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사례로 보면, 회복하는데 1년반~최대 4년 걸려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신종 코로나) 확산 사태로 전 세계 관광 산업이 수십억달러 규모의 손실을 보게 될 위기에 놓였다고 AP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관광 데이터 업체 OAG에 따르면 현재 항공사 30곳이 중국행 항공편 운항을 중단했다. 이번 주에만 취소된 중국행 항공편이 2만5000편에 이른다.
또 호텔 리서치 회사 STR는 지난달 마지막 2주 동안 중국 호텔 객실 이용률이 75% 급감했다고 추산했다. 작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 발병이 무서운 속도로 확산하자 중국을 방문하는 여행객의 발길이 뚝 끊긴 셈이다.
홍콩 국제공항에 도착한 승객들이 마스크를 쓴 채 발열검사를 받고 있다. 2020.02.07 [사진= 로이터 뉴스핌] |
타격을 입은 쪽은 중국 관광 업계만이 아니다. 중국의 음력 설인 춘제(1월 25일~2월 8일)를 맞아 대목을 기대했던 아시아와 유럽 국가들이 울상이다. 통상 춘제를 맞아 해외로 떠나는 중국 여행객의 75%가 아시아에 몰린다.
파이팟 라차키트프라칸 태국 관광체육부 장관은 중국인 관광객으로부터 벌어들이는 수입이 오는 6월까지 97억달러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탈리아는 중국인 방문객 감소로 올해 관광 수입이 50억달러 줄 수 있다고 현지 여론조사기관 데모스코피카는 전망했다.
중국 본토 방문 이력이 있는 여행객의 입국을 금지한 호주 역시 피해가 불가피하다. 작년 호주를 방문한 외국인 가운데 중국인이 140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디즈니는 홍콩과 상하이에 있는 자사 공원의 폐쇄 상태가 두 달 동안 이어지면 1억7500만달러의 손실을 보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미와 아프리카 등 신종 코로나가 아직 상륙하지 않은 곳도 타격이 예상된다. 사람들 사이에서 여행 자체를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데다 남미와 아프리카 국가들의 보건 시스템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신종 코로나 발병 이전, 유엔 세계관광기구는 올해 전 세계 관광 산업이 3~4% 성장할 것으로 관측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등 여러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중국인 관광객에 힘입어 성장세를 구가할 것으로 본 것이다.
글로벌 관광 업계가 신종 코로나발(發) 충격에서 회복하는 데에는 1년 반~4년이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세계여행관광협회(WTTC)는 통상 바이러스 발병 이후 관광객 규모가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에는 19개월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투어리즘 이코노믹스는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례를 언급하며, 미국의 경우 중국인 관광객이 이전 수준으로 늘어나기까지 4년이 걸릴 수 있다고 봤다.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