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 감염증(우한 폐렴)으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각국이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로부터 국민 철수에 나선 가운데, 호주는 철수 국민을 외딴 섬에, 미국은 공군기지에 각각 격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통신과 BBC방송 등에 따르면,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29일(현지시간) 우한으로부터 철수하는 600명의 국민을 호주 본토로부터 약 2000km 떨어진 크리스마스 섬에 격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중국 우한에서 자국민 206명을 태우고 출발한 일본 전세기가 29일 도쿄 하네다공항에 도착했다. 사진은 본문과 무관. 2020.01.29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하지만 격리 장소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크리스마스 섬은 이란, 아프가니스탄, 스리랑카 등으로부터 도착한 난민 수용시설이 있는 곳으로 환경이 매우 열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료시설도 부족하고 어린이들이 지내기에 적합하지 않은 환경인데다 자국민을 졸지에 난민 취급한다는 논란까지 일고 있다.
원래 1000명 이상을 수용하도록 지어진 이 시설에는 현재 스리랑카 출신 부모와 이들의 호주 태생 자녀 2명 등 일가족 4명만이 머무르고 있다.
우한 철수에 동원될 칸타스 항공 대변인은 호주 정부와 철수 계획을 논의하고 있지만, 철수에 사용될 보잉 747 여객기가 크리스마스 섬에 착륙할 수 없어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CNN방송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중국 현지시간 29일 오전 현지 주재 미국 총영사관 직원 및 가족을 포함해 미국인 약 240명을 태운 전세기가 우한 톈허(天河) 국제공항을 출발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전세기에 자리가 부족한 만큼 우한 체류 중인 미국인 1000명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가장 높은 국민들에게 우선 탑승권을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국민들을 태운 전세기는 알래스카주 앵커리지를 경유해 미국 시간으로 29일 오전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 인근 마치 공군 예비기지에 도착할 예정이다.
당초 전세기는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로부터 약 56km 떨어진 온타리오 국제공항으로 향할 예정이었으나 격리 상의 문제로 인해 행선지가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기가 앵커리지에서 중간급유를 하는 동안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관료들이 철수 국민들을 대상으로 캘리포니아까지 이동 가능한 상황인지 점검을 실시한다. 기침과 고열 등의 증상을 보이는 국민은 추가 검사 대상이 된다.
철수 국민들은 앵커리지에서 이륙하기 전부터 온타리오 공항에 도착할 때까지 총 4번의 의료 검진을 받게 된다고 CDC가 설명했다. 공항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철수 국민들은 캘리포니아 도착 후 3~14일 간 외부와 접촉이 금지된다.
당초 최종 도착지였던 온타리오 공항에서는 격납고를 격리시설로 사용하기 위해 침상과 휴대폰 충전기, TV 등이 설치됐다. 현재로서는 마치 공군기지에서도 같은 준비작업이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미 국무부는 현재 중국 전역에 3단계 여행 경보(여행 자제), 후베이성에는 4단계 여행경보(여행 금지)를 각각 발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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