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핵심입지로 예상 매각가 4.9조, 부채감축 '핵심 자산'
2021년 개발 가이드라인 마련, 2022년 매각 계획 '찬물'
[세종=뉴스핌] 서영욱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총선 핵심공약으로 서울 용산정비창 부지에 임대주택 공급 계획을 밝히자 땅주인인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고심에 빠졌다.
용산정비창 부지는 코레일의 핵심 자산으로 꼽힌다. 코레일은 이 부지를 매각해 만성 부채를 해소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부지를 공공기관에 무상으로 제공하거나 저렴한 가격에 임대 공급하면 코레일의 부채감축 계획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 29일 용산을 비롯한 코레일 부지와 국공유지에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행복주택, 신혼희망타운 1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용산의 코레일 부지는 과거 국제업무지구 개발이 추진되던 용산정비창 부지다.
용산정비창 부지 전경 [사진=뉴스핌DB] |
국제업무지구 사업이 무산되면서 땅을 모두 회수한 코레일은 서울시와 함께 새로운 개발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용산정비창 개발 가이드라인' 마련에 착수해 내년 6월 완료가 목표다.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지기 전 민주당에서 새 목표를 제시하면서 코레일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코레일 관계자는 "정비창 부지 개발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국토부와 협의하고 있는 단계"라며 "부지를 개발하면 임대주택도 당연히 포함하겠지만 이번 공약과 관련해 임대주택을 얼마나 짓겠다는 등 당으로부터 언급은 없었다"고 말했다. 가이드라인 마련 용역을 수행중인 미래E&D도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민주당이 직접 용산 부지를 언급한 만큼 공약이 실현되면 임대주택 규모는 당초 서울시나 코레일이 생각하고 있는 수준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정비창 부지를 매각해 부채 감축을 노리고 있는 코레일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코레일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코레일이 책정한 정비창 부지 매각금액은 4조9142억원. 내심 삼성동 부지를 10조원에 팔며 부채감축에 성공한 한국전력 사례를 꿈꾸고 있다. 코레일은 당초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부지를 매각하려 했지만 서울시가 2018년 용산-여의도 통개발을 보류하면서 2022년부터 2023년까지 매각을 종료하기로 했다.
코레일은 정비창 부지와 함께 서울역북부역세권(5300억원), 광원대역세권(4481억원) 부지를 매각해 2018년 기준 15조6000억원인 부채를 2023년 14조1000억원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2022년 30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채비율은 부지가 매각되는 2023년이면 257.7%까지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정비창 부지는 코레일의 부채 감축, 재무구조개선에 필요한 땅"이라며 "아직 어떤 식으로 개발을 진행할지 결정되지 않았다. 정부와 협의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