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콘서트로 한국을 찾은 세계적 히트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가 특유의 에너지로 관객을 열광시켰다. 2015년 국내 마지막 공연 이후 기존 캐스트였던 마이클리, 한지상, 윤형렬, 정선아, 장은아에 박강현, 차지연이 새로운 주역으로 합류해 차세대 유다의 탄생을 알렸다.
지난 2월 28일부터 1일까지, 총 5회에 걸쳐 LG아트센터에서 팬들과 마주한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한 편의 뮤지컬을 콘서트로 만나는 '스테이지 콘서트'의 두 번째 시리즈였다. 뜨거운 호응 속에 일찍이 티켓이 매진된 이번 콘서트는 코로나19로 공연계가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서도 수많은 관객들이 3층짜리 극장을 빼곡히 채웠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블루스테이지] 2020.03.01 jyyang@newspim.com |
◆ 마이클리의 인생캐릭터 '지저스'…새로운 유다 박강현과 단단한 마리아 정선아
지난달 29일 오후 3시 공연을 장식한 주요 캐스트는 지저스 역의 마이클리, 가롯 유다 역의 박강현, 마리아 역의 정선아였다. 마이클리는 스스로의 '인생캐릭터'라는 말에 걸맞게 섬세한 연기와 터질 듯한 성량으로 지저스의 내면을 표현했다. 지저스는 신의 뜻대로 죽음의 길을 가기로 결심하지만, 마이클리는 계속해서 주저하고 번뇌하는 그의 인간적 내면을 실감나게 전달했다. 유명 넘버 '겟세마네'에서는 죽음을 이미 경험한 듯한 그의 깊은 고뇌가 절절한 멜로디로 전해지며 객석을 눈물짓게 했다.
이번 공연에 유다 역으로 새로이 합류한 박강현은 '뮤지컬계의 괴물'이라 불리는 뛰어난 역량의 배우다. 다소 긴장한 듯 했지만 첫 넘버인 'Heaven On Their Minds(마음속의 천국)'부터 혹독한 고음이 이어지는 넘버와 송스루 파트를 소화하며 기량을 증명했다. 극 내내 죽음을 결정한 지저스에게 반항하고 조롱하면서 설득하고, 배신하고 결국 좌절하는 유다의 심정을 박강현의 노래를 통해 객석은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2막 마지막 부분에서 'Superstar(수퍼스타)' 넘버에서는 의외의 춤실력도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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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아의 마리아는 오히려 지저스보다 단단한 내면을 지닌 인물이었다. 마리아에게 위안을 얻는 지저스를 유다는 못마땅해하지만, 정선아가 넘버를 한 소절 부를 때마다 지저스의 확신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데뷔 후 18년간 대극장 주역만 맡아온 정선아의 내공이 그리 크지 않은 분량 속에서도 오롯이 빛났다.
◆ 콘서트로 즐기는 송스루 뮤지컬의 묘미…이토록 '지크수'가 사랑받는 이유
이번 콘서트에서는 별다른 멘트 없이 넘버만을 순차적으로 연결해 하나의 콘서트 셋리스트를 구성했다. 첫 곡부터 커튼콜까지 음악의 힘으로만 이끌어가는 '송스루' 뮤지컬의 특성을 극대화한 것. 세계 최고의 뮤지컬 거장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환상적인 음악과 이지나 연출, 정재일 편곡, 김성수 음악감독의 능력이 다시금 빛을 본 순간이었다. 별다른 신 설명이나 대사가 없이도 각 넘버만으로 모든 캐릭터의 전사와 특징이 생생하게 살아숨쉬는 동안 객석은 본 공연 못지 않은 감동에 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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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저스, 유다, 마리아는 물론이고 빌라도, 헤롯, 가야바, 베드로 등 등장인물들이 부르는 넘버 속에는 이 뮤지컬이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이유가 담겨 있었다. 바로 모든 인물들이 질문하고, 의심하며 인간적인 면을 고스란히 드러낸다는 점. 신의 뜻에 따라 죽음을 결심하며 '왜 죽어야 하냐'고 묻는 지저스, 지저스에게 계속해서 의심과 조롱을 하는 기만적인 인간 유다, 지저스를 제 손으로 죽이는 부담을 피하기 위해 행동하는 빌라도, 헤롯의 결정은 현재를 사는 모두가 그들을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제대로 맛보기를 보여준 만큼 더 새로운 힘으로 채워질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본 공연 무대를 자연히 기다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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