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 "렌터카 기반 호출 서비스 검토중"
"타다 무죄 판결 후 '택시 안녕' 할 순 없는 노릇"
[서울=뉴스핌] 김지완 정윤영 기자 = "우리는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선 할 수 있는 건 다 할 겁니다."
카카오모빌리티 고위 관계자의 말이다. '불법' 택시란 오명을 뒤집어 쓰고 검찰 고발까지 당했던 타다가 1심에 무죄 판결을 받자, 카카오모빌리티는 사업방향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앞으론 택시 면허를 매입하지 않고도 승합택시 서비스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19일 타다를 불법으로 운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웅 쏘카 대표와 타다를 운영하는 기업인 VCNC의 박재욱 대표 등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타다 서비스는 이용자와 쏘카 간 승합차 임대차 계약으로, 자동차 운송 계약에 따라 운행되는 여객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
당장 대형승합택시 서비스 '카카오벤티'는 택시 면허가 필요 없어졌다.
카카오벤티는 스타렉스를 이용한 11승 택시로, 지난해 12월 출범했다. 벤티는 타다 유사 서비스지만, 타다 '불법' 논란에 택시면허 취득 또는 제휴를 통해 사업을 전개하면서 사업이 더디게 진행됐다. 벤티 운행기사 숫자는 90여명, 차량 100 여대에 불과했고 서비스 지역도 서울에만 국한됐다. 최근에도 서울 개인택시 기사 300여명을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여는 등 택시면허 기반 서비스 특성상 사업 확장에 어려움이 있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정부에서 무죄 처리를 했기 때문에 1차적으로 (타다와 유사)서비스를 하는데 문제가 없어졌다"면서 "카카오가 벤티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택시 라이선스를 샀었는데, 타다가 무죄가 되면서 더 이상 추가로 확보할 이유가 없어졌다"고 판단했다.
카카오는 타다 무죄 판결 후, 택시면허를 매입해왔던 기존 노선에 대해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택시회사 9곳을 인수해 2월말 현재 892개 택시면허를 보유하고 있다.
타다 무죄 판결 후,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렌터카 기반 호출 서비스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며 "타다 모델이 완전히 합법화된다면 우리도 렌트가 사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타다가) 대법원 무죄라고 판결나면, 렌트카 사업 진출 상황을 검토해보자고 내부 결론을 내렸다"며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택시 면허 추가 매입 할지 말지에 대해선 결정된 것이 없다"면서 "2심 및 대법원 판결과 '여객자동차운수사업 개정안(일명 타다금지법)' 지켜봐야 된다. 렌트카 상황이 여러가지로 변하고 있어 택시면허 추가 매입 여부는 좀 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전과 비교하면 택시면허 추가매입 의지가 확실히 한풀 꺽였다.
'검토중'이란 공식 입장을 냈지만, 택시 업계와의 관계를 고려해 택시면허 매입 중단과 렌트카 사업진출을 공식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카카오 관계자는 "택시랑 협력을 하고 있어서 확정된 입장을 내놓기가 부담스럽다. 타다 무죄 판결났다고 갑자기 '택시 안녕' 이럴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그는 "현재로선 타다 형태의 렌트카와 기사를 동시에 빌려주는 사업에 가능성이 열린 것"이라면서 "진출 확정되면, '진출하겠다'고 밝힐 것이다. 향후 상황이 바뀔 순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그간 '카카오T블루' 등 서비스를 내놓으며 택시업계와 제휴를 넓혀왔다. '카카오T블루'는 서울 500대, 대전 1000여대, 대구 500대, 성남 200대 등 전국에서 2200여대가 운행 중이다.
한편 카카오는 타다 무죄판결에도 불구, 보유중인 택시면허를 당장 내놓을 것으론 보이지 않는다. 안재민 연구원은 "팔아서 득이될 것은 없어보인다. 팔 이유는 없다고 본다. 법이라는게 2심에서 어떻게 될 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카카오 역시 "택시 면허 매도에 대해선 고려해보지 않았다. 결정된 사안이 없다"고 짧게 답했다.
swiss2pa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