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강소영 기자=중국에서 최근에 발생한 흑사병의 감염원과 전염 경로가 파악됐다. 첫 확진 사례였던 네이멍구 출신 부부의 상황은 여전히 위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이신왕(財新網)은 중국 질병관리센터가 이번 흑사병 발병의 감염원을 최초 확진 환자였던 43세 환자로 특정했다고 3일 보도했다. 두 번째 발병자인 첫 번째 환자의 부인은 남편과 접촉을 통해 전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역학조사 결과 최초 환자는 자신이 소유한 농지를 갈다가 공기중에 퍼진 흑사병 바이러스에 감염됐거나 혹은 쥐를 통해 직접 전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둘은 현재 베이징 차오양의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고 있지만 상태가 쉽게 호전되지 않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중국 네이멍구에서 흑사병을 유발한 숙주로 판명된 몽골리안 저빌(Meriones Unguiculatus). 네이멍구 지역 사막과 황무지에 집중적으로 서식하고 있다. [사진=바이두] |
감염원과 최초 전염 경로 확인은 향후 전염병 확산 방지와 예방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이 매체는 강조했다. 이후 추가로 발생한 두 명의 환자와 전염 원인과 경로가 확인된 환자들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감염원으로 지목된 최초 환자는 원발성 폐 흑사병으로 판명이 났다. 원발성 흑사병은 호흡기가 직접적으로 바이러스에 노출돼 발병한다. 부인 역시 폐 흑사병으로 분류됐다. 최초 환자인 네이멍구 남성은 24일 농지 경작을 했고, 다음날부터 40도의 고열 증상이 나타났다. 여기에 오한, 구토, 흉통, 호흡 곤란과 객혈성 담, 림파선 결절 부종 등 추가 증상이 생겼다. 나머지 두 명의 환자는 림프선 흑사병으로 판명됐다.
흑사병은 폐 흑사병(폐렴형), 패혈증 흑사병(패혈증형), 림프절 흑사병(가래톳형)으로 나뉘는데 폐 흑사병의 예후가 가장 좋지 않다. 두 번째 환자인 첫 번째 발병자의 부인도 초기에는 폐렴으로 오진을 받아 치료가 늦어졌다.
중국에서 흑사병의 인간 전염 사례가 처음은 아니지만, 주요 도시에서 발병은 이번이 최초여서 중국 질병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첫 번째 감염자가 거주한 네이멍구 시린궈러멍(錫林郭盟) 지역에선 이미 여러 달 전부터 동물 간 흑사병 전염 사태가 심각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리웨이(李偉) 중국질병센터 전염병예방관리 흑사병연구실 주임은 "올해 네이멍구 지역의 들쥐 간 흑사병 전염 상태가 심각하다. 현지에서 흑사병을 유발하는 숙주는 주로 '몽골리안 저빌(Meriones Unguiculatus)'로 불리는 노란쥐이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쥐의 사체, 혹은 감염 쥐가 파놓은 땅굴에는 일정기간 동안 바이러스가 존재한다. 누군가 감염된 쥐를 만지거나, 병에걸린 쥐가 파 놓은 굴을 건드리면 흑사병 바이러스가 공기중으로 퍼지게 된다. 사람은 이를 통해 원발성 폐 흑사병에 노출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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