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심층분석] 北 개별관광 3가지 논란...①제재 완화 ②한미 균열 ③신변 안전

기사입력 : 2020년01월27일 06:37

최종수정 : 2020년01월27일 06:37

관광객, 카메라 소지 불가?…홍민 "유엔 제재 정치적 성격"
'한미 공조 균열' 우려…임재천 "韓 바라보는 美 시선 미묘"
문성묵 "신변안전보장 가장 중요…정부, 서두를 필요 없어"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문재인 정부가 남북 간 독자적 협력을 강조하며 내놓은 개별관광 구상안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뜨겁다. 그러나 전향적인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선행되지 않은 가운데 개별관광 구상안은 시기상조라는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특히 정부는 개별관광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와 미국의 독자제재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개별관광에 대한 남북 간 협의가 진행되기도 전에 불붙고 있는 개별관광을 둘러싼 논란들에 대해 정리했다.

금강산 전경.[사진=조선관광 홈페이지 캡처]

① 관광객들, 노트북·카메라 소지 가능?…홍민 "유엔 제재 정치적 성격이 더 강해"

먼저 대북제재 위반 논란이다.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유엔 안보리가 채택한 일련의 대북제재 결의안 그리고 각국의 독자 대북제재는 촘촘한 그물망과 같다.

특히 목적과는 관계없이 행위 자체를 문제 삼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관광객들은 노트북과 이어폰, 카메라 등을 소지할 수 없다는 지적이 여전하다.

특히 유엔 안보리 2397호는 HS코드 85에 전기기기와 그 부분품, 녹음기·음성 재생기·텔레비전의 영상과 음성의 기록기·재생기와 이들의 부분품·부속품을 제재품목으로 명시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사실상 스마트폰도 반입이 불가능한 게 아니냐고 우려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부는 유엔 안보리가 '관광' 자체를 문제시 하고 있지 않고, 남북 협의 하에 '가이드 라인'이 마련된다면 이는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른바 '돈다발'로 불리는 '벌크캐쉬'(대량헌금) 우려도 개별관광은 숙박비·식비 등 현지 실비지급 성격이므로 제재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판단하고 있다.

유엔 본부에서 안전보장이사회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이와 더불어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대상도 아니므로 미국과의 조율작업만 거친다면 '잡음'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류도 감지된다. 정부의 일련의 판단의 근거는 유럽과 호주, 중국, 캐나다 등 일부 국가에서 이미 북한 개별관광을 실시하고 있고 유엔 안보리로부터 특별한 제재를 받지 않았다는 선례에 기인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는 법리적인 것보다 정치적인 성격이 강하다"며 "법리적인 것은 모든 국가가 국제법적인 차원에서 준수하기 위해 법리적 차원에서 정리가 돼 있어야 하고 거기에 대해 정치적 논란의 여지가 없도록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 실장은 그러면서 "특히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에는 유예와 면제 단서 조항을 달아놨다"며 "이는 정치적 성격이 크다는 반증"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은 대북제재 국면 하에서 (개별관광을) 원칙적으로 안 되는 것처럼 얘기하지만 허용·수용 의사를 가지고 있으면 정치적 사안이라는 점에서 가만히 두면 된다"고 지적했다.

홍 실장은 "결의안 내용에 대해 어떻게 정치적으로 바라보고 타협해 가느냐가 핵심"이라며 "정치적 의지가 있고 허용하겠다는 마음만 있다면 언제든지 관광이 결의안에 명시돼 있지 않다는 그 하나만으로 묵인되거나 허용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지난 20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뒤 장례식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핌 DB]

② '한미 공조 균열' 우려…임재천 "韓 바라보는 美 시선 미묘"

북한 문제를 둘러싼 '한미 공조 균열' 우려도 존재한다. 미국은 북한을 압박하는 대북제재 기조가 흐트러질 가능성에 주목하는 모양새다.

특히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는 최근 외신 기자 간담회에서 "향후 제재를 촉발할 수 있는 오해를 피하려면 한미워킹그룹을 통해서 다루는 것이 낫다"며 직접적으로 정부의 남북협력 추진 구상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정부는 이 또한 우려할 부분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통일부는 지난 20일 배포한 '개별관광 참고자료'를 통해 "기본적으로 미국은 우리가 주권국가로서 내리는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이라며 "미국과는 항시 다양한 경로를 통해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그렇지만 국내 전문가들은 정부의 '과속'으로 한미 간 이견이 발생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내놨다.

임재천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미국 입장에서는 한국을 바라모는 게 좀 더 미묘해질 것"이라며 "한국이 워낙 강력하게 요구하기 때문에 명시적으로 반대는 못하지만 (한국에 대한) 의구심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남북관계가 잘 되면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을 촉진할 수 있다는 판단도 장담할 수 없다"며 "이는 (개별관광 등) 남북협력을 추진하기 위한 명분"이라고 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도 "관광이 유엔 안보리에 저촉되는 건 아니지만 크든 작든 북한에 경제적 도움을 주는 것이고 북한 비핵화를 위한 전체적인 대북제재 기조에 맞는 것인가라는 문제도 있다"며 "결국 미국도 이러한 부분을 언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 센터장은 "그래서 미국은 남북 교류협력을 지지한다고 하지만 동시에 비핵화의 진전과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얘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강산관광특구에서 바라본 금강산 모습. [사진=뉴스핌 DB]

③ 문성묵 "가장 중요한 건 국민 신변안전보장"

정부는 현재 ▲이산가족 또는 사회단체의 금강산·개성지역 방문 ▲제3국을 통한 북한 지역 방문 ▲외국인의 남북 연계관광 허용 등 개별관광 3가지 유형을 내놨다. 이 중 제3국을 통한 북한 지역 방문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단 문제는 제3국을 통한 북한 지역 방문의 경우, 해당 국가의 여행사가 주가된 패키지 형식의 관광상품이 될 가능성이 큰데 얼마나 한국민들의 신변안전에 신경을 쓸지에 물음표가 붙는다.

지난 2008년 7월 정부 통제 하에 진행된 금강산 단체관광도 문제가 발생해 우리 국민 1명이 북측이 쏜 총에 맞아 사망한 바 있다. 현재까지 북측으로부터 재발방지 약속 또는 사과조차 받지 못했다.

미국의 경우에도 오토 웜비어 사례가 있다. 그는 지난 2015년 말 여행자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했다, 2016년 1월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북한 당국에 체포됐다. 이후 같은 해 3월 체제전복 혐의로 노동교화형 15년을 선고받았다.

2017년 6월 13일 극적 송환이 이뤄졌으나 뇌 조직이 손상된 식물인간 상태로 돌아온 그는 결국 사망했다. 미 연방법원은 북한이 웜비어 가족에게 약 5억113만달러를 배상할 것을 판결했다. 하지만 북한은 웜비어의 죽음에 대한 연관성을 부정하며 해당 판결문을 반송했다.

지난2015년 북한을 방문했다가 억류된 뒤 귀국했지만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진=로이터 뉴스핌]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20일 기자들과 만나 "여행사 계약 내용 등에 최소한의 신변안전보장이 포함돼 있는지를 따져 방북을 승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신변안전보장은 북측에 아무리 강조하고 요구해도 지나침이 없다"며 "다만 이미 전 세계 많은 국가들이 대북 개별관광을 하고 있고, 우리도 그런 방식을 응용해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문성묵 센터장은 "미국도 한국도 북한에 대사관이 없다"며 "영사가 없다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문 센터장은 이어 "정부가 남북 간 교류협력 확대와 관계를 진전시키고자 하는 의지와 열정은 이해가 된다"면서도 "하지만 국민 신변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noh@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사진
내란특검, 尹재판 증인 72명 신청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사건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 증인 72명을 추가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3일 내란우두머리·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의 9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 [사진=뉴스핌DB] 특검 측은 앞서 1차로 38명의 증인을 신청한 데 이어 이날 재판부에 증인 72명을 추가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10일 열릴 10차 공판에서는 이날 증인신문을 마치지 못한 고 전 처장에 이어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준장), 김영권 방첩사 방첩부대장(대령)을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 정 전 처장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선관위 전산실 통제와 서버 확보를 지시받은 인물이며 김 부대장은 비상계엄 당일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받을 당시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 측은 조은석 특검이 검찰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은 절차가 위법해 무효라고 주장했으나, 특검은 "법과 상식에 비춰봤을 때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sykim@newspim.com 2025-07-03 20:47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