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배당금만 7597억, 올해 금융권 최초 자사주 소각
윤종규 회장, 주주가치 제고 총력...글로벌 IR활동에도 주력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KB금융지주가 국내 금융주 주가가 부진한 흐름속에 주가 부양 등 주주가치 제고 활동에 적극나서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6일 이사회를 열고 총 발행 주식수의 0.55%에 해당하는 약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230만3617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하자 금융시장에 큰 관심을 받았다. 미국, 호주, 대만 등 글로벌 금융회사들의 경우 자사주 소각이 일반화되어 있으나, KB금융의 소각은 국내 은행지주회사 중 최초이다.
KB금융그룹 |
KB금융은 또한 배당성향 확대와 자사주 매입을 통한 총주주환원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금융권 최고 수준의 수익창출력과 배당성향을 바탕으로 작년 배당금만 7597억원에 이른다. 2016년부터 총 4차례에 걸쳐 1조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윤종규 회장 취임 이후 5년간 총주주환원율은 32.9%에 달하고 있다. 지난 7년간 KOSPI 기업의 평균 총주주환원율이 약 17%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해보면, KB금융의 총주주환원율은 약 2배에 달할 만큼 높은 수준이다.
앞으로도 KB금융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배당성향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가고, 시장 여건 등을 감안하여 필요시 자사주 매입에도 나설 예정이다.
KB금융의 자사주 매입 노력에는 임직원들도 동참하고 있다. 윤종규 회장은 총 2만1000주의 KB금융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KB금융그룹의 주요 임원들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KB금융 주식을 매입하고 있다. 또한, KB금융은 '주인되기 운동'의 일환으로 임직원들의 우리사주 매입을 독려하고 있는데, 그 결과 `18년말 0.60%에 불과했던 우리사주조합 지분율이 6개월만에 0.97%까지 상승하였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저금리, 저성장 영업환경에서 은행의 성장성 한계 및 수익성 개선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큰 상황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인 주주환원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특히 KB금융지주의 경우 9월말 현재 BIS총자본비율이 15% 이상이고, 보통주자본비율은 14%를 크게 상회하는 등 금융권 최고 수준의 자본력을 유지하고 있어 배당,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한 차원 높은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할 수 있었다"고 덧붙혔다.
이 같은 주주환원 정책은 윤종규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이다.
윤종규 회장은 직접 세계를 누비며 주요 장기투자 기관과 연기금 등을 찾아 KB금융의 미래가치를 설명하고 있다. 올해 동안에만 홍콩, 싱가포르, 미국, 일본, 영국, 노르웨이 등 전세계 주요국을 돌며 IR을 벌였다.
지난 4월 호주 지역 IR활동은 곧 성과로 이어지기도 하였다. 당시 윤종규 회장의 미팅 상대 중 한 곳이자 프랭클린 템플턴펀드를 운용하는 '프랭클린 리소시스'는 IR 미팅 이후 KB금융 주식 추가 매입을 통해 4월16일 지분율 5%를 초과하며 국민연금공단에 이은 2대 주주에 올랐고, 한달 반 후 다시 한번 추가 매입을 통해 템플턴의 총 주식 수는 2095만3613주(지분율 5.01%)에서 2268만2137주(지분율 5.42%)로 늘었다.
금융업계의 한 인사는 "템플턴 등의 신규 투자를 이끌어낸 것은 윤 회장의 유치전이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이라고 봤다. 가계대출 규제와 한국 경제의 둔화 양상 등으로 올해 시장 환경이 좋지 않은 와중에도 외국인 주주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건 CEO가 직접 뛰고있는 게 한 몫하고 있다는 평가이다. 윤 회장은 영어와 일어에도 능통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자연스러운 커뮤니케이션을 선호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한다.
hkj7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