스틸 [사진=CJ엔터테인먼트] 2020.03.02 jjy333jjy@newspim.com |
영화 '다크워터스'는 독성 폐기물질 유출 사건을 놓고 미국 최고 화학 기업 듀폰과 맞선 롭 빌럿 변호사의 실화를 스크린에 옮긴 작품이다. 환경운동가로도 활동 중인 배우 마크 러팔로가 2016년 뉴욕타임스에 실린 탐사 보도 기사를 접한 게 이 영화의 시발점이 됐다.
구성 자체는 특별할 게 없다. 개인이 거대 권력에 맞서는 서사를 큰 자극 없이, 마치 한 편의 다큐멘터리처럼 덤덤하게 풀어간다. 그리고 여기에 소송이 계속되면서 발생하는 빌럿과 그를 둘러싼 이들의 갈등을 얹었다. 그건 직장이기도 하고 이웃이기도 하고 가족이 되기도 한다.
예상치 못한 재미(?)는 엄기영 앵커의 등장이다. '다크워터스'는 사실성을 높이기 위해 당시 이 사건을 보도한 전 세계 실제 뉴스 영상을 영화에 삽입했는데 이때 엄 앵커가 진행한 MBC '뉴스데스크' 화면도 실렸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나 전북 장점 집단 암 발생 사건 등 국내에서 벌어진 비슷한 인적 재난이 떠오르는 건 아픈 지점이다.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영화 '다크워터스] 스틸 [사진=CJ엔터테인먼트] 2020.03.02 |
빌럿 역은 마크 러팔로가 맡았다. 대다수가 그를 마블 영화 속 헐크로 기억하겠지만, 마크 러팔로는 그간 '폭스캐처'(2015) '스포트라이트'(2016) 등 다양한 사회 이슈 영화들에도 출연해 진정성 있는 연기를 보여줬다. 물론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특히 지치고 두렵지만, 그럼에도 사건을 놓지 못하는 빌럿의 복잡다단한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1998년에 시작한 실제 소송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2017년 듀폰에 8000억원 보상금 배상 판결이 난 후 빌럿은 듀폰 외 3M, 케무어스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다. 11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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